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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로또 조작 안 되겠네요"…국민 150명 지켜본 로또 추첨현장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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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071회차 로또 추첨 대규모 방청 진행
일반인 150명 추첨 준비 과정·생방송 참관
동행복권 "위·변조 방지 위해 노력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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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 복권관리위원회와 복권 주관사인 동행복권은 10일 오후 제 1071회차 로또 추첨 현장을 공개 생방송으로 진행했다. 사진은 생방송 진행 전 오후 3시 45분께 MBC 상암사옥 방송센터 로비에서 국민 150명이 모여 순서대로 입장하고 있는 모습. /상암동=이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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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상암동=이선영 기자] "많은 사람들이 의심을 가져서 참가하게 됐는데 거짓말과 조작을 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느꼈어요."

인천에 거주하는 60대 이 모 씨는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신사옥에서 '대국민 로또6/45 추첨 공개방송'을 참관한 뒤 소감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기획재정부 복권관리위원회와 복권 주관사인 동행복권은 이날 제 1071회차 로또 추첨 현장을 공개 생방송으로 진행했다. 로또 추천 방송 주관사인 MBC가 지난달 16일부터 열흘간 방청신청을 받았다. 생방송 방청에 1700명 넘는 인원이 신청한 것으로 집계된 가운데 150명이 참관인으로 선정됐다. 평소 추첨 방송 참여인원의 10배가 넘는다.

특히 이번 생방송은 지난 3월 4일 추첨한 1057회 로또 추첨 당시 2등 당첨자가 664명 나오면서 불거진 '조작 의혹'을 해소하고, 국민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복권방송 추첨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생방송 진행 전 오후 3시 45분께 MBC 상암사옥 방송센터 로비에는 다양한 연령대의 국민 150명이 모여 줄을 섰으며 1번부터 순서대로 입장했다. 이들은 추첨 방송에 앞서 생방송으로 진행된 1부 토크쇼 '복권에 대한 궁금증, 과학과 심리학이 답하다'를 방청했다. 2부 추첨 준비 과정(추첨기 점검 등)과 리허설, 생방송까지 일련의 과정을 모두 참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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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신사옥에서 열린 '대국민 로또6/45 추첨 공개방송'에서 150명 참관인이 보는 가운데 추첨기 '비너스'가 시험 작동을 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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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과 함께 진행된 추첨기 점검 과정에서는 추첨 장비인 비너스가 소개됐다. 추첨 장비는 총 3대(본 추첨기, 예비 1,2 추첨기)를 설치했다. 생방송 중 발생될 수 있는 추첨기 장애를 대비하기 위함이다. 추첨기는 전 세계적으로 45개국에 납품되고 있는 공정성과 안정성이 확인된 제품이다. 스타트 버튼을 누르면 혼합구로 진열대가 내려오고 6시 방향에서 바람이 나왔다. 공이 빠르게 돌고 12시 방향 밑뚜껑이 열리면서 맞아서 들어가는 방식이었다. 빨간색 센서는 RFID 칩을 인식했다.

추첨볼은 총 5개 세트가 준비돼 있었다. 방청객이 3개 세트를 고르고 나머지 2개는 다시 봉인됐다. 동행복권에 따르면 추첨볼 기준 무게는 4g이며 오차범위는 ± 5%(3.8~4.2g)이다. 둘레는 44.5㎜로 ±2.5%(43.4~45.6㎜)로 오차 범위 내에 있어야 사용할 수 있다. 참관인 1명이 임의로 공을 골라 직원에게 전달하면 복권 직원은 공 안에 내장된 RFID 칩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45개볼 모두 확인했다. RFID 칩은 추첨기에서 공이 뽑혔을 때 자동으로 추첨기가 공의 번호를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로 주로 교통카드 인식 시 사용된다. 공이 뽑혔을 때 컴퓨터 화면에 자동으로 번호가 뜨며 6과 9를 헷갈려 잘못 읽는 실수를 방지할 수 있다.

앞서 동행복권은 이날 오후 2시쯤 추첨 장비 보관창고도 개방했다. 추첨 장비는 보안을 위해 CC(폐쇄회로)TV, 이중잠금장치와 봉인이 설치된 창고에 보관되고 있었다. 추첨방송을 맡은 MBC와 동행복권에서 함께 와야만 열 수 있다. 보통은 생방송 3시간 전에 방송사와 동행복권 관계자가 동석해 잠금장치와 봉인 상태를 확인하고 창고를 개방한다.

참관인들은 이번 방청을 통해 추첨 과정이 진실되게 운영되고 있음을 느꼈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시 관악구에 사는 30대 김 모 씨는 "지난달에 3등에 당첨돼 조작 의혹을 품으며 참관 신청을 했다"며 "직접 보니 진실되게 운영하고 있음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경기도 김포에 거주하는 23살 허 모 씨는 "방송에 나오는 복권 추첨 장면만 보고 간단한 일인 줄 알았는데 (관계자들이) 준비 과정에서 고생을 많이 하시고 그 과정이 체계적이라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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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덕기 동행복권 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신사옥에서 '대국민 로또6/45 추첨 공개방송'에 앞서 복권시스템을 설명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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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덕기 동행복권 대표이사는 이날 추첨 방송 전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불거진 '로또 추첨 조작 의혹'에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홍덕기 대표는 "당첨 자체는 확률에 따라 무작위로 결정되고 당첨금액은 판매량과 당첨자수에 따라 확정된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로또 판매 초창기에는 이월이 많이 발생했는데 왜 현재는 발생하지 않는가'라는 질문에 "로또는 814만분의 1의 당첨확률을 가지고 있다. 초기 로또 10회 차의 평균을 보면 약 200만 건이 팔렸다. 당연히 1등이 나오기 쉽지 않은 구조다"라며 "현재는 일주일에 약 1억 건 가까이 팔리고 있다. 당연히 10명 이상씩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다. 현재까지 14번의 이월이 있었고 이 중 11번의 이월이 88회차 이내에 있었다. 요즘은 이월이 나오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화살로 쏘는 것은 안되는가'라는 질문에는 "연금복권에 화살로 쏘는 것을 했었다. 이 방식의 문제점이 45개 경계선에 맞게 되는 경우가 있다"며 "확인하기 어렵고 같은 번호에 맞았을 때 다시 추첨해야 한다. 현재는 공기부양식으로 변경해서 사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1등 당첨자가 수십 명 이상 속출한다는 지적에는 "자동과 수동의 선택 비율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로또 초기에는 수동의 비율이 14% 정도 됐고 지금은 70% 정도가 자동으로 선택한다"며 "수동을 선택하게 되면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숫자들을 선택하게 된다. 내 생일, 자녀의 생일, 아내의 생일, 선호도가 높은 번호 등, 그렇게 조합을 따지면서 (당첨 확률이 높아지는) 경향성이 생기게 된다"고 말했다.

1등이 너무 특정 지역에서 자주 나오는 것 아니냐는 의심에는 "판매액에 비례해서 당첨자가 나온다"며 "전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서울, 경기에서 당첨 건수가 가장 많고, 가장 적게 팔린 세종에서 당첨 건수가 가장 적은 것을 통계치로 확인됐다. 많이 팔리면 당첨자가 많이 나오는 구조"이라고 설명했다.

홍 대표는 "위변조 방지를 위해 지금에 만족하지 않고 더욱 개선해 나가겠다"며 "복권 시스템 예민하기 때문에 보수적으로 접근해서 시스템을 개선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복권위와 협의해서 블록체인 기법을 이용한 복권 위변조 검증 시스템 특허받았다"며 "위변조를 막기 위한 방법을 공개 영역에 노출함으로써 신뢰성을 확보해 가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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