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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유소 휘발유와 경유 판매 가격이 10주 연속 올랐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9월 2주 차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리터당 1759.6원으로 전주보다 9.6원 상승했다. 경유 판매가격은 전주 대비 30.5원 상승한 1663.3원으로 집계됐다. 22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유가 정보가 표시되어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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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 18일 발표한 올해 국세수입 재추계 결과(341조4000억원)는 현행 유류세 인하 조치를 유지한다는 가정 아래 나왔다. 현재 유류세 인하폭은 휘발유 25%, 경유·액화석유가스(LPG) 부탄 37%다.
앞서 정부는 지난 8월 말 종료 예정이던 유류세 인하 조치를 오는 10월 말까지 2개월 연장했다. 하지만 국제 유가가 다시 뛰어오르자 15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국제 유가 추이에 따라 추가 연장 여부도 검토하겠다”고 언급했다. 유류세 인하와 유가연동 보조금 조치의 추가 연장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기재부의 국세수입 재추계와 추 부총리의 발언에서 추정할 수 있듯이 올해 안에 유류세 정상화가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유류세 인하 조치 일몰 1달여를 앞두고 다시금 유가가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21일 기준 휘발윳값은 ℓ(리터)당 1779.75원으로 전날보다 2.91원 올랐다. 국내 휘발유 가격은 경유와 함께 10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1800원대에 진입하고 있다. 서울의 경우, 휘발윳값이 ℓ당 1862.08원으로 1900원대를 바라보고 있고, 일부 지역 주유소에는 2000원대 휘발유까지 등장했다.
이처럼 유가가 치솟는 배경에는 끝나지 않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감산 연장, 리비아 대홍수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연내 배럴당 100달러 선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게다가 지난 22일에는 러시아가 휘발유와 경유 수출 제한을 발표하며 재차 유가 폭등의 불씨를 남겨둔 상황이다. 타스통신, AFP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는 성명을 내고 “정부는 내수 시장 안정을 위해 휘발유와 경유 수출을 일시적으로 제한했다”며 “국내 시장 연료 가격 안정을 위해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정부는 이번 조치가 연료 공급과 휘발유, 경유 가격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러시아의 휘발유 수출 금지나 사우디의 원유 감산은 정치적 제스처로, 유가가 오르면 다른 국가의 수출량 혹은 비축분이 시장에 공급돼 고유가는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유류세도 정치적 제스처인 것은 마찬가지라 총선 전까지 인하를 중단할 것 같지 않고 오히려 인하폭을 더 늘릴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2021년 11월부터 현재까지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감세는 가뜩이나 60조에 가까운 세수 결손을 겪고 있는 정부에게 재정적 부담이다. 기재부 재추계 결과에 따르면 유류세가 포함된 교통·에너지·환경세는 올해 10조8000억원으로 당초 전망치(11조1000억원)보다 3000억원(2.8%) 부족할 것으로 관측됐다. 1~7월 걷힌 교통·에너지·환경세(6조2000억원)는 유류세 인하 영향 등으로 1년 전보다 7000억원(9.5%) 줄어들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모든 물가가 오르며 최근에 대중교통 요금도 올랐다. 그런데 유류세 인하로 기름값만 상대적으로 더 저렴해지니 이는 오히려 대중교통 대신 자가용을 타라고 부추기는 꼴”이라며 “장기적으로 물가를 잡고 경제를 정상화하려면 유류세 인하 일몰 시기를 더는 늦춰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채명준 기자 MIJustic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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