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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세기 넘어서야 다시 찾은 호남의 영산' 무등산 인왕봉 상시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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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정 광주시장 "방공포대 이전으로 더 많은 시민이 누리게 할 것"

매일 오후 4시까지 인왕봉까지 개방…MZ세대 등산객 행렬도

뉴스1

23일 오전 57년만에 전라남도 광주 무등산 정상이 상시개방되면서 인왕봉에 오른 강기정 광주시장과 시민들이 만세를 부르고 있다.2023.9.23/뉴스1 ⓒ News1 서충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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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스1) 서충섭 기자 = 광주의 상징이자 호남의 영산(靈山)으로 손꼽히는 무등산 정상이 반세기를 넘긴 57년만에야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왔다.

지난 1966년 공군부대가 산 정상에 주둔하면서 1년에 한두 차례 일시적으로만 허용됐던 무등산 정상의 상시 개방을 위해 광주시와 국립공원공단, 공군이 함께 손을 맞잡으면서 연중 내내 시민들에 개방됐다.

23일 오전 광주시는 무등산 서석대에서 정상 상시 개방 개통식을 갖고 57년간 일반인의 통행을 제한했던 철제 울타리를 철거했다.

상시 개방되는 무등산 정상에 오르려 철제 울타리 앞에 모인 수백 명의 시민들은 울타리가 철거되자 환호를 외치며 정상으로 나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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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전 전남 광주 무등산 서석대에서 열린 '무등산 정상 상시 개방 개통식'행사에서 강기정 광주시장과 시민들이 57년간 정상 통행을 가로막았던 철제 펜스를 철거하고 있다.2023.9.23/뉴스1 ⓒ News1 서충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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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통식에는 강기정 광주시장과 이태규 공군 제1전투비행단장, 윤지호 국립공원공단 무등산사무소장 등 관계자들과 권은희 의원, 광주시의회 이명노·강수훈·명진 의원 등 지역 정치인들도 참여해 시민들과 정상 개방의 기쁨을 함께 나눴다.

강 시장은 "무등산은 80년 5월 피흘리던 광주를 지켜주고 넉넉히 품어줬던 산이고, 실직과 퇴직의 허탈함을 하소연하거나,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첫눈을 보려 올랐던 산이다"면서 "무등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지 10년,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된 지 5년 만에 세계가 인정하는 위상을 되찾았다"고 말했다.

이어 "정상 개방을 위해 노력해 준 공군과 국립공원공단에 감사드린다"면서 "앞으로도 방공포대 이전으로 더 많은 시민들이 온전하게 무등산을 누리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흐드러진 갈대밭을 배경으로 인왕봉을 향하는 길목에는 입장객 수를 집계하는 통행소가 설치, 최대 300명까지 인왕봉 전망대에 동시 입장하도록 인파를 조절했다.

기존에는 무등산에 오른 시민들은 공군부대가 위치한 방공포대의 군사보안을 위해 해발 1016m인 서석대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다.

이번 정상 상시 개방으로 서석대부터 인왕봉에 이르는 390m 구간의 탐방로가 조성되고 신규 탐방로 데크길이 조성되면서 인왕봉까지 오후 4시까지 항상 등반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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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전남 광주 무등산 정상 인왕봉의 상시개방을 맞아 강기정 광주시장과 시민들이 인왕봉으로 오르고 있다.2023.9.23/뉴스1 ⓒ News1 서충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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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왕봉 전망대에 오른 시민들은 오랜만에 무등산 정상에서 즐기는 광주 전경을 한 눈에 담았다.

젊은 MZ세대 등산객들도 정상에 올라 인증샷을 찍거나, 동호회 현수막 기념사진을 찍는 등 저마다의 방식으로 무등산을 즐겼다.

지인들과 광산구에서 온 김유승씨(27·여)는 "평소 서석대까지만 오르면서 늘 2% 부족하다는 느낌이었는데 오늘 정상을 찍으니 제대로 무등산을 즐긴 기분이다"면서 "정상에서 보니 광주 도심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런 풍경을 즐길 기회가 적다고 생각했는데 도심 가까이 국립공원이 있어서 앞으로도 자주 올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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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무등산 정상 상시개방을 맞아 인왕봉에 오른 MZ세대 청년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2023.9.23./뉴스1 ⓒ News1 서충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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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와 인접한 화순군의 젊은 공무원들이 참여한 등산동호회 회원 20여명도 정상을 찾아 군정발전과 동료화합을 기원했다.

화순군청 등산동호회 '화순군청 산타go' 동료들과 이날 무등산 정상을 찾은 조으리 주무관(31·여)은 "가까운 무등산 정상의 상시개방을 기념해 가을꽃으로 만발한 무등산의 좋은 정기를 받으러 왔다"면서 "무등산을 사이에 두고 있는 화순에서 다음달 가을꽃축제가 열린다. 지역민들의 많은 관심을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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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무등산 정상 상시개방을 맞아 인근 화순군 MZ세대 공무원들로 구성된 '화순군청 산타go' 등산동호회가 인왕봉에 올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2023.9.23./뉴스1 ⓒ News1 서충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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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4월 총선 입지자도 유권자를 만나려 해발 1187m의 무등산을 오르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 시민들과 어울려 기념촬영을 한 김명진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은 "무등산은 우리 시민들을 넉넉히 품어준 어머니 산이다. 치유와 위로가 필요한 광주 시민들이 더 많은 치유를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날 인왕봉의 1단계 개방이 이뤄진 무등산 정상은 아직 천왕봉과 지왕봉의 방공포대가 완전히 철수되지 않으면서 해당 지역의 군사보안을 위한 펜스가 쳐졌다.

시민들은 "정상이 전부 개방되는 줄 알고 올라왔는데 아쉽다. 향후 방공포대의 완전한 철수로 무등산 정상의 온전한 모습을 볼 수 있길 기대한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광주시는 지난해 12월 공군 제1미사일방어여단, 국립공원공단과 '무등산 정상 상시 개방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올해 9월 상시 개방을 위해 매달 관련 회의를 추진해왔다.

이어 정상의 방공포대가 완전히 철수하는 2단계 개방을 위해 관련 용역을 추진하는 등 후속 작업을 진행 중이다.

zorba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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