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검찰, 백현동 공방 3시간...오후엔 대북송금·위증교사 격돌

李, 미음으로 점심 먹고 30분 휴식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26일 3시간 넘게 진행 중이다. 이 대표의 영장심사는 서울중앙지법 유창훈(50·사법연수원 29기)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321호에서 열리고 있다.

이 대표와 검찰은 이날 오전 10시 10분쯤부터 낮 12시 40분쯤까지 영장심사에서 ‘백현동 아파트 특혜 개발 사건’을 두고 3시간 가까이 공방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사건을 ‘권력형 지역 토착 비리’로 규정하고 사안의 중대성, 증거인멸 염려 등을 고려해 이 대표에 대한 구속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재판부에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재판부에 제출한 의견서는 1600여 쪽에 달하며, 프레젠테이션(PPT) 자료는 500쪽 분량이라고 한다.

이 대표 변호인들은 검찰이 이른바 ‘백현동 로비스트’ ‘비선 실세’라고 지목한 김인섭(과거 이 대표의 성남시장 선거 선대본부장 출신)씨와 이 대표의 관계를 부인하며 ‘민간업자가 기부채납을 충분히 해 성남도시개발공사까지 참여시켜 개발이익을 환수할 필요가 없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제1 야당 대표인 이 대표가 도주 우려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불구속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재판부에 밝혔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심사 과정에서 자신의 혐의 사실에 대해 질문하거나 검찰 측의 질문에 직접 답변하는 등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3분쯤 서울중앙지법 서관에 도착해 지팡이를 짚으며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은 채로 법정에 들어섰다.

재판부는 낮 12시 40분쯤 점심 식사 등을 위해 오후 1시 10분까지 30분간 심사를 휴정했다. 단식 등으로 건강이 좋지 않은 이 대표는 법정에 마련된 피의자 대기실에서 미리 준비해 온 미음을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 심사가 재개되면서 이 대표와 검찰은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사건’, ‘검사 사칭 관련 위증 교사 사건’ 등을 두고 공방을 펼칠 예정이다. 이후 재판부가 직접 양측에 질문을 하고 답변을 들으며 주장의 타당성을 확인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이 대표가 직접 발언권을 얻어 재판부에 결백을 호소할 가능성도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서울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원 청사 안으로 들어오고 있다. /이태경기자

이후 법원의 영장심사가 끝나면 결과가 나올 때까지 이 대표는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에서 대기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의 혐의 사실은 분량이 많은 만큼, 심사 결과는 이르면 26일 밤이나 27일 새벽 나올 전망이다. 역대 최장 기록인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당시 영장심사를 받았던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10시간 6분을 넘어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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