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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미세먼지 뒤덮인 뉴욕에 美 화들짝… 외신들 “중국·인도에서는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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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캐나다 산불로 발생한 스모그가 뉴욕을 강타해 공기가 주황색으로 변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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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동부 산불로 발생한 미세먼지가 남하하면서 미국 최대 도시 뉴욕이 미세먼지로 뒤덮였다. 대기는 주황색으로 물들었으며, 시민들은 다시 마스크를 착용하기 시작했다. 이 가운데, 영미권 주요 언론사들은 아시아에서는 이 같은 대기 상태가 일상이라는 보도를 일제히 내놨다.

영국 BBC 방송 인도 특파원들은 8일(현지 시각) ‘델리는 숨쉬기 위험한 도시’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인도 대기오염 실태를 전했다. BBC는 “짙은 연기로 가려진 뉴욕 자유의 여신상이 미국을 충격에 빠뜨렸지만, 짙은 안개에 가려진 뉴델리의 ‘인도문’은 인도에서 반복되는 일상”이라고 했다. 자유의 여신상만큼 대표적인 랜드마크인 인도문이 탁한 공기에 의해 뿌옇게 보이는 건 일상이라는 뜻이다. 이어 “델리 사람들은 코가 막히고 눈이 따갑고 머리가 아프다고 불평한다”며 “병원은 호흡기 질환을 호소하는 사람들로 가득 찬다”고 했다.

그러면서 빈부격차에 따라 대기오염 영향을 받는 정도에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부자들은 밀폐된 방에서 공기청정기를 쓸 수 있지만, 빈민가와 판잣집에 사는 가난한 주민들과 야외에서 일하는 수백만 명의 노동자·노점상·교통경찰 등은 더러운 공기를 마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BBC는 “국가 지도자들에게 대기오염을 해결하는 것은 우선순위가 아니다”라며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대기오염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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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대기오염으로 수도 뉴델리에 있는 인도문이 흐릿하게 보인다. /로이터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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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산불로 발생한 스모그가 뉴욕을 강타해 공기가 주황색으로 변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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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타임스(NYT)도 같은 날 ‘나쁜 세계의 많은 지역에서 나쁜 공기는 일상’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이 기사에서는 중국 미세먼지 실태가 조명됐다. NYT는 “중국 내 도시들은 1980년대 이후 먼지와 유독성 공기로 숨이 막혀왔다”며 “10년전부터 정부가 공장을 단속하고 노후경유차를 도로에서 몰아내는 등의 정책을 폈지만, 악화된 공기 질은 좋지 않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대기오염으로 전 세계에서 약 667만명이 사망했는데, 사망자가 주로 북아프리카·중동·동남아시아에서 발생했다는 2019년 통계를 인용하기도 했다.

CNN도 비슷한 취지의 기사를 냈다. CNN은 지난해 세계에서 가장 오염된 도시 10곳 중 6곳이 인도에 있다는 대기질 분석업체인 아이큐에어(IQAir)의 분석을 토대로 세계에서 가장 오염된 도시 10개 중 6개가 인도에 있다고 전했다. 이어 “지구 반대편에서 ‘스모그와의 전쟁’은 새롭지 않다”며 “일년내내 아시아 전역의 많은 주요 도시는 유해한 연기 및 가스, 그리고 산업용 화학 물질로 휩싸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후 위기가 가속화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이 같은 공기 질이 표준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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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로 온통 뿌옇게 보이는 중국 베이징.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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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번 캐나다 남동부 40여곳에서 발생한 자연 산불로 뉴욕이 큰 타격을 입었다. 산불로 인한 연기가 북서풍을 타고 뉴욕으로 남하하면서다. 7일 기준 뉴욕 공기질지수(AQI)는 392였는데, 이는 ‘건강에 큰 위협이 되는’ 수준으로 분류된다. AQI가 100만 넘어도 노약자와 기저질환자는 외출을 자제해야 한다. 한국이 황사와 미세먼지가 심할 때가 통상 170~200 정도다. 뉴욕 자유의 여신상과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등이 황색 연기에 가려진 사진 등이 확산하면서 대기오염 심각성을 짐작게 했다.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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