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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1 (일)

이슈 모바일 게임 소식

게임하다 열 받네, 나 말고 내 '폰'이… "최적화가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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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인마켓]
스토리라인·캐릭터 구성 잘해도 그래픽 구현 안되면 소용 없어
최적화 위해 개발단계부터 디바이스 업체와 협력사례도
델 노트북 中서 최적화 자랑하며 "배그 '핵' 2개도 돌아가" 어필해 물의

[편집자주] 남녀노소 즐기는 게임, 이를 지탱하는 국내외 시장환경과 뒷이야기들을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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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높아지는 게이머들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고퀄리티 그래픽과 액션을 자랑하는 게임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슈팅이나 액션 게임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과거에는 상대적으로 조악한 그래픽을 적용했던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도 이용자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점점 높은 수준의 그래픽을 적용하고 있다.

다만 모든 이용자들이 이를 안정적으로 소화할만한 최신 스마트폰이나 PC를 보유하고 있는 건 아니다. 그렇기에 '적당한' 기기에서 '안정적으로' 게임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 요즘 신작을 출시하는 게임사마다 강조하는 '최적화'란 이처럼 비교적 저사양의 디바이스를 통해서도 자신들의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한 밑작업이다. 게임의 최적화를 통해 이용자의 기기에 전해지는 부담이 줄어들 수 있도록, 매일 같이 개발자들은 최적화 작업에 투입되고 있다.


개별 그래픽 좋으면 뭐하나…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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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흡한 최적화 때문에 숱한 비판을 받은 '스타워즈 제다이: 서바이버'. /사진= 리스폰엔터테인먼트


통상 게임에서 중요한 요소로 꼽히는 것은 탄탄한 스토리라인과 눈길을 끄는 그래픽, 캐릭터 등 구성요소들로 꼽혀왔다. 그런데 이 같은 기본 요소들을 아무리 잘 꾸며도 이용자가 제대로 누릴 수 없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특히 2000년대부터 RTS(실시간전략게임)처럼 움직임 요소가 많은 게임이 대거 등장하면서 최적화 이슈가 부각되기 시작했다. 나날이 발전하는 게임들의 수준을 보며 이용자들의 눈높이도 치솟았다.

최적화의 핵심 기준 중 하나는 초당 프레임 수치(롄, Frames Per Second)다. 1초에 몇 장의 그래픽이(프레임)이 표시될 수 있는지를 의미한다. 영화 필름처럼, 초당 프레임이 많을수록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액션을 감상할 수 있다. 최신 게임들의 경우 통상 60프레임까지 나오는 경우가 많다.


최적화 안돼서 욕 먹는 게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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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S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호요버스 원신. /사진=호요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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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최적화 이슈는 비교적 PC/모바일 게임에서 많이 불거진다. 콘솔게임의 경우 사용하는 디바이스가 한정돼 있어 기기 사양이 예상 가능하기 때문에 개발 단계부터 이를 염두에 두고 만든다. 다만 콘솔게임의 경우에도 최적화를 고려하지 않은 개발 때문에 출시 이후 원성이 자자한 경우가 많다. 올해 4월 미국 리스폰엔터테인먼트가 출시한 엑스박스용 게임 '스타워즈 제다이: 서바이버'나 일본 프롬소프트웨어의 '엘든 링'은 최적화가 미흡했다는 이유로 여전히 비판 받고 있다.

모바일/PC 게임에선 최적화 이슈가 더욱 중요해진다. 개발자들이 최신 기기 사양에만 맞춰 게임을 개발할 경우 저사양 기기를 쓰는 이용자들의 유입이 힘들어진다. 지난해 GOS(게임최적화서비스)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갤럭시 사태의 경우, 근본적인 원인은 중국 호요버스의 게임 '원신'이 저사양 기기에 맞춘 최적화를 갖춰놓지 못한 탓이었다.

최적화가 이뤄지지 않은 게임을 플레이할 경우 기기에 과부하가 생기고, 이는 필연적으로 발열 현상으로 이어진다. 게임하다 끊기는 그래픽 때문에 일차적으로 '열' 받는 건 게이머지만, 그보다 더 빠른 속도로 스마트폰이나 PC가 뜨거워진다. 이는 전반적인 기기 성능 저하로 이어지면서 이용자들의 불만을 폭발시키게 된다.


신작 출시마다 단골 멘트 "우리는 최적화 잘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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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전부터 삼성전자와 최적화 기술협업에 나선 넥슨 퍼스트 디센던트. /사진=넥슨게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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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게임사마다 최적화에 적지 않은 인력을 투입하고 있다. 특히 대작 게임을 새로 출시할 때마다 이러한 점을 강조하면서 마케팅 포인트로 삼기도 한다.

지난해 3월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출시를 앞두고 만난 최성욱 넥슨 버블리싱라이브본부장 최적화 작업에 자신감을 보이며 이런 표현을 썼다.

"개발 도중에 앉은 자리에서 4시간 가량을 플레이했는데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날 그 이질감의 정체를 알았다. 폰이 안 뜨겁더라. 모바일 최적화를 정말 잘 했다. 0.001초 차이로 민감한 액션 게임을 이처럼 모바일 최적화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옛날식 도트 그래픽을 모바일에 이 정도까지 맞췄다."

지난달 출시한 카카오게임즈의 '아레스: 라이즈 오브 가디언즈'는 MMORPG지만 액션게임 '장인'으로 유명한 세컨드다이브가 개발하고, 게임 내 화려한 액션 장면이 많아 최적화에 대한 이목이 집중됐다. 당시 출시를 앞두고 김기범 세컨드다이브 TD(테크니컬디렉터)는 "최소사양은 PC기준 GTX1050, 모바일은 갤럭시S10이나 아이폰11에서 원활하게 동작하도록 최적화했다"며 "가까이 있는 건 세밀하게, 멀리 있는 건 듬성듬성 표현하거나 감추는 식의 작업을 많이 했고, 특히 모바일 최적화는 삼성이나 구글과 협업을 통해 엔진 단계부터 진행했다"고 전했다.


게임 개발단계부터 디바이스 업체와 협력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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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현지시간) 독일 쾰른에서 열리는 '게임스컴 2023'에 참가한 게이머들이 삼성 OLED 노트북으로 하이브IM의 게임 '별이되어라2'를 즐기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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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게임사가 개발 단계부터 아무리 최적화에 공을 들여도, 출시한 이후에는 꼭 최적화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는 게 현실이다. 이에 최근 게임업계에서는 개발 단계부터 스마트폰 등 기기 제조사와 함께 개발에 나서 최적화 이슈가 불거지지 않도록 하는 작업이 시작되고 있다.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는 디바이스 업체는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다음달 오픈베타 서비스를 시작하는 넥슨의 루트슈팅게임 '퍼스트 디센던트'에 HDR10+라는 최신기술을 적용키로 기술협약을 맺었다. 이는 일종의 이미지 변환처리 기술로, 게임에 특화해 화질을 최대한 보전하면서 높은 프레임의 게임도 끊기지 않고 즐길 수 있도록 돕는다. 삼성전자는 카카오게임즈의 아레스 출시에 앞서서도 기술협업을 통해 고퀄리티 그래픽의 실현을 돕기도 했다.

디바이스 업체들은 게임사와의 혐업이 아니더라도, 자사의 제품들을 소개하면서 얼마나 게임을 구동하기 편한지 어필하는 게 주요 마케팅 포인트가 되기도 한다.

2018년 '델'은 중국에서 인텔 8세대 CPU를 적용한 최신 게이밍 노트북을 선보이면서 웃지 못할 사례를 들기도 했다. 델 컴퓨터부문 책임자가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를 끊김 없이 즐길 수 있다면서 "핵(불법프로그램)을 여러 개 사용해도 화면이 끊기지 않는다"는 망언을 하며 불법프로그램 사용을 조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문제가 불거지자 델 본사는 즉시 사과문을 게재하며 "중국 제품 출시 행사에서 부적절한 사례가 사용됐지만, 델은 핵을 사용하는 행위를 긍정적으로 보지 않는다"고 진화에 나섰다.

최우영 기자 you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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