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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위안부 문제' 끝나지 않은 전쟁

'뉴라이트 사관' 이균용, "위안부 안타깝게 생각" "1948년 건국 아닌 정부 수립" 번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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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춘 주장' 섣부르게 평가할까봐"
"1948년 8월 15일 정부 수립 수용"
한국일보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고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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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를 매춘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답변을 회피했던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20일 "해당 주장을 섣부르게 평가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전날 '1948년 건국론'을 주장한 데 대해서도 이날 "1948년엔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것"이라고 정정했다.

이 후보자는 전날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희대 한 철학과 교수가 일본군을 따라가 자발적 매춘을 한 사람들이 위안부라고 이야기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을 받고 "정확하게 잘 모르는 부분"이라며 대답을 피했다. 이 의원은 "위안부가 자발적으로 따라갔는지 강제로 끌려갔는지 정확히 모르는가. 일부 시민단체나 학계에서 국제적으로 공인된 위안부 피해 사실을 왜곡하고 있는데, 대법원장 후보라면 입장을 밝혀야 하는 것 아니냐"고 재차 질의했다. 그러자 이 후보자는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 실제로 사건을 처리해 본 적이 없어서 아는 바가 없다"고 답변했다.

이에 이 의원은 "(대법원장 후보자가) 위안부 사건 처리를 안 해서 잘 알지 못한다니 정말 큰일"이라고 질타했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법원장 후보자가 ‘위안부가 자발적 매춘이냐’는 질문에 ‘잘 모른다’고 답변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이 후보자의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논란이 커지자 이 후보자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해당 교수 발언 내용을 알지 못해 후보자가 섣부르게 그에 관한 평가를 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면 후보자의 생각과 지식을 제대로 답변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날 위안부 피해자에 대해 "2018년 전원합의체 판결에 동의한다고 말씀드렸고, 일본의 강제노역 위안부 강제동원은 당연히 국제법상으로도 널리 인정되고, 저도 그렇게 생각한다"며 "나라를 잃은 슬픔, 비극으로 개인적으로 그런 엄청난 희생을 당한 분들에 대해 늘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었다"고 밝힌 점을 강조했다.

이 후보자는 전날 대한민국 건국 시점을 1948년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정정했다.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이 교과서 연표에는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라 돼있다"며 "교과서 어느 대목에 건국이라는 말이 있느냐"고 질의했다. 전날 이 후보자는 "대한민국은 1948년 8월 15일 건국됐다"고 답했다. '뉴라이트 역사관'이라는 지적에 그는 "국민, 영토, 주권이 모두 갖춰진 건 1948년이고, 다만 역사적 뿌리는 임시정부에서부터 내려온 것으로 배웠다"고 했다.

심 의원이 "1948년 8월 15일은 대한민국 건국일이냐, 정부 수립일이냐"고 다시 묻자 이 후보자는 "정부 수립일"이라고 번복했다. 심 의원이 "뉴라이트 사관은 일제의 불법 지배를 부정하고 조국의 광복을 부정하는 아주 위험한 사관"이라고 지적하자, 이 후보자는 "지적하신 대로 임시정부부터 (대한민국이) 건국돼 결국 1948년 8월 15일에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됐다는 점을 수용하겠다"고 답했다.

남보라 기자 rarar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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