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독시민사회단체 코리아협의회와 베를린 일본여성모임은 19일(현지시간) 유엔이 제정한 '분쟁 중 성폭력 철폐의 날'을 맞아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집회를 열고, 이런 구호를 외쳤다.
분쟁중 성폭력 철폐의 날 기념 집회 |
'분쟁 중 성폭력 철폐의 날'은 2008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분쟁 시 성폭력이 전쟁범죄를 구성한다는 사실을 강조한 여성, 평화, 안보에 관한 결의안 채택을 기념해 2015년 제정됐다. 결의 내용 중 분쟁 중 성폭력의 한 형태로 성노예를 명기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주의를 환기하는 역할도 했다.
이날 시위에는 소녀상을 관할하는 미테구의회 녹색당, 사회민주당(SPD), 좌파당 의원들과 우크라이나, 시리아, 이란, 수단, 아프가니스탄, 필리핀, 에티오피아 여성단체 소속 등 50여명이 함께했다.
코리아협의회는 이날 성명에서 "결의안 채택에도 가해자는 처벌되지 않는 등 아직도 아무런 영향이 없다는 점을 규탄한다"면서 "2020년 9월 세워진 뒤 일본의 압박에 철거될 뻔한 평화의 소녀상이 그 방증이다. 우리에게는 전쟁범죄와 그 피해자의 용기를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이 꼭 필요하다. 성범죄에는 시효가 없다"고 지적했다.
분쟁중 성폭력 철폐의 날 기념 집회 |
베를린일본여성모임은 이날 성명에서 "일본 정부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심각하게 대면하는 데 소홀했고 법원은 정부에 사과와 배상을 요구한 한국과 중국, 필리핀, 대만, 네덜란드 여성들의 소송은 모두 기각하면서, 시효가 오래전 끝났다고 이유를 설명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성범죄에 시효는 없다. 아무도 그 고통에 대해 종지선을 그을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날 시위에 참석한 베라 모르겐슈테른 독일 사민당 소속 미테구의원은 "소녀상이 이곳에 머무는 것은 이제 자명한 일"이라며 "오늘 같은 날 우리는 다른 곳이 아닌 소녀상 앞에서 모여 시위를 벌였다"고 말했다.
좌파당 소속 미테구의원은 "소녀상은 현재 당분간 허용된 상태로, 우리는 소녀상의 존치를 위해 싸우고 있다"면서 "어떤 형태로 유지될지는 모르겠지만 영구 존치를 위해서는 모든 정당의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소녀상에 경의 표하는 미테구의원 |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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