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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쫓기더니 3년 만에 560채 집주인 됐다…'1100억 갈취' 30대 수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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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전세사기 깡통 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 회원들이 8일 오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전세사기 특별법 100일을 맞아 열린 제대로 된 특별법 개정과 피해지원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3.9.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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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축 빌라와 오피스텔 563채를 매입해 전세보증금 약 1100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 2명이 구속됐다. 전세사기를 주도한 신모씨(38)는 신축 빌라가 아닌 구축 빌라와 오피스텔을 무자본으로 사들이며 전세보증금을 갈취한 것으로 확인됐다.

26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강력범죄수사대(강수대)는 지난 21일 사기 혐의로 신씨와 공범 김모씨(39)를 구속했다. 또 전세사기 과정에서 빌라 매도인과 세입자를 모집하고 건당 300만~1000만원을 챙긴 부동산 컨설팅 업자, 공인중개사 등 27명도 공인중개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신씨는 전세사기 피해가 집중적으로 발생한 인천 미추홀구를 중심으로 2020년 9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인천과 서울·경기 등에서 구축 빌라, 오피스텔 등 563채를 무자본으로 매입해 전세보증금 1151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신씨는 3년전 공인중개사를 운영하는 김씨에게 고용된 평범한 직원이었다. 그런데 채무에 시달리던 그는 김씨에게 전세사기 수법을 소개받고 범행을 저질렀다.

구축 빌라와 오피스텔을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전세금보증보험과 금융권 전세자금 대출을 이용해 산 뒤 되파는 식이다. 신씨는 공범인 부동산 컨설팅 업자로부터 잘 팔리지 않는 시세 2억~2억3000만원 수준의 소규모 빌라를 소개받은 후 해당 빌라를 주인으로부터 2억원에 사겠다고 제안했다.

동시에 다른 공인중개사를 통해 세입자를 모집했다. 이 과정에서 빌라 가격이 빌라의 시세를 2억3000만원으로 안내한 뒤 2억2000만원에 전세를 내주며 신씨는 시세차익을 얻었다.

시세차익으로 벌어들인 돈으로 신씨는 세입자 소개 비용으로 1000만원을, 부동산 컨설팅 업자에겐 300만~600만원을 사례비로 지급하고 나머지는 김씨와 나눠 가졌다. 신씨 등은 세입자들에게 HUG의 전세금보증보험에 가입할 것을 권해 세입자들을 안심시키기도 했다.

신씨는 빌라 가격이 오르면 이를 되팔아 차익을 올릴 목적이었지만 지난해부터 시작된 고금리 여파로 빌라 가격이 하락해 전세보증금을 제때 돌려주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전세사기 실태 조사를 벌이던 중 신씨의 범행을 확인해 지난 5월 강력범죄수사대(강수대)에 수사를 의뢰했다. 강수대가 실제 피해자를 조사해본 결과 현재까지 피해자는 73명 피해액은 147억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실제 피해액과 국토부 추산이 다른 이유에 대해 피해자들이 보증보험을 가입했기 떄문에 진술을 하지 않았거나 전세 기간이 만료되지 않아 실제보다 적게 잡혔다고 설명했다.

신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범죄 행위는 인정하지만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을 목적은 아니었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수사가 마무리 단계인만큼 피해자 조사를 통해 범행 관련 공인중개업자를 더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용안 기자 ki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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