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이슈 국방과 무기

실종 美스텔스기, 혼자 100㎞ 날았다...탈출 조종사도 “어딨는지 몰라”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조선일보

미 해병대 F-35B 라이트닝 II가 지난해 2월 15일 싱가포르 창이 전시 센터에서 열린 싱가포르 에어쇼 2022에 참가한 모습. /AP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스텔스 기능이 너무나 뛰어났던 탓일까. 1억달러(약1336억원)짜리 미 첨단 스텔스 전투기 F-35가 조종사 없이 100㎞가량 비행하다가 사우스 캐롤라이나에 추락했는데, 행방불명된 지 하루만에야 잔해가 발견됐다. 전투기 오작동으로 강제 비상 탈출된 조종사조차 “비행기가 어디 있는지 모른다”며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고 한다.

20일(현지시각) AP통신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미 해병대 관계자는 조종사가 지난 17일 F-35B 전투기를 조종하던 중 전투기가 오작동하면서 강제로 비상탈출됐다고 밝혔다. 어떤 원인으로 조종사가 강제 탈출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조종사의 낙하산은 한 주택 뒷마당으로 떨어졌다.

사고 직후 조종사조차 본인이 탔던 전투기가 어떻게 됐는지 몰라 황당해 했다고 한다. 이런 내용은 조종사가 착지한 주택의 주민이 911에 신고한 녹취록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조종사를 발견한 주민은 911에 “우리 집 뒷마당에 조종사가 낙하산을 타고 내려왔다”고 설명하며 구급차를 요청했다.

자신을 47세라고 밝힌 조종사는 600m 상공에서 떨어진 것 같다며 허리만 아플 뿐 괜찮다고 말했다. 조종사는 “나는 군 항공기 조종사인데 탈출했다. 비행기가 어디 있는지 모른다. 어딘가에 추락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는 수십년의 경력을 갖춘 베테랑 조종사이며, 심각한 부상을 입지 않아 병원에서 퇴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일보

18일(현지시각) 찰스턴 합동기지 소속 군 장병들이 F-35가 추락한 현장 근처 주민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 /AP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조종사 비상 탈출 후 전투기는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 인디언 타운 근처 들판에 추락하기 전까지 홀로 100km(60마일)을 비행했다고 한다. 이 전투기는 비상 상황에 조종사를 보조하는 비행 통제 소프트웨어를 갖고 있는데, 과도한 중력가속도에 일시적으로 정신을 잃는 상황에 사고가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해 만들어진 일종의 ‘자동조종 기능’ 때문에 곧장 추락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전투기 잔해를 찾는 데는 하루 이상이 걸렸다. 당시 잔해를 확보하기 위해 해병대 팀이 파견되었고 항공기 사고 조사 수행 팀도 현장에 파견됐다. 사고 다음날인 18일 헬리콥터가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인디언타운 인근 들판에서 잔해를 발견했다.

조종사의 위치와 전투기 기밀 시스템을 보호하기 위해 설계된 기능이 오히려 사고 전투기 위치 파악에 장애물이 됐던 것으로 보인다. 해병대는 “항공기는 보통 레이더나 트랜스폰더(전파 송수신기) 코드를 통해 추적된다”며 “조종사가 탈출하자마자 이 전투기는 모든 비밀 통신을 삭제하도록 설계됐다”고 밝혔다.

항공기는 일반적으로 응답기를 추적하여 위치를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사고 전투기의 응답기는 확인되지 않은 이유로 통신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고 한다. 사고 전투기가 피아 식별 신호는 계속 내보냈을 것이지만 레이더의 강도, 날씨에 따라 항공관제 시스템이 신호를 포착하기 어려웠을 가능성도 있다. 미 공군은 성명에서 “F-35의 스텔스 기능 때문에 추적은 비전통적인 수단을 통해 이루어져야 했다”고 밝혔다.

조선일보 국제부가 픽한 글로벌 이슈! 뉴스레터 구독하기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275739

국제퀴즈 풀고 선물도 받으세요!https://www.chosun.com/members-event/?mec=n_quiz

[이혜진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