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배구 대표팀의 임도헌 감독이 패배 후 고개를 떨구고 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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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적인 패배다.
임도헌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배구대표팀(27위)은 22일 중국 저장성 사오싱시 중국 섬유 도시 스포츠센터 체육관에서 열린 파키스탄(51위)과의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배구 12강 토너먼트에서 0-3(19-25 22-25 21-25) 셧아웃 패배를 당했다.
이 패배와 함께 한국의 메달 도전은 좌절됐다. 경기가 남아있긴 하지만 7∼12위를 누가 가져갈지 정하는 순위 결정전일뿐이다. 1962년 자카르타 대회 이후 61년 만의 ‘노메달’ 수모다. 모두가 충격을 금치 못했다.
조별리그 단계에서 인도, 캄보디아와 C조에 편성됐던 한국은 첫 경기 인도전부터 불안하게 출발했다. 풀세트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2-3으로 졌다. 한국 배구가 인도에 패한 것은 11년 만이었다.
인도보다 더 약체로 평가 받는 캄보디아를 그나마 잡아내며 조 2위를 확보해 토너먼트에 발을 걸친 것은 천만다행이었다. 그러나 불안했던 경기력은 끝내 회복되지 못했다.
왼쪽부터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의 임동혁, 한선수, 김준우. 사진=항저우아시안게임조직위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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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이 우위를 내세운 파키스탄에 가로막혔다. 신장 189㎝의 파야드 알리 우스만, 205㎝의 무라드 칸이 형성한 쌍포에 무력하게 당했다. 우스만은 1세트에만 9점을 올린 것을 포함해 총 20점, 칸은 19점을 책임졌다. 205㎝의 장신 미들블로커 압둘 자히르에게도 블로킹 3개 포함 7점을 내줬다.
팀 블로킹에서 5-9로 크게 밀렸다. 상대의 블로킹 점수로 연결되지 않았지만, 높이 열세로 인해 한국의 공격 자체가 수월하게 풀리지 않은 게 뼈아팠다. 팀 내 최다 득점자 허수봉이 11점에 그쳤고, 그 뒤를 9득점의 나경복이 이었다. 상대에 비해 초라한 수치다. 정지석과 임동혁이 각 6점을 보탰지만 결국 셧아웃 패배로 마침표가 찍히고 말았다.
임도헌호는 1978년 방콕, 2002년 부산, 2006년 도하 대회를 끝으로 명맥이 끊긴 아시안게임 금메달 사냥에 사활을 걸었다. 지난 7월 아시아배구연맹(AVC) 챌린저컵, 이번 달 아시아남자배구권선수대회에서 모두 만족스런 성적을 내지 못해 체면을 구겼기 때문이다.
명예회복을 위해 무릎이 성치 않은 ‘베테랑 세터’ 한선수까지 긴급 호출했다. 그러나 효과는 없었다. 한국은 대회 공식 개회식이 열리기도 전에 메달 싸움에서 탈락하면서 냉혹한 현실의 벽을 마주했다.
한국은 오는 24일 항저우 린핑 스포츠센터 체육관에서 AVC 챌린저컵 준결승에서 무릎 꿇었던 상대, 바레인(74위)과 순위 결정전을 치를 예정이다.
항저우=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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