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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외교관례도 무시한 中…한국 향한 '전랑외교' 다시 거세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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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당당한 외교' 천명한 尹정부에 압박 강화로 대응할 듯

싱하이밍 "반드시 후회할 것"…'한한령' 같은 조치 가능성도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8일 오후 서울 성북구 중국대사관저를 방문해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와 관저를 둘러보고 있다. 2023.6.8/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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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최근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가 거친 발언을 통해 우리 정부의 대외정책을 비판한 것을 두고 중국이 우리나라에 대해 '전랑외교'(戰狼外交)를 본격적으로 강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싱 대사는 지난 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대사 관저로 초청한 자리에서 최근 한중관계 악화의 책임을 우리 정부에 전가하면서 "미국이 전력으로 중국을 압박하는 상황 속에 일각에선 미국이 승리하고 중국이 패배할 것이라는 데 베팅하는 것 같은데, 이는 분명히 잘못된 판단이다. 아마 반드시 후회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싱 대사가 우리나라의 야당 대표를 관저로 부른 데 이어 우리 정부의 외교정책을 비판한 것은 '외교적 결례'이자 '내정간섭'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나아가 중국이 전랑외교에 나섰다는 분석도 뒤따른다. 전랑외교는 늑대처럼 힘을 과시하는 외교라는 뜻으로, 무력과 경제보복 등 공세적인 외교를 통해 상대국을 압박하는 중국의 외교전략을 말한다.

중국이 전랑외교를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은 올해 초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집권 3기의 '외교·안보 투톱'으로 강경파 인사인 왕이(王毅)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과 친강(秦剛) 신임 외교부장이 채워지면서부터 계속 제기됐다.

특히 싱 대사의 이번 발언은 싱 대사 개인의 의견이 아닌 중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으로 풀이되면서 중국의 대한외교 노선이 더욱 강경해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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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2.11.16/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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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외교부도 전날 정례브리핑을 통해 싱 대사의 발언과 관련해 "현재 한중 관계는 어려움과 도전에 직면해 있으며 그 책임은 중국에 있지 않다"며 "양국 관계 및 공통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중국의 입장과 우려 사항을 소개하는 것이 그의 임무"라고 말해 싱 대사의 발언이 중국 입장과 동일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중국이 전랑외교를 통해 압박 수위를 높이는 데는 지난해 5월 출범한 윤석열 정부가 '글로벌 중추국가'를 대외정책 기조로 정하고 미국, 일본 등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의 협력 확대·강화를 위한 외교정책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과거 우리 정부가 미국과의 관계를 중시하면서도 중국과의 관계도 관리하는 모습을 보인 것과는 달리 윤석열 정부는 대중외교에 있어 저자세로 나가지 않는 '당당한 외교'를 강조하고 있어 중국이 이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외교 공세를 펴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일각엔 싱 대사의 '후회' 발언과 맞물려 중국이 지난 2017년 주한미군의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반발해 그 보복 조치의 하나로 발동했던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과 같은 조치가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는 우려의 시선도 있다.

이와 관련해 최근 중국 내에서 우리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대한 접속이 원활하지 않거나 우리 연예인의 중국 방송프로그램 출연이 돌연 취소되는 일이 발생하는 등 한한령과 비슷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신상진 광운대 국제학부 교수는 중국이 향후 우리나라의 미일외교 강화에 대한 보복조치를 취할 가능성에 대해 "싱 대사가 한국의 대중무역 수출 감소의 이유가 한국에게 있다고 한 발언에서 유추해 볼 수 있다"며 "공식적으로 조치를 취하지는 않겠지만 우리나라에 타격이 될 만한 조치를 취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yellowapoll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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