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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위안부 문제' 끝나지 않은 전쟁

14일은 '위안부 기림일'... 세계 9개국과 '연대집회'한 수요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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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8월 14일 피해 최초로 증언
14일까지 전 세계 곳곳서 기림 행사
한국일보

9일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인근에서 열린 제11차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 맞이 세계연대집회 및 제1608차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수요시위에서 참가자들이 일본의 반성과 사죄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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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동안 아무것도 바뀌지 않은 것 같아 정말 안타까워요."

9일 낮 12시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인근에서 열린 제1608회 수요시위에 참여한 독일인 레지나(52)는 흐르는 땀을 닦으며 진한 아쉬움을 내비쳤다. 1993년 학생 신분으로 한국을 방문했을 때 수요시위에 왔었다는 그는 이젠 전쟁 성폭력 연구자가 되어 이곳을 찾았다. 레지나는 "1993년, 2003년 등 한국 방문 때마다 수요시위에 꾸준히 참석했지만 논의는 늘 같은 자리를 맴돌고 있다"며 요지부동인 일본 정부에 사죄를 촉구했다.

이날 시위는 14일 11번째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을 맞아 9개국 97개 단체의 '세계연대집회'로 꾸려졌다. 아시아·태평양지역 일본군성노예제 피해자들과 시민단체는 2012년 고(故) 김학순 할머니가 일본군성노예 피해 증언을 공개(1991년)한 8월 14일을 기림일로 정해 매년 각국의 목소리를 모으고 있다.

24개 단체, 400여 명(주최 측 추산)의 참가자들은 한낮 땡볕에도 1시간 반 동안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성별, 나이, 국적은 저마다 달랐지만 일본의 반성을 촉구하는 마음은 하나였다. 시위 현장 바로 옆에서 이들을 비난하는 맞불 시위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은 "세계가 연대한 행사라 평소 수요시위보다 5배 넘는 인파가 몰렸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집회에서 전 세계 위안부들을 위해 꾸준히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은주 한국여성단체연합 활동가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용기 있는 목소리가 폭력, 차별의 역사를 바로잡고 있다"고 말했다. 고교생 김보미(17)양은 "우리가 믿는 올바른 역사가 실현되도록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해외에서도 기림일을 기념하기 위해 연대했다. 이날 미국 시카고에선 낮 12시(현지시간) 시민들이 소녀상 옆에 앉는 '사과 촉구' 행사가 열렸고, 일본 효고현에선 연대 수요시위를 진행했다. 일본과 미국, 영국, 독일의 시민단체는 기림일을 전후해 10개 도시에서 공동 행동에 나설 계획이다.

서현정 기자 hyu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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