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호의 아이언샷. |
(안산=연합뉴스) 권훈 기자 = 올해 아마추어 선수가 2차례 우승한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서 이번에는 미국 유학생 아마추어 돌풍이 불 조짐이다.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의 스프링 크리크 아카데미 고교 12학년 이병호(18)는 31일 경기도 안산시 대부도 더헤븐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KPGA 코리안투어 LX 챔피언십(총상금 6억원) 1라운드에서 2언더파 70타를 쳤다.
순위는 20위권이지만 이병호의 경기 내용은 남달랐다.
195㎝의 큰 키에서 뿜어나오는 호쾌한 스윙에 그린을 단 두 번밖에 놓치지 않은 정교한 샷을 구사해 눈길을 끌었다.
1번 홀부터 시작한 이병호는 2번 홀(파4)에서 1타를 잃었지만 4번 홀(파5)에서 세 번째 샷으로 홀 4m에 붙여 이날 첫 버디를 뽑아냈다.
6번 홀(파5·570야드)에서는 301야드를 날아간 티샷에 이어 두 번 만에 그린에 볼을 올려 가볍게 1타를 더 줄였다.
135야드짜리 8번 홀(파3)에서는 홀인원의 행운을 누렸다.
46도 웨지로 티샷한 볼이 홀에 빨려 들어갔다.
11번 홀(파5)에서는 3m 버디 퍼트를 넣어 한때 공동 선두에 나섰다.
18번 홀(파5)에서 이병호는 드라이버로 친 티샷이 왼쪽으로 크게 빗나가는 OB가 된 바람에 더블보기를 적어낸 게 아쉬웠다.
이병호는 미국 주니어 무대에서 이미 소문난 강호다.
초등학생 때 국내 무대를 휩쓸고 중학교부터 미국으로 유학, 미국주니어골프협회(AJGA) 주관 대회 우승 트로피를 여러 개 손에 넣었다.
2020년에는 텍사스주 주니어 골프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고 작년에는 미국 주니어 대회에서 메이저급 전국 대회인 폴로 골프 주니어 클래식에서 우승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진출이라는 목표를 향해 달리는 이병호는 내년 8월 미국 대학 골프 명문으로 꼽히는 캘리포니아주 페퍼다인대학교 입학이 이미 확정됐다.
미국 유학을 떠난 뒤 6년 만에 한국 코스에서 열리는 대회에 출전한 이병호는 "전혀 낯설진 않다. 다만 코스가 오르막과 내리막이 심한 편이라 거리 조절에 신경이 많이 쓰였지만, 연습 라운드를 통해 충분히 감을 잡아놔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오늘은 8언더파는 칠 수 있었다"는 이병호는 "서너 발걸음 버디 퍼트를 너무 많이 놓쳤다"고 아쉬워했다.
18번 홀 더블보기에 대해서는 "(평소 잘 구사하지 않는) 드로 구질로 코스를 공략하려다 왼쪽으로 감아쳤다. 어이없는 실수였다. 내일은 안전한 페이드 구질로 티샷을 치겠다"고 말했다.
겁 없는 고교생답게 이병호는 거침없는 자신감을 보였다.
미국에서도 프로 대회에는 출전해본 적이 없어 이번에 첫 프로 대회 경험이지만 "하나도 긴장되거나 떨리지 않는다"는 이병호는 "부모님은 컷 통과가 당면 과제라고 말씀하시지만 내 목표는 우승"이라고 말했다.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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