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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울한 민주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찬성 149표로 전격 가결되자 민주당 의원들이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김호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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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 처리되면서 민주당은 충격에 휩싸였다. 이 대표가 영장실질심사를 거쳐 전격 구속된다면 민주당은 총선을 200여 일 앞두고 말 그대로 격랑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자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욕설, 고성, 탄식이 동시에 터져나왔다. 친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고, 비명계는 표정 관리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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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가 본회의에 무리해서 참석했더라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이 대표는 체포동의안 표결을 하루 앞둔 20일 사실상 체포동의안 부결을 요청하는 글을 올리며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고 영장심사에 당당히 출석하겠다"고 본인이 한 약속을 스스로 어겼다. 표결 직전 올린 호소의 글이 오히려 자충수가 됐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본회의에 앞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소속 의원들을 향해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을 함께 부결해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박 원내대표는 본회의 시작 전 이 대표가 입원해 있는 녹색병원을 찾아 비공개 면담을 하고 이 대표로부터 '편향적인 당 운영을 할 의사가 전혀 없다'고 약속받았다며 비명계 이탈을 막판까지 단속하려 했다. 당장 이 대표가 구속되는 것은 아니고 영장실질심사가 남아 있는 상황이지만 체포안 가결을 주도한 비명계와 이를 막기 위해 총력전을 펼친 친명계 간 갈등은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당의 분열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는 것은 물론 분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 내 파벌 싸움은 결국 내년 총선을 앞둔 공천 신경전이기 때문이다. 어차피 공천 탈락이 유력했던 비명계 일부가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반대로 친명계는 다시 똘똘 뭉쳐 비명계 '숙청'에 나설 수 있다.
친명계인 김병기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역사는 오늘을 민주당 의원들이 개가 된 날로 기록할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당 대표의 자리를 찬탈하고자 검찰과 야합해 검찰 독재에 면죄부를 준 민주당 의원님들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비꼬았다. 이수진 의원(비례)은 "너무 분하고 처참하다"며 "기어이 윤석열 정권이 쳐놓은 덫에 이 대표를 내던져야 했느냐"고 말했다. 한준호 의원은 "피눈물이 난다"고 했다. 반면 비명계인 김종민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이번 사건을 통해 엄청난 변화를 시작해야 하니까 잘하면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오후 6시 55분께부터 3시간가량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이후 오후 10시부터 긴급의총이 열렸으며 의총장에서는 고성이 오갔다. 가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원내대표단이 총사퇴해야 한다는 설이 돌기도 했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이날 오후 전남 장성군에서 강연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좀 여러 가지를 생각해봐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한편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공식 논평을 통해 "방탄을 위한 그 어떤 꼼수도 법치를 피해갈 수 없음이 증명됐다"고 주장했다.
[전경운 기자 / 위지혜 기자 / 서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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