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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네 프랑크의 일기 그림책. 아마존 구매사이트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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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로 번역 출간된 ‘안네의 일기’. 교보문고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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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한 중학교 교사가 학생들에게 ‘안네의 일기’ 그림책을 읽게 했다가 해임됐다.
2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텍사스주 햄셔 지역 한 중학교에서 8학년(만 14세) 수업을 맡은 교사가 ‘안네의 일기:그래픽 각색’의 한 문단을 읽어오라고 숙제를 냈다.
해당 문단에는 남성과 여성의 성기에 관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에 학부모들은 지난 12일 학교 소속의 교육구에다가 “8학년 학생들에게는 부적절한 내용이 읽게 했다. 즉각 중단시켜 달라”며 항의 메일을 보냈다.
교사는 바로 해임됐고 수업에는 대체 교사가 투입됐다.
항의에 동참한 한 학부모는 쌍둥이 아들과 학교생활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수업 내용을 알게 됐다.
이 학부모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과제를 위해 학생들에게 이 책을 읽게 한 것만으로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교사가 아이들에게 큰 소리로 책을 읽게 하고 서로의 가슴을 만져보는 것에 관해 얘기하게 만들었다는 사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해당 그림책의 각색을 맡았던 아리 폴먼은 NBC방송 인터뷰에서 “이 사회가 어디쯤 와 있는지에 대한 적색경보”라며 “미 전역에서 책을 검열하거나 금지하는 움직임은 ‘미친 짓’이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책이 쓰인 지 80년이 지난 오늘날 미국에서 이 책을 아이들에게 읽히거나 보여주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슬프다”면서 “안네의 일기와 관련해 문제가 있는 곳은 미국뿐이다. 어디에도 없다”고 말했다.
안네의 일기는 2차 대전 당시 나치에 의해 아우슈비츠에서 학살된 소녀 ‘안네 프랑크’가 생전에 남긴 일기를 엮은 것으로 1947년에 나왔다. 교육 현장에서 수십년간 홀로코스트의 참상을 보여주는 교육 자료로 쓰였다.
영화 ‘바시르와 왈츠를’으로 오스카상 후보에 오르기도 한 영화 제작자인 폴만은 홀로코스트 생존자의 자녀이기도 하다. 이번 학교 수업에 쓰인 안네의 일기 그림책은 폴만이 각색을, 데이비드 폴론스키가 삽화를 맡았다.
참고로, 해당 그림책은 정확히 말해 ‘그래픽노블’이다. 그래픽노블은 그림(graphic)과 소설(novel)의 합성어로, 만화와 소설의 중간 형식을 취하는 작품을 말한다.
일반 만화보다 철학적이고 진지한 주제를 다루며 복잡한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작가만의 개성적인 화풍을 드러내는 게 특징이다.
페이지 수가 많고 스토리에 완결성을 가진 단행본 형식으로 주로 발간되며 만화에서 작가가 자신의 삶을 조명할 때 주로 쓰이는 방식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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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의 일기 복제본. EPA=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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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인 온라인 뉴스 기자 jinorij@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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