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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에 ‘재앙만 안 되길’이라던 정청래의 불안…李 영장심사에 현실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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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수석 최고위원, 최근 김어준 유튜브서 박지원에 “제일 심한 적군이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의 민주당 복당에는 “당 결정 존중… 앞날에 재앙 안 되기만을”

일부 최고위원들의 사법부 현명한 판단 기대에…박지원, 라디오서 “그런 일은 좀 하지 말라”

세계일보

2015년 1월3일, 당시 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 전신) 제주도당사에서 열린 당원 간담회에 참석한 박지원·문재인 새정치연합 당 대표 후보와 정청래 최고위원 후보(왼쪽부터)가 환하게 웃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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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전 국가정보원) 원장이 지금 우리 편인 거 같지만, 그때는 제일 심한 적군이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수석 최고위원은 최근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나와 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 전신) 시절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을 이처럼 돌아봤다.

같은 당 이재명 민주당 대표 체포 동의안 가결을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노무현 대통령 탄핵 때도 같은 당 하던 사람들이 탄핵에 앞장섰다”고 되짚은 데 이은 “문재인 대표를 박지원 등이 흔들고”, “어쨌든 흔들고 분당까지 해서 나갔다” 등 정 최고위원의 발언은 물론 박 전 원장을 콕 집은 비판이라기보다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당 내홍이 불거졌다는 점을 언급한 과정의 일부였다.

정 최고위원은 “총선 때는 개인의 욕심, 개인의 재선 여부에 욕심의 안경을 쓰고 보기 때문에 대의가 안 보이는 것”이라고 가결표가 나온 문제도 지적했다. 민주당 강성 지지층이 이 대표 체포 동의안 가결 후, ‘비(非)이재명계’ 의원들을 겨냥해 ‘당보다 공천’ 등 표현을 써가며 날 세운 것과 같은 맥락으로 비쳤다.

다만, 정 최고위원의 ‘그때는 제일 심한 적군이었다’던 표현은 2015년 당시 새정치연합 ‘전 원내대표’로서 박 전 원장이 당 대표이던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계속된 선거 패배와 분열에 대한 책임도 지지 않는 것은 더 이상 있을 수 없다’며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라고 몰아붙였던 일에 대한 앙금으로 해석됐다. 박 전 원장은 그 무렵 라디오 등에서 ‘문 대표 체제에 대한 총선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고, 새정치연합이 이대로는 안 된다는 게 민심’이라는 등 주장을 폈었다.

2016년 1월 당내 주류였던 친문(친문재인)계와 갈등을 빚다가 탈당해 두 달 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공동대표로 있던 국민의당에 합류한 박 전 원장은 그로부터 2년 뒤에는 당내 노선 차이로 국민의당에서도 탈당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박 전 원장 복당 신청을 당이 받아들인 것이 정 최고위원은 마음에 들지 않았을 터다. 그는 지난해 12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회의 전 모두발언에서 “당의 결정을 존중할 것”이라면서도, “그(박 전 원장)의 복당이 이뤄진다면 복당이 민주당의 앞날에 재앙이 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라는 말로 다소 불편한 심기를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수차례 비공개 최고위원 회의에서 민주당이 박 전 원장의 복당 여부를 논의했으나 결론 내지 못했고 박 전 원장의 복당을 둘러싼 의견이 엇갈린 상황에서, ‘당 분열’을 우려해 박 전 원장 복당을 반대해온 정 최고위원 속내의 연장선상으로 풀이됐다.

당의 분열을 우려하면서까지 박 전 원장 복당을 부정적으로 봤던 정 최고위원 직감은 법원의 이 대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하루 앞둔 25일 일부 민주당 최고위원들의 발언과 이에 결이 다른 것으로 비치는 박 전 원장의 라디오 인터뷰에서 조금은 드러나는 듯하다. 일부 민주당 최고위원이 ‘제1야당 대표의 방어권 보장’을 내세우며 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 반면에 박 전 원장은 사법부에 대한 당 차원의 공개적 표현은 옳지 않다고 보면서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정권의 폭주와 퇴행에 제동을 걸기 위해 제1야당 민주당의 역할이 절실한 때”라며 “이러한 때에 제1야당 대표를 구속해 야당의 당무가 정지되는 일이 벌어지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대표의) 도주와 증거인멸의 가능성은 없다”며, “사법부만큼은 정치적 판단이 아닌 대한민국의 앞날을 위한 판단을 내려주길 부탁드린다”고 메시지를 냈다.

같은 당 서영교 최고위원도 검찰이 이 대표에 대해 ‘과잉 수사’와 ‘정치 수사’를 펼친다면서, “증거인멸의 우려와 도주의 우려가 없고 방어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1야당의 당무 일정이 필요하다”며 “법원은 이런 것을 잘 감안 하셔서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시길 기대하겠다”고 덧붙였다.

박 전 원장은 같은 날 오전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이 대표의 구속 여부를 결정하게 될 유창훈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언론과 정치권 등에서 언급되는 것을 두고 “재판장에 대해, 사법부에 대해 그렇게 정치권에서 왈가왈부하고 신상 털어서 뭐 어쩌다 저쩌다 하는 것은 절대 옳지 않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제발 민주당에서 그런 일(말)은 좀 하지 말라”고 부각해 사법부에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는 당 지도부와 엇갈리는 듯한 생각을 드러냈다.

일부 의원의 ‘탈·분당 가능성’에 박 전 원장은 ‘한 번 해봤다’면서 “분당하고 싶은 사람들은, 이번에 찬성표 던진 사람들은 나가라 이거다”라고 말했다. “그렇게 가고 싶으면 나가야지 왜 민주당 자체를 깨버리려고 하느냐”면서, 이어진 ‘그분들의 탈당 가능성이 있는가’라는 진행자 질문에는 “나가면 춥고 배고프다”는 과거의 기억으로 답을 대신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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