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360] ‘디지털 퍼스트’ 외친 KT 김영섭…‘지속가능’ 해법 모색(종합)

[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스마트시티, 메타버스, 디지털헬스케어 등 영역에서 텔코(Telco·통신사)들이 주도권을 잡아야 합니다.”

김영섭 KT 대표는 7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 주최로 열린 ‘모바일360 아시아태평양(M360 APAC)’ 컨퍼런스를 통해 취임 후 첫 글로벌 무대에 올라 ‘디지털혁신 파트너’ 비전을 발표했다.

KT가 전세계에 급증하는 디지털전환(DX·Digital Transformation) 수요에 대응해 시장 리더이자 파트너가 되겠다는 것이 이 비전의 골자다.

김 대표는 이날 컨퍼런스에서 오프닝 기조연설자 중 한명으로 연단에 올라 “텔코(Telco·통신사)들이 네트워크 인프라에만 집중하는 동안, 빅테크들은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 디지털 시대 주도권을 가져갔다”며 뼈아픈 반성을 내놨다.

그는 “지금까지 텔코가 제공하는 연결은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로봇, 메타버스 등 모든 신기술의 근간이 됐지만 통신은 물이나 공기처럼 당연한 것으로 여겨져 그 가치가 쉽게 잊혀지고 있다”며 “통신사들이 네트워크를 구축해 수익을 얻는 데 만족하는 동안, 빅테크 기업들은 텔코가 구축한 인프라에 메신저·OTT·자율주행·금융 등 혁신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디지털 생태계의 주인이 됐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통신사도 변해야 한다. 내부 혁신을 이루지 못하면 외부로부터 혁신을 당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클라우드·AI·자율주행 등 빅테크 기업들이 주도하는 영역에서 대등한 IT 역량을 축적하고, 아직 초기 단계인 스마트시티·메타버스·디지털헬스케어·에너지 등 영역에서 주도권 확보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어 클라우드, AI고객센터(AICC), 보안, 메타버스, 모빌리티를 KT의 핵심 사업 영역으로 꼽았다.

미래 디지털 패러다임 변화의 주도권 확보를 위해서는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게 김 대표의 메시지다. 기존 ‘인프라 퍼스트(Infra First)’ 방식이 아닌, 고객 경험을 우선시하는 ‘디지털서비스 퍼스트(Digital Service First)’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개방성과 협력을 바탕으로 인류 삶의 가치를 증진하는 디지털서비스를 선제 제시하는 것, 그것이 미래 통신사의 존재 이유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아울러 이날 컨퍼런스에는 마츠 그란리드 GSMA 사무총장,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관, 김우준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장(사장), 양지에 차이나모바일 회장 등 다른 글로벌 ICT 리더들도 기조연설자로 나섰다.

그란리드 사무총장은 “5G가 성숙되며 디지털전환의 다음 단계를 바라보고 있다. 확장성과 상업성이 있는 솔루션을 개발해 관련 산업부문과 소비자들에게 많은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며 “한 산업만 잘 되는 게 아니라, 깊이 있는 생태계를 구축해 산업 전반의 혁신으로 모두에게 혜택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윤규 차관은 “네트워크의 역할과 중요성은 앞으로도 더욱 커질 것이며, 디지털서비스를 제공하는 토대로서 산업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한국은 그런 배경에서 ‘K-네트워크 2030’ 전략을 올해 상반기에 수립함으로써 디지털 첨단 시대에 대비하고 있으며, 조만간 디지털 공동 번영을 위한 기본 원칙을 담은 ‘디지털 신질서’ 헌장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고 알렸다.

김우준 사장은 소프트웨어(SW) 기반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점점 더 복잡하고 규모가 커지고 있는 이동통신 네트워크를 효율적으로 구축하고 운영하기 위한 방법은 결국 ‘소프트웨어’에 있으며, 그것이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가 될 것이란 전언이다.

이어진 오후에는 전세계 이동통신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공정 기여’ 의제도 다뤄졌다. 그동안 글로벌 통신업계는 초기 인터넷 시장과 달리 구글·넷플릭스 등 거대 빅테크가 유발하는 트래픽 규모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며 이들 또한 네트워크 투자 비용을 분담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와 관련해 이상학 한국통신사업자협회(KTOA) 부회장은 같은 컨퍼런스 내 열린 ‘GSMA 아시아태평양 정책 리더 포럼’ 세션에서 “앞으로 인터넷 생태계는 지속 가능해야 하고, 이를 위해 모든 인터넷 사용자들은 사용에 대해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M360은 유럽, 남미, 아프리카, 아시아 등 대륙별 모바일 산업 현안에 대한 어젠다를 정해 논의하는 글로벌 행사다. 전 세계 ICT 리더는 물론 정부, 규제기관, OTT 기업 관계자 등 1000명 이상의 주요 인사가 참여하고 있다. 소규모 전시도 마련돼 최신 모바일 기술과 동향을 살피는 기회가 되고 있다.

‘디지털 퍼스트 미래를 선도하라(Leading a Digital-first Future)’를 주제로 열린 이번 M360은 디지털전환(DX), 인공지능, 6G, 핀테크 등 디지털 시대의 미래를 논의한다. 국내에선 처음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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