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여성 셋 중 한 명서 발견되는 이것...음주시 위험 더 높아진다는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가임기 여성 자궁근종 환자 매년 증가세
35세 이상에선 절반에 달해
방치시 난임 위험 높아져 조기진단 중요


매일경제

<이미지 출처=픽사베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가임기 여성 세 명 중 한 명에서 자궁근종이 발견된다. 자궁근종은 35세 이상 여성 40~50%에서 발견될 정도로 흔하지만, 명확한 발병 원인과 치료법이 밝혀지지 않은 난치성 질환이다. 자궁근종 환자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자궁근종 환자는 2019년 약 44만명에서 2021년 59만명으로 늘었다. 연령대별로는 40대(37.7%), 50대(30.9%), 30대(17.3%) 순이었으며, 20대 환자(1만8000여 명)는 2년 새 40%가량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궁근종은 자궁을 이루는 부드러운 근육조직에 생기는 양성종양을 뜻한다. 자궁근육세포가 비정상으로 증식해 발생하는데, 생기는 위치에 따라 점막하근종, 자궁근층내근종, 장막하근종 등으로 구분한다. 대표적 증상으로는 △월경량 과다 △극심한 생리통 △소화불량 △빈뇨 △골반통 등이 나타나며, 생리 예정일이 아님에도 출혈이 있거나 피가 덩어리 질 때도 의심해볼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증상이 없어 몸에 이상이 발견되기 전까지 치료 없이 지내는 경우가 많다. 근종을 제때 치료하지 않을 경우 난임의 원인이 되거나, 거대 근종이 주변 장기를 압박해 기능을 손상시킬 수 있기 때문에 조기진단이 중요하다.

자궁근종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유전적인 영향이 매우 크며, 직계 가족 중 근종이 있는 경우에는 발병 확률이 약 3배 이상 높다고 알려져 있다. 과도한 음주도 자궁근종 발생 위험을 키우는 것으로 보고됐다. 김선미·김진주 서울대 의대 산부인과 교수와 최승호 내과 교수, 한경도 숭실대 통계학과 교수 공동 연구팀은 7년간 추적·관찰 연구를 통해 자궁근종 발병 위험이 과도한 음주로 인해 높아진다는 점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음주와 자궁근종 사이의 연관성을 확인하기 위해 2008∼2012년 국가건강검진을 2차례 이상 받은 20∼38세 여성 가운데 자궁근종이 없었던 151만2384명을 대상으로 7년간 추적·관찰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탐에 따르면, 하루 음주량이 소주 3~4잔(알코올 기준 30g) 미만인 여성의 자궁근종 발병 위험은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 여성과 비교해 12%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위험은 하루 알코올 섭취량이 30g 이상이거나, 한번에 7잔 이상으로 과음하는 경우 각각 16%와 17%로 더 높아졌다. 2년 간격으로 시행된 검진에서 ‘모두 술을 마신다’고 응답한 여성은 2번 모두 술을 마시지 않는다고 응답한 여성보다 자궁근종 발생 위험이 20%나 높게 나타났다.

중간에 술을 끊으면 술을 끊으면 자궁근종 위험도 함께 떨어졌다. 처음 검진 당시 술을 마셨더라도 2년 후 검진에서 술을 마시지 않는다고 응답한 여성의 자궁근종 발생 위험은 2번 모두 음주하지 않는다고 답한 여성과 유사한 수준으로 확인됐다. 반면 술을 마시지 않다 음주를 시작한 여성의 자궁근종 위험은 비음주 여성보다 14% 높았다. 김선미 교수는 “적은 양의 음주라도 가임기 여성에서 자궁근종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확인된 만큼 가임력 보존을 위해서는 평소 술을 자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자궁근종은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별도의 치료 없이 주기적인 검사를 통해 근종의 형태를 살핀다. 생리통이 심할 때에는 진통 소염제를 처방해 경과를 관찰한다. 월경량이 많고 생리 주기가 불규칙한 경우에는 피임약을 복용하기도 한다. 한 달 내내 매일 복용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가장 효과적으로 월경량을 줄이고 생리통을 감소시키는 방법이다. 이연지 명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10cm 이상의 거대 근종이라 하더라도 증상이 거의 없어 못 느끼는 경우도 있다”며 “생리를 시작한 여성이라면 1년에 한 번 이상 초음파를 통해 자궁과 난소를 관찰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자궁근종 치료는 근종의 크기, 증상 유무, 임신계획 등에 따라 결정되며. 호르몬제 약물요법과 수술적 치료 등이 시행된다. 자궁근종의 크기가 3cm 미만이고, 증상이 없는 경우엔 별도 치료 없이 추적 관찰한다. 하지만 근종이 커지거나 통증과 출혈이 발생한다면 반드시 치료가 필요하다. 약물치료는 경구약과 주사제가 쓰인다. 경구약은 출혈이나 통증조절에, 주사제는 여성호르몬을 억제해 근종 크기를 줄이는 것이 목적으로 쓴다. 다만 약물치료로 근종 제거는 어렵다.

매일경제

이연지 명지병원 산부인과 교수가 자궁근종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사진=명지병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수술적 치료는 근종의 위치나 형태, 크기에 따라 자궁 전체를 절제하거나 근종만 제거하기도 한다. 수술은 자궁에 직접 이뤄지는 만큼 조직과 신경의 손상을 줄여 가임력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최근에는 감염위험과 출혈을 줄이고, 절개부위를 최소화할 수 있는 로봇수술을 많이 시행하는 추세다. 이연지 교수는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매년 환자수가 증가하고 있어 주기적인 산부인과 검진이 필요하다”면서 “특히 가임기 여성에서 근종이 발견될 경우 자궁 주변부 손상을 최소화하고 가임력을 보존하는 수술법 등을 고려해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과거 자궁근종 제거는 개복수술로 이루어져 하복부 아래쪽을 크게 절개한 반면, 로봇수술은 1~4 부분 정도의 작은 절개를 통해 수술이 진행되기 때문에 출혈이나 감염 발생 위험이 낮고 흉터도 많이 남지 않는다. 자궁을 최대한 보존함으로써 가임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근종제거수술은 비교적 안전한 수술법이이지만, 근종제거수술을 받은 환자의 경우에는 자연분만 시 자궁파열 등의 위험이 있으므로 제왕절개를 통해 출산해야 한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