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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인구 600만 전성기 왔다… 웹소설 작가, 직장인 부업으로 ‘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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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이코노미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지금에야 ‘전성기’라는 평가를 받지만, 사실 웹소설 역사는 30년 가까이 됐다. 1990년대 천리안이나 나우누리 같은 PC 통신에 연재됐던 통신문학과 인터넷소설이 지금의 웹소설 출발점이다. ‘드래곤 라자’ ‘피를 마시는 새’ 저자인 이영도 작가나 ‘늑대의 유혹’으로 유명한 귀여니가 웹소설 시조 격인 셈이다.

웹소설이 새로운 전기를 맞은 것은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다. 언제 어디서나 편하게 읽을 수 있다는 장점, 여기에 네이버, 카카오 등 IT 대기업이 뛰어들면서 시장이 급성장했다. 네이버가 네이버웹툰 성공 이후 네이버웹소설 서비스를 선보이며 ‘웹소설’이라는 단어가 널리 쓰이기 시작했다. 이후 로맨스 판타지와 무협 판타지, 회귀, 빙의 등 웹소설만의 장르와 클리셰가 정착하면서 현재에 이르렀다.

국내 웹소설 시장 규모는 어느덧 1조원을 넘어섰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과 함께 제작·발표한 ‘2022 웹소설 산업 현황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웹소설 시장 규모는 약 1조390억원으로 추산된다. 순전히 웹소설 플랫폼에서 유료 결제한 금액만 합산했는데도 1조원이 넘는다는 얘기다. 2020년 6400억원 수준에서 2년 만에 60% 넘게 커졌다. 앞서 2021년 1조원 시장을 넘긴 웹툰과 비교해도 성장 속도가 더 가파르다는 평가다.

웹소설 이용자 수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웹소설을 적어도 한 달에 한 번 이상 본 이용자가 지난해 기준 587만명에 달한다. 일주일에 2번 이상 플랫폼에 접속해 웹소설을 읽는 사람이 전체 50%가 훌쩍 넘는다. 이용자별 구독 중인 작품 수가 8.3개로 조사됐다. 한 번에 8개 넘는 웹소설을 읽고 있다는 얘기다. 한 콘텐츠업계 관계자는 “5000자가 넘는 글을 단돈 100원만 결제하면 읽을 수 있다. ‘기다리면 무료’ 등 인내심만 있다면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콘텐츠도 많다”며 “다른 콘텐츠 대비 ‘가성비’가 좋다는 인식이 퍼지며 독자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웹소설 시장이 커지면서 웹소설 작가도 각광받는 직업으로 떠올랐다. 신춘문예 같은 공모전 당선이나 엄격한 출판사 기준을 뚫어야 하는 기존 순수문학과 달리, 인터넷 플랫폼에 올리기만 하면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다는 접근성이 장점이다. 작가 지망생을 넘어 직장인, 전업주부, 학생까지 ‘부업’으로 웹소설 작가 활동을 이어나가는 이가 많은 이유도 여기 있다. 요즘에는 웹소설 공모전이 열릴 때면 출품작이 쏟아진다. 지난해 네이버가 10억원 상금을 걸고 개최한 웹소설 공모전에는 9000편이 넘는 웹소설이 출품됐다. 같은 해 웹소설 플랫폼 문피아가 연 공모전 역시 4000명이 넘는 인원이 참여할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여기에 한 편에 수백억원 수입을 올리는 웹소설 작가 이야기가 퍼지면서 웹소설 유망주를 꿈꾸는 이가 급증했다. 문체부 조사 결과 2021년 기준 한 해 5000만원 이상 수입을 올리는 웹소설 작가가 전체 약 4%, 1억원 이상 고수입자도 1%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웹소설 작가 한 해 평균 총수입은 3487만원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검이란’이라는 필명으로 웹소설을 연재 중인 최시우 씨는 “직업 특성상 수입이 불안정하기는 하지만 많게는 월에 300만원 정도 들어온다”며 “시간과 장소 구애 없이 노트북 하나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일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웹소설 시장, 앞으로 전망은

“드라마 내용 궁금해”…웹소설 찾아봐

웹소설 시장 전망은 나쁘지 않다. 여러 분야에서 웹소설 IP가 쓰일수록, 그 원천인 웹소설 시장 규모도 함께 커지는 ‘선순환’ 구조가 안착된 덕분이다. 드라마나 영화, 게임으로 처음 웹소설 IP를 접한 이들이 원작 웹소설을 찾아 읽는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4년 전 완결된 웹소설 ‘재벌집 막내아들’은 지난해 드라마 방영 이후 웹소설 매출이 230배 늘었다. ‘화산귀환’ 역시 웹툰화 이후 조회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케이스다. 웹툰화 이전인 2021년 누적 조회 수가 1억회 정도였지만 올해 9월에는 6억회에 이르는 등 2년 만에 5억뷰 가까이 늘었다.

해외 시장 매출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웹소설 유료 연재 플랫폼이 안착한 국가는 한국과 중국 정도다. 한국 웹소설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미국 등에서 유료 모델이 생겨날 경우 시장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최근 정부에서도 ‘웹소설 번역 지원’ 등을 골자로 한 지원 정책을 적극 펼치고 있는 만큼, 해외 진출 속도는 더 가팔라질 전망이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27호 (2023.09.20~2023.09.2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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