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LG유플 등 통신사, IT서비스 업체 등
앱과 플랫폼 강점으로 시장 공략 박차
전기차 시장이 충전 인프라 부족과 전기료 인상 등의 요인으로 이용자들의 외면을 받자 정보통신기술(ICT) 업계가 플랫폼 등 기술 강점을 내세워 고민 해결에 나섰다. 근처 사용 가능한 충전기를 빠르게 파악해 알려주거나 충전 시간 동안 인포테인먼트 콘텐츠를 제공해 무료한 대기 시간에 활력을 주며 이용자 편의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10일 IT 시장조사 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내년 전 세계 전기차(배터리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출하량은 올해 1500만대(예상)에 비해 19% 늘어난 1790만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일반인의 전기차 수요도 급증한다. 승용차·버스·벤·대형트럭 등 모든 종류의 전기차 출하량은 내년 185억대에 달하는데, 이중 승용차 출하량이 전체 97%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처럼 국내외 전기차 출하량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이를 수용할 충전 시설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국제에너지기구(IEA) 조사 결과, 지난해 한국의 '충전기 1기당 전기차 대수'는 2.6대로, 전 세계 평균(9.5대)보다 낮았다. 이는 대규모 전기차 시장을 보유한 중국(7.2대)과 비교해서도 나은 수치였다.
하지만 급격히 증가하는 전기차 수요를 감당하기엔 역부족이란 평가다. 전력거래소가 지난달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전기차 누적 등록 대수가 올해 5월 말 기준 45만대로 지난 2021년 말(23만대) 대비 두 배 가량 증가했다. 내년부터 전기차 시장이 본격 활성화하고 출하량도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충전 인프라 대비가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여기에 충전소 모니터링 시스템이 부족하다는 점은 전기차 차주들의 불편함을 키우는 요소다. 충전소에 도착해도 자리가 없어 오랜 시간 대기하는 사례는 부지기수다. 전기차 차주 A씨는 "완속 충전기가 배터리 수명을 오래 유지하는 데 유리하다고 알고 있어 애용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비어있는 충전기를 찾기 어렵고 그나마 비어있다 해도 충전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고 지적했다.
이에 ICT 업계는 애플리케이션(앱)과 모니터링 시스템 등 플랫폼 강점으로 최근 전기차 충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KT는 작년 7월 현대차그룹과 7500억원 규모 지분을 교환하고 유휴 부지를 활용해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확대하고 있다. 5세대 통신(5G) 등 네트워크 기술은 차량 소프트웨어나 인포테인먼트 콘텐츠를 무선으로 업데이트하는 데에 필수 인프라로 꼽힌다. LG유플러스의 경우 지난 7월 카카오모빌리티와 함께 전기차 충전 사업에 주력할 합작사를 통해 영업 활동에 돌입했다.
대기업 그룹 계열인 현대오토에버·롯데정보통신·신세계아이앤씨(I&C) 등 IT서비스 업체도 전기차 충전소 설립을 위한 채비에 한창이다. 롯데정보통신 자회사 이브이시스는 국내에 이어 해외로 눈을 돌렸다. 최근 키르기즈공화국 경제상무부와 전기차 충전 산업 육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것. 신세계I&C는 주거 시설과 편의 시설(편의점·마트·백화점·호텔) 등 투 트랙 중심으로 충전 인프라 구축 전략으로 세우고 현재 공격적인 영업 활동을 진행 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전기차 보급이 본격 확대되는 오는 2026~2027년 충전소 구축 등 관련 실질적인 사업 수익이 날 것으로 본다"며 "주요 ICT 업체들을 중심으로 남은 하반기와 내년 전기차 충전 인프라 부문 투자가 집중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최연두 기자 yondu@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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