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젤렌스키 숙원 ‘에이태큼스’ 지원안서 또 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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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이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나 대화하고 있다. [사진 = EPA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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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9개월만에 미국을 다시 찾은 가운데 전쟁에 대한 양국의 인식차가 드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 워싱턴DC에서 진행된 미국 언론인과의 대화에서 동부 최격전지 바흐무트를 연내 탈환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러시아가 점령 중인 도시 두 군데를 추가로 수복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미국 정보기관과 군 당국 사이에서는 우크라이나가 어떤 이유로 크나큰 희생을 감수하며 바흐무트에서 싸워왔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해왔다고 NYT는 짚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앞서 지난 3월 바흐무트에 대해 “전쟁 전략·작전 측면의 가치보다는 상징적인 가치에 가깝다”고 말한 바 있다.
이를 두고 한 미국 관리는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지난달 비행기 추락사고로 숨진 것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기회를 포착했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고 NYT는 전했다.
프리고진의 죽음으로 인해 그간 바흐무트 전선에서 앞장서 싸워온 바그너 용병들의 전열이 흔들릴 수 있다고 봤다는 것이다.
NYT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 같은 계획은 때로 미국과 우크라이나를 갈라 놓기도 한다”고 언급했다.
실제 미국은 우크라이나군이 바흐무트 방면보다는 남부에 위치한 멜리토폴 해방에 군사력을 집중하기를 바란다고 NYT는 설명했다.
겨울이 다가오면서 점점 반격에 남은 시간이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멜리토폴을 탈환할 경우 단거리 포병 전력으로 크림반도에 위치한 러시아군의 보급선을 타격할 수 있어 러시아군의 군사적 거점에 압박을 가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러시아가 설치한 지뢰밭으로 인해 우크라이나군이 발목잡힌 가운데, 곧 초겨울 우기가 다가올 경우 전장이 진창으로 변해버리면서 진격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미국은 관측하고 있다.
반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놓고 “나는 그가 잠시 멈출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러시아군이 휴식을 모색하는 사이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이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는 모습이다.
그는 “날씨가 좋지 않은 가을이나 겨울에라도, 어려운 날에도 멈추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전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만나 에이태큼스(ATACMS) 장거리 미사일은 지원을 거듭 호소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 후 3억2500만 달러(약 4343억원)에 달하는 추가 지원 패키지를 공개했지만 에이태큼스 미사일은 항목에서 또 빠졌다.
NYT는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음에도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을 비롯한 미국 야당 공화당에서 지원을 보류할 수 있음을 지속해서 내비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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