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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우리 기술로 개발·제작… 힘차게 하늘길 가른 ‘숨비’ [이슈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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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테크기업, PAV 시험비행 성공

ADD 공모 선정 4년여 만에 결실

2025년 ‘화물비행체’ 상용화 추진

‘위∼잉∼’

지난해 12월13일 인천 옹진군 자월도. 약한 북서풍이 불어오는 상황에서 넓이 4m, 길이 4.5m, 높이 2.3m 크기에 무게 500㎏ 개인용 비행체(PAV·파브)가 프로펠러를 힘차게 돌리기 시작했다. 지상을 박차 올라 정해진 고도에 이르자 모터를 가동하고 본격 비행이 시작됐다. 모터와 날개에서 나오는 소리가 하늘에 울려 퍼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파브는 순간적으로 시야에서 사라졌다. 긴장과 떨림 속에 이어진 운항은 10분간 시속 50㎞ 이하로 200∼300m 높이를 유지하며 성공리에 마무리됐다. 순수 국내 기술로 만들어진 항공테크기업 ㈜숨비의 ‘S-PAV’가 무사히 목적지까지 나는 데 성공한 감격적인 순간이다.

세계일보

인천 옹진군 자월도에서 시험 비행을 마친 파브 시제기가 상공에 떠 있다. 숨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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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PAV’는 국토교통부가 지정한 파브특별자유화구역(당국에 사전 신고 없이 자유롭게 파브를 띄울 수 있는 지역) 자월도 인근 해역에서 이착륙과 비행을 100회 이상 반복했다. 2018년 9월 방위사업청 산하 국방과학연구소(ADD) 민군협력진흥사업 공모에 인천시·숨비가 공동으로 선정된 이후 4년3개월 만의 결실이다.

이번 1세대 기체는 고신뢰 제어시스템, 100㎾ 하이브리드 발전기, 고성능 모터 등 핵심 기술과 부품을 자체적으로 선보여 그 의미가 남다르다. ADD 측은 현장평가를 거쳐 최종적으로 ‘성공’ 판정을 내렸다. 숨비는 시속 50㎞ 이상 속도로 1시간 이상을 비행하는 시험에 연내 도전한다. 이렇게 축적된 기체 설계와 제작 기술을 바탕으로 100㎏급 적재 하중의 화물항공비행체(CAV)를 개발해 2025년부터 인천항과 서해 섬, 섬과 섬 사이 운송에 나서기로 했다. 업체는 인천테크노파크의 ‘파브특별자유화구역 내 이착륙 실증시스템 설치’ 공모 선정으로 자월도 현지 2250㎡ 부지에 국내 첫 버티포트를 조성 중이다. 국제항공 규격을 준용해 마련된다. 자체 확보한 안전착륙유도장치와 야간 조명인 항공등화 등을 도입한다. 이와 별도로 격납고, 정비고, 관제센터 등을 갖춘 실증화지원센터도 내년 말까지 건립한다.

오인선 숨비 대표이사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지만 더 나아가 버티포트 구축 표준 등 장래 도심항공교통(UAM) 시대를 개척하는 완벽한 파브를 인천시·옹진군 상공에 띄울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강승훈 기자 shk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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