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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1000만 달러 대박 꿈꿨던 전직 KBO리거… 이제는 마이너리그 계약 수준으로 추락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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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메이저리그 무대를 다시 밟을 때까지만 해도 크리스 플렉센(29콜로라도)은 희망에 부풀어 있었다. KBO리그 두산에서 뛰다 1년 만에 다시 메이저리그 구단의 눈에 들어 금의환향했다. 2년간 475만 달러(약 64억 원)라는, KBO리그에서는 좀처럼 상상하기 힘들었던 금액도 손에 넣었다.

KBO리그에 오기 전까지는 메이저리그에서 그다지 인상적인 성적을 남기지는 못했다. 그러나 꾸준한 기회가 있는 KBO리그로 온 건 개인 경력에서 전환점이 됐다. 조금은 부담이 덜한 무대에서 자신의 주무기를 선보였고, 100이닝 이상을 힘 있는 공을 던질 수 있다는 것 또한 증명했다. 그렇게 시애틀의 눈에 들어왔다.

플렉센을 영입했던 제리 디포토 시애틀 단장은 훗날 “코로나19 때문에 (스카우트를 파견하지 못해) 직접 보지는 못했고, 영상으로 플렉센의 영입을 결정했다”고 회고했다.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여러 데이터와 영상 수집, 그리고 플렉센이 뉴욕 메츠에서 뛰던 시절 스카우트 정보를 총망라했다. 그렇게 비싸지 않은 금액이라는 점도 시애틀의 과감한 결정을 뒷받침했다.

시애틀의 눈은 적중했다. 팀의 5선발로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해 쏠쏠한 활약을 선보였다. 특히 첫 해 성적이 좋았다. 2021년 31경기에 선발로 나가 179⅔이닝을 던지며 14승6패 평균자책점 3.61의 호성적을 거뒀다. 당당한 선발진의 한 축이었다.

2022년 전반기까지만 해도 플렉센의 이런 입지를 위협할 자는 없어 보였다. 하지만 역시 메이저리그에서 영원한 건 없었다. 팀이 트레이드로 루이스 카스티요를 영입해 선발 한 자리를 채워넣을 때까지만 해도 괜찮았다. 하지만 그 뒤로는 조지 커비를 위시로 한 젊은 선발 투수들이 치고 올라오기 시작했다. 이들이 준비가 됐을 때, 예상대로 시애틀은 플렉센을 선발에서 제외했다.

지난해 3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73을 기록하며 잘 던지기는 했으나 33경기 중 22경기만 선발 등판이었고 11경기는 롱릴리프로 던졌다. 선수로서는 다행히 2년간 317⅓이닝을 던져 2023년 800만 달러(약 107억 원) 옵션을 따내기는 했으나 계속 불안했다. 플렉센의 입지가 위축됐다는 평가, 계약이 1년 남은 만큼 트레이드 카드로 쓸 것이라는 전망이 매일 쏟아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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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 시선에 부담이 됐는지 2023년 부진했다. 시애틀에서 17경기에 나갔지만 선발 기회는 4번만 주어졌다. 몇 번의 대체 기회를 플렉센 스스로가 제대로 살리지 못한 것도 컸다. 무엇보다 무승 4패 평균자책점 7.71이라는 성적이 발목을 잡았다. 시애틀은 뉴욕 메츠로 플렉센을 트레이드했고, 애당초 플렉센을 제대로 활용할 생각이 없었던 메츠도 곧이어 방출해 버렸다. 연봉은 다 보장 받았지만, 콜로라도와 계약을 할 때까지 혼란기가 이어졌다.

투수들의 무덤인 쿠어스필드에서 뛰는 게 까다롭기는 했지만 소속팀을 가릴 처지가 아니었다. 예상대로 확실한 반등은 하지 못하고 있다. 구위가 떨어진데다 홈구장 환경도 투수에게는 지옥이다. 콜로라도에서 11경기에 선발로 나갔지만 1승4패 평균자책점 6.46으로 부진하다. 뭔가 ‘반등했다’는 느낌을 주기에는 부족하다.

사실 지난 2년의 성적만 놓고 보면 플렉센도 마지막 FA 대박을 꿈꿔볼 만했다. 특급은 아니지만, 2년간 64경기(선발 53경기)에서 기록한 평균자책점은 3.66이었다. 4~5선발로는 분명 경쟁력이 있는 수치임에 분명했다. 게다가 아직 젊은 선수다. 내년에 서른이다. 나이와 실적을 고려했을 때, 요즘 시세에 이 정도면 최소 1~2년 계약에 연간 1000만 달러도 기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 너무 부진했다. 평균자책점이 7점대다. 쿠어스필드를 쓴다는 불리한 조건을 고려해도 성적이 좋지 않다. 마지막까지 반전도 없다. 이는 구단들로 하여금 2021~2022년을 생각하기보다는, 2023년 성적을 생각하게 하기 충분하다. 7점대 평균자책점 선발 투수에게 2년 이상의 보장 계약을 안겨줄 팀은 없다. 오히려 마이너리그 계약과 가까워진 성적이다.

실제 타구질이 너무 안 좋아졌다. ‘스탯캐스트’가 타구 속도 등 전체적인 타구의 질을 고려해 산출한 기대 피안타율(xBA)에서 플렉센은 2021년 0.261, 지난해 0.256이었다.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 올해는 이 수치가 0.291까지 뛰었다. 단순히 반년간 쿠어스필드를 썼다는 건 핑계가 되지 않을 수준의 상승폭이다. 피장타율이 많이 뛰어오른 것도 불안요소다. 플렉센에게 남은 기회는 이제 한 경기 남짓이다. 올해 부진을 가리기에는 너무 적은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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