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대표팀 선배 구본길(왼쪽)을 꺾고 금메달을 딴 오상욱.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펜싱 남자 사브르의 간판 오상욱(27)이 5년 만의 '리턴 매치'에서 대표팀 선배 구본길(34)을 꺾고 첫 아시안게임 금빛 찌르기에 성공했다.
오상욱은 25일 중국 항저우 전자대학 체육관에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사브르 개인전 결승에서 구본길을 15-7로 물리쳤다. 오상욱은 첫 아시안게임 출전이었던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당시 개인전 결승에서 구본길에 패해 은메달에 그쳤다. 오상욱은 개인전에서 은메달에 그쳤지만 같은 대회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차지해 병역 면제 혜택을 받았다.
![]() |
오상욱은 5년 만의 리턴매치에서 구본길에게 승리했다.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전날 여자 에페(최인정 금, 송세라 은)에 이어 이틀 연속 개인전 금메달을 두고 '집안싸움' 펼친 한국은 펜싱 최강국의 입지를 재확인했다. 한국 펜싱은 대회 초반 이틀 동안 금 2개, 은 2개, 동 1개를 수확했다. 전날 최인정과 송세라가 여자 에페 개인전 금, 은메달을 나눠 가졌고, 이날 남자 사브르의 금·은메달과 여자 플뢰레 개인전에서 홍세나의 동메달을 추가했다.
16강전에서 아델 알무타이리(사우디아라비아)를 15-6, 8강전에서 무사 아이무라토프(우즈베키스탄)를 15-11로 가볍게 물리친 오상욱은 모하마드 라흐바리(이란)와의 준결승전도 15-11로 여유 있게 이기며 금메달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반면 구본길은 초반부터 흔들리며 세대 교체를 예고했다. 16강에서 나자르바이 사타르칸(카자흐스탄)을 15-6으로 제압한 뒤 개최국 중국의 선전펑과 만난 8강전에서 뜻밖의 고전 끝에 15-14로 진땀승을 거뒀다. 유시프 알샤믈란(쿠웨이트)과의 준결승전에서도 1-5까지 끌려다니다가 15-10으로 역전하며 간신히 결승에 올랐다.
결승 초반은 접전이었다. 오상욱이 한 박자 빠른 공격으로 두 점을 먼저 내자 구본길이 두 점을 따라잡아 균형을 맞췄다. 승부는 중반에 갈렸다. 6-7로 밀리던 오상욱이 1m90㎝가 넘는 큰 키를 활용한 과감한 런지 동작 등을 앞세워 내리 9점을 뽑아내며 승리를 확정했다.
![]() |
오상욱(오른쪽)의 다음 목표는 파리 올림픽이다.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오상욱은 "솔직히 처음에는 긴장을 많이 했다. 자카르타에서 (구)본길이 형에게 졌을 때 후회가 많이 남았다. 이번엔 지더라도 내 기술을 다 하고 지자는 생각으로 했더니 여유가 생겼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본길이 형이 (4연패라는) 더 큰 기록이 걸려있어서 평소보다 긴장을 한 것 같다. 나에게 운이 따랐다"면서 "지난 대회 때 (구)본길이 형이 나를 이기고 울었는데, 그 마음을 조금 알 것 같다. 형을 이기면 마냥 좋을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다"고 털어놨다.
구본길은 "아쉬운 마음은 없다. 후배인 (오)상욱이가 금메달을 획득한 것이 내가 4연속 우승을 차지한 것만큼 기쁘다"면서 "개인전 4연속 우승에 도전한 것 자체가 영광이다. 남은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오상욱은 구본길을 잇는 한국 펜싱의 간판스타다. 이날 우승으로 아시안게임 개인·단체전과 올림픽 단체전 금메달을 모두 땄다. 세계랭킹 1위도 차지한 적 있다. 외모까지 빼어나 '펜싱 아이돌'로 불린다. 하지만 그가 아직 손에 쥐지 못한 건 올림픽 개인전 금메달이다. 구본길은 "상욱이가 부상(지난해 11월 발목 인대 수술)을 겪고서 돌아왔는데, 지금은 다치기 전의 기량을 회복했다고 본다"며 "내년 파리 올림픽도 문제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항저우=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 중앙일보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