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오자오 차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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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톈진에서 법정에 선 라이샤오민 전 화룽자산관리 회장. /사진=AFP=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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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월29일. 중국 모처에서 라이샤오민 전 화룽자산관리 회장이 사형됐다. 중국 정부 수립 이래 최악의 부패 스캔들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대가였다. 가난한 농촌 마을에서 태어나 대학 졸업 후 인민은행에 입사, 금융당국과 국유기업의 요직을 두루 거친 성공 신화는 사형으로 막을 내렸다.
그의 범행은 중국 사회에 충격을 안겼다. 부패 범죄로 100여채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뇌물로만 17억8800만위안(약 3271억원)을 받아서다. 자에서는 2억7000만위안(약 494억원)어치 현금이 나왔다. 현금 무게만 3톤(t)에 달했다. 이렇게 축적한 부를 이용해 100여명의 정부(情婦)를 두기도 했다.
이 사건으로 중국 최대 자산관리회사인 화룽자산관리공사(중국화룽, 中國華融)는 파산 위기에 몰렸다. 다행히 정부가 66억달러(약 8조 8209억원)에 달하는 구제금을 투입하고 대규모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파산을 면했다. 중단됐던 주식 거래도 9개월 만인 지난해 1월 재개됐다.
그로부터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중국화룽을 둘러싼 상황은 여전히 어둡다. 중국 부동산 시장 침체로 실적은 적자를 면하지 못했고 내부에서 뇌물 수수와 횡령 등 크고 작은 부패 범죄가 끊이지 않는 영향이다. 중국 부동산 시장이 침체를 넘어 위기를 우려하는 상황이 되면서 주가는 악화일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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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홍콩 증권거래소 상장 이래 중국화룽 주가 추이. 중국화룽은 2021년 4월부터 2022년 1월4일까지 거래 중지 상태였다. |
지난 22일 홍콩 증권거래소에서 중국화룽은 전날 대비 1.33% 오른 0.38홍콩달러(약 64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부패 스캔들 이전인 2018년 1월에는 종가 기준 4.09홍콩달러(약 698원)까지 올랐지만 이후 꾸준히 빠졌다. 특히 거래 재개 이후에는 대폭 낮아졌다. 이날 주가는 역대 최고점에 비해 90.7% 내린 수준이다.
중국화룽은 1999년 중국 정부가 부실채권 정리를 위해 설립한 국유기업이다. 중국의 4대 자산관리회사로도 꼽힌다. 구체적으로는 중국 대형 국유은행의 부실 채권을 인수한 뒤 해외 은행 등에 매각하고 정리하는 '배드뱅크' 역할을 한다. 중국 재정부가 27.76%, 중국 국유기업인 중신그룹이 23.46%의 지분을 소유했다.
정부 지원을 받는데도 주가가 부진한 이유는 실적과 맞닿아 있다. 올해 상반기 중국화룽의 영업손실은 전년 동기 대비 73.9% 줄어든 49억1500만위안(약 8993억원)으로 집계됐다. 적자 규모는 줄었지만 여전히 흑자 전환은 요원하다. 중국화룽의 영업손실은 지난해에도 부동산 경기 침체 등 영향으로 275억8100만위안(약 5조 467억원)에 달했다.
중국 정부가 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전 회장이 사형당했지만 범죄도 끊이지 않는다. 중국 현지 매체 양광망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이달 중국화룽 베이징지사 당서기이자 총사장인 황셴후이의 범죄 혐의를 포착해 해고 조치하고 범죄수익을 몰수했다고 밝혔다.
황셴후이는 거액의 금품을 수수하고 금융브로커 역할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돈을 받고 무단으로 회사 자금 지급을 승인해 국유자산에 막대한 손실을 입힌 혐의다. 또 직원 채용에 부정하게 개입하고 불법 겸직으로 보수를 받거나 부정한 방법으로 비상장사의 주식을 보유한 혐의도 있었다.
중국화룽의 상황에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중국 증권가는 리포트 발행을 멈췄다. 중국화룽에 대해 가장 최근에 나온 리포트는 지난 3월30일 화타이증권이 작성한 것이다. 당시 션좐 화타이증권 연구원은 투자 위험이 있다고 언급하며 "사업 상황도 자산의 품질도 시장의 예상치를 밑돌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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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 기자 literature1028@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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