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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너무 많아" "소송 우려"… 美대선 비호감 2차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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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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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미국 대통령선거가 또 한 번 '비호감 선거'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비호감 후보끼리 대결하는 선거에서 미국 유권자는 최선이 아니라 차악을 선택해야 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달 15~19일(현지시간) NBC방송이 미국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오차 범위 ±3.1%포인트)에서 압도적 다수가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유권자 중 4분의 3(74%)은 바이든 대통령의 나이와 정신건강에 우려를 표명한 반면, 유권자 중 3분의 2(62%)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직면한 여러 재판을 걱정했다. 두 사람이 후보로 대결한다면 2024년 대선도 우울한 선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NBC 여론조사 결과 공화당 경선 후보 중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경쟁자들을 40%포인트 이상 앞지르고 있는 반면, 전·현직 대통령 간 양자 대결에서는 46% 지지율로 동수를 기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내 후보자 중 지지율이 59%인 반면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16%에 그쳤다.

특히 이번 여론조사에서 눈에 띄는 것은 바이든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한 반대가 사상 최고치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유권자 10명 중 4명이 경제정책을 반대했고,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 기반인 여성, 히스패닉 등이 일제히 반대 의사를 표했다.

또 유권자 중 62%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검찰 기소에 우려를 표명했고, 유권자 60%는 바이든 대통령이 차남 헌터 바이든 사건에 연루됐다고 판단했다. 미국 유권자가 양당 후보에게 모두 비호감을 드러내는 가운데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크게 앞서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비호감 선거에서는 여론조사에서 앞서는 후보가 실제 투표 결과 패배하는 사례가 많았다. 미국 역사상 최악의 비호감 선거였던 2016년 대선 때 여론조사에서 우세했던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트럼프 후보에게 패배한 게 좋은 예다. 워싱턴포스트(WP)와 ABC방송이 지난 15~20일 전국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오차 범위 ±3.5%포인트)한 결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51% 지지율을 기록해 바이든 대통령(42%)을 크게 앞질렀다. 이는 지난 2월 조사 때보다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은 3%포인트 올라간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2%포인트 내려간 것이다.

양측 지지율 격차가 9%포인트로 벌어진 것은 이례적이다. 다른 여론조사기관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각각 △48% 대 46%(폭스뉴스·9월 9~12일 조사) △46% 대 47%(퀴니피액대·9월 7~11일) △47% 대 46%(CNN·8월 25~31일) △46% 대 46%(월스트리트저널·8월 24~30일) 등으로 초접전 양상을 보였기 때문이다. WP는 자사 여론조사 결과를 두고 "다른 조사와 상충하는 결과이자 이상치(outlier)일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37%에 그쳤고, 국정 운영에 대한 부정적 견해는 56%에 달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당시 국정 운영을 잘했다는 평가가 48%로 나타나는 것과 비교된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의 경제정책인 '바이드노믹스'를 선거운동에 적극 활용하고 있지만 응답자의 25%만 미국 경제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 실업률(35%), 기름값(12%), 식료품 가격(8%), 평균 소득(21%) 등에서 긍정평가가 낮았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막대한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이상기류도 표출되고 있다. 우크라이나에 너무 많이 지원한다는 견해는 개전 초기인 작년 4월 14%에서 이번에 41%로 치솟았다.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82세에 집권 후반기를 시작하는 부분을 놓고 유권자 74%가 "국정을 운영하기에는 너무 나이가 들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성향 응답자 중 62%는 바이든 대통령이 아니라 다른 인물을 대선 후보로 내야 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성추문 입막음, 기밀문건 반출, 워싱턴DC와 조지아주에서 대선 결과 뒤집기 혐의로 네 차례 기소되는 등 법적 리스크에도 지지층이 결집하고 있다. 그는 공화당 대선 주자 가운데 공화당 성향 유권자에게 54% 지지를 얻어 2위인 디샌티스 주지사(15%)를 압도했다. 또 유권자의 43%만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닌 다른 후보를 내야 한다고 답변했다. 공화당 내부에서는 벌써부터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선 승리를 점치고 있다.

[워싱턴 강계만 특파원 / 서울 진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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