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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배구, 약체팀 상대로 졸전 끝에 12강 턱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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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을 노리는 한국 남자 배구가 혹독한 예방주사를 맞았다. 한국은 21일 중국 항저우 린핑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C조 예선 두 번째 경기에서 캄보디아를 세트 스코어 3-0(25-23, 25-13, 25-15)으로 꺾고 조 2위(1승 1패)로 12강에 진출했다.

아시안게임 남자 배구는 19개 팀이 6개 조로 나뉘어 조별 리그를 치른 뒤 각 조 1·2위가 12강 토너먼트 진출권을 얻는다. 세계 랭킹 27위인 한국은 2006년 도하 대회 이후 17년 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표로 항저우에 왔다. 그러나 전날(20일) 첫 경기에서 세계 73위 인도에 세트스코어 2-3으로 충격적인 패배를 당해 조 1위 자리를 내줬다. 프로 선수가 출전한 국제대회에서 한국이 인도에 덜미를 잡힌 건 지난 2012년 아시아배구연맹컵 준결승(2-3 패) 이후 11년 만이다. 최약체 캄보디아를 꺾고 가까스로 12강에 올랐지만, 한국 배구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두 번째 경기도 수월하지 않았다. 캄보디아는 세계 랭킹 집계조차 불가능한 아마추어 수준의 팀이다. 그런데도 한국은 1세트에서 블로킹 득점 4개를 내주고 공격 범실을 11개나 쏟아내며 어렵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결국 23-23에서 연속 2점을 따내 힘겹게 1세트를 가져왔다. 2~3세트에서 10점 차 이상 리드를 벌리고도 마음껏 웃지 못한 이유다.

임도헌 배구대표팀 감독은 “인도전에서 패한 뒤 선수들에게 ‘어차피 우리가 목표로 하는 건 금메달이다. 그 길을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자’고 했다”며 “매 경기 배수진을 치고 경기에 임하겠다”고 고삐를 조였다. 대표팀 맏형 한선수는 “첫 승을 했으니 팀 분위기가 살아날 것”이라면서도 “지금보다 훨씬 더 좋아져야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다. 선수들이 좀 더 자신을 믿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22일 D조 1위 파키스탄(세계 51위)과 12강 첫 경기를 치른다. 임 감독은 “파키스탄은 장신 팀이다. 서브로 많이 흔들고, 수비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항저우(중국)=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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