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서도 '힘 못 쓰는' 女배구…아시아선수권 사상 첫 4강행 실패 '충격'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이 아시아선수권대회 준결승 진출에 실패하는 수모를 당했다. '배구 황제' 김연경의 국가대표 은퇴 이후 국제 무대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아시아권에서 더이상 강호가 아니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세자르 곤잘레스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3일 태국 나콘라차시마에서 열린 2023 아시아배구선수권 8강 라운드 E조 경기에서 홈팀 태국에 세트 스코어 0-3(20-25 22-25 23-25)으로 졌다.

한국과 태국전 종료 후 열린 베트남과 호주의 E조 두 번째 경기에서 베트남이 호주를 세트 스코어 3-0(25-15 25-15 25-21)으로 완파하면서 한국은 5-8위전으로 밀려났다.

한국은 C조 예선에서 2승 1패를 기록, 1패를 안고 8강 라운드를 시작했다. E조에서는 예선에서 한국을 꺾은 베트남과 A조 1위 태국이 1승을 안고 8강 라운드에 돌입해 준결승 진출 경쟁에서 유리한 상황이었다.

E조 상위 2개 팀이 4강에 진출하는 상황에서 한국, 호주는 2패째를 떠안고 태국과 베트남이 2승을 수확하면서 준결승 진출팀이 가려졌다. 8강 라운드 F조에서는 중국과 일본이 나란히 2승을 거두고 준결승 티켓을 확보했다.

한국은 1975년 아시아선수권에 처음 참가한 이후 코로나19 때문에 불참했던 2021년 대회를 제외하곤 20회 연속 4강에 진출했다. 단 한 번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 아쉬움은 분명히 있었지만 준우승 7회, 3위 10회, 4위 3회로 아시아 여자배구 강국으로서의 자존심을 세웠다.

하지만 한국은 올해 아시아선수권에서 완전히 무너졌다. 국제배구연맹(FIVB) 랭킹이 35위까지 추락한 상황에서 15위 태국과 실력 차를 절감했다.

한국은 1세트 16-16에서 태국의 탄탄한 수비를 뚫지 못한 채 공격 범실이 속출하면서 초반 흐름을 완전히 뺏겼다. 2세트 중반 승부처에서도 범실에 발목을 잡히면서 끌려가는 게임을 할 수밖에 없었다.

3세트에서도 21-21 접전 상황에서 태국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아내지 못했다. 22-24에서 주포 박정아의 오픈 공격 성공으로 1점 차로 따라붙기는 했지만 곧바로 매치 포인트를 헌납, 셧아웃 패배로 고개를 숙였다.

한국 여자배구는 2021년 도쿄올림픽 4강 신화를 이룩한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김연경, 양효진, 김수지 등 베테랑들의 국가대표 은퇴 후 대표팀은 세대교체에서 좀처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현재 전력과 경기력이라면 개막이 3주 앞으로 다가온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메달 획득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 4일 호주와 8강 라운드 최종전을 치른 뒤 5~8위전을 이어간다.

사진=아시아배구연맹 공식 홈페이지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