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젊은 고객 안 온다"…강남 카페 사장이 아버지에게 건넨 쪽지 한 장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서울 서초구 한 카페 카카오맵 리뷰 글
"부모님 나이 드시는 것도 마음 아픈데"
인권위, "특정 연령 출입 제한은 차별"
한국일보

26일 카카오맵에는 자신의 아버지가 서울 서초구의 한 카페 직원으로부터 고객님 매장 이용 시간이 너무 깁니다. 젊으신 고객님들은 아예 이쪽으로 안 오고 있어요라는 메모를 받았다는 사연이 올라왔다. 카카오맵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한 고객에게 "매장 이용 시간이 너무 길어 젊은 고객들이 오지 않는다"는 쪽지를 건넨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분을 사고 있다. 해당 후기가 알려지자 온라인에서는 해당 카페를 비난하는 댓글이 달리고, 별점 테러가 이어졌다.

26일 서울 서초구 소재의 한 카페 카카오맵 리뷰에는 해당 매장을 방문한 자신의 아버지가 카페 직원으로부터 받은 쪽지를 공개한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가 공개한 쪽지에는 "고객님 매장 이용 시간이 너무 깁니다. 젊으신 고객님들은 아예 이쪽으로 안 오고 있어요"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한국일보

26일 카카오맵에 올라온 서울 서초구의 한 카페 리뷰. 카카오맵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작성자는 "아버지가 '커피 한 잔 사고 오래 있었다'라고 했다며, 너무 오래 있거나 재주문을 하지 않은 게 문제였다면 갑자기 나이 지적은 왜 했나"라며 "사칙에 고객의 나이에 대한 내용이라도 있는 건지"라며 지적했다. 이어 "아버지의 행동이 아니라 아버지의 나이가 문제라는 말로 들린다"고 꼬집었다.

작성자는 아버지가 쪽지를 받았을 당시 가게 내부에 손님도 많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혹시 젊은 분들이 창밖에서 저희 아버지를 보고 가게에 들어오지 않은 것을 지적하는 건지 궁금하다"고 썼다. 그러면서 "대학 앞에 있어서 '젊은 고객'만을 대상으로 하는 가게라면, 앞으로 '노시니어존(No Senior Zone·노인 출입 금지)' 임을 밝혀주면 감사하겠다"며 "앞으로는 아버지의 연령대는 갈 수 없다고 잘 말씀드리겠다"고 끝맺었다.

해당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확산되자 해당 카페에 대한 비난도 쏟아졌다. 해당 카페가 표시된 카카오맵 리뷰에는 1점 등 평점 테러가 이어졌다. "장사가 안 되는 걸 손님 핑계 대다니. 손님이 안 오는 건 가게 자체 문제가 아닌가" "그쪽은 평생 젊을 것 같나요. 누구나 늙습니다" "부모님 나이 드는 것도 마음 아픈데 밖에서 이런 일 겪으셨다고 생각하면 너무 마음이 안 좋다" 등 안타깝다는 반응도 많았다.

국가인권위원회는 특정 연령대 출입 제한이 차별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2017년 결정문에서 노키즈존에 대해 "모든 아동 또는 아동을 동반한 보호자가 사업주나 다른 이용자에게 큰 피해를 입히는 것은 아니며, 무례한 행동으로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이용자가 아동 또는 아동을 동반한 보호자에만 국한되는 것 또한 아니다"라며 "아동 및 아동을 동반한 보호자의 식당 이용을 전면적으로 배제하는 것은 일부의 사례를 객관적, 합리적 이유 없이 일반화한 것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원다라 기자 dara@hankookilbo.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