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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테니스 코트 누비는 꽃중년이라면 '이 관절' 주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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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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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프로그램이 방송에서 인기다. ‘위닝 샷(winning shotㆍ승리를 결정짓는 타구)’을 꿈꾸며 50대 중년의 나이에도 코트를 누빈다. 그러나 멋있게 공격 포인트를 올리며 환호하는 동안에도 어깨관절은 마모되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어깨관절은 척추관절·고(股)관절(엉덩이관절)과 함께 우리 몸의 3대 관절로, 모든 육체 노동과 스포츠 동작에 두루두루 쓰인다. 이 중 회전근개는 어깨관절을 싸고 있으면서 어깨 안전성과 운동에 관여하는 근육을 말한다.

노화, 반복적 사용으로 인한 퇴행 등으로 회전근개 힘줄 파열 환자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그 중 스포츠 인구 증가 등이 주원인의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김명서 강동경희대병원 정형외과 교수의 도움을 받아 회전근개 힘줄 파열에 대해 알아봤다.

회전근개는 팔을 움직이게 하는 4개의 근육 조합을 말한다. 주요 기능은 팔을 올리는 동작, 안쪽 또는 바깥으로 돌리는 회전 기능을 하기에 회전근으로 불린다.

뼈에 붙어 있는 회전 근육의 힘줄이 노화 등의 퇴행성 변화가 일어나 파열에 이르게 되는 것을 회전근개 질환이라고 한다. 4개의 회전근개 힘줄 중 하나라도 끊어지거나 손상되면 어깨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회전근개증후근은 퇴행성 질환으로, 2021년 환자를 살펴보면 50~60대에서 가장 많이 발생했다. 2018년 대비 2021년 환자 수는 15% 가까이 증가했다.

회전근개 힘줄 파열 원인은 나이가 들면서 힘줄 퇴행성 변화 및 혈류 공급의 저하와 같은 ‘내인성(內因性) 원인’과 힘줄과 어깨 천장뼈 충돌, 과도한 사용 등 ‘외인성(外因性) 원인’으로 나뉜다.

회전근개증후군 관련 질환 중 회전근개 파열은 골프나 배드민턴, 테니스 등 어깨를 많이 쓰는 스포츠를 반복적으로 하거나 급성 손상으로 어깨를 다쳐 파열될 때도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어깨 통증이 발생하면 오십견이라고 여겨 방치할 때가 많은데 이때 회전근개 파열 때문에 통증이 생긴 것이라면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으므로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는 게 좋다.

회전근개 파열은 파열 부위에 압통이 있는지 눌러봐서 각 힘줄 어느 부위에 통증이 발생했는지 확인하고 정상 기능을 하는지 검진한 뒤 X선 촬영, 초음파검사, 자기공명영상(MRI) 등 영상 검사로 확진한다. MRI 검사는 회전근개 파열 유무 뿐만 아니라 파열 크기, 양상 및 파열된 부위의 지방 침착과 위축 정도를 알 수 있어 수술법을 택하고 치료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된다.

회전근개 파열은 파열 정도가 심하지 않은 부분 파열일 때는 무조건 수술해야 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환자 나이, 직업, 활동 정도, 파열 크기, 기능 저하 정도, 손상 메커니즘, 통증 정도 등을 감안해 치료법을 택한다.

부분 파열은 처음에 먹는 약이나 주사 등의 보존적 치료로 동반된 염증 치료를 하면서 경과를 관찰한다. 파열 크기가 작고, 통증이 가라앉아 어깨의 움직임 원활하면 어느 정도 일상생활은 큰 제한 없이 가능하다.

특히 75세 이상 고령 환자가 파열이 심하지 않으면 약이나 주사로 한 염증 치료, 스트레칭을 이용한 어깨 관절 유연성 회복 운동, 어깨 주변 부위 근력 강화 운동 등을 단계적으로 시행해 볼 수 있다.

이러한 보존적 치료에 반응이 좋더라도 6개월이나 1년 단위로 초음파검사를 시행해 파열 진행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회전근개 파열은 시간이 지나면서 부분 파열이 완전 파열로 진행할 수 있고, 완전 파열 가운데서도 파열 크기가 점점 커질 수 있다. 파열이 계속 진행해 크기가 커지면 수술을 하게 된다.

또한 부분 파열임에도 약물이나 주사, 재활, 운동 치료를 병행해도 통증이 계속되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된다. 특히 활동량이 많은 젊은 환자에서 강한 외력에 의한 외상성 파열이거나 심각한 기능 이상 및 근력 저하가 동반되면 비교적 이른 시기에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수술은 파열된 힘줄을 봉합하는 것이 기본이며 통증 원인이 되는 점액낭 염증을 제거하고 힘줄과 충돌을 일으킬 수 있는 어깨천장뼈 일부를 제거한다.

수술은 대부분 관절경으로 진행된다. 피부에 4~5개의 구멍을 뚫고 수술하는데, 관절 속을 모니터로 관찰하면서 찢어진 회전근개를 봉합한다.

관절경술은 기존 절개술보다 절개로 인한 주위 조직 손상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수술 시간은 2~3시간 정도 걸린다. 수술 후 4~6주 정도는 보조기를 차면서 조심해야 한다.

보조기를 차는 동안은 어깨를 위로 올리거나 옆으로 벌리는 동작을 삼가야 한다. 그러나 파열 크기가 광범위하고 끊어진 파열 부위가 몸쪽으로 말려 들어간 퇴축이 심하면 봉합이 불가능하거나 봉합해도 재파열 위험이 높다.

따라서 어깨 통증이 점점 심해지고 근력이 저하되기 전에 병원을 찾아 치료해야 한다.

보조기 착용이 끝나면 재활 치료가 진행된다. 수술 후 보조기를 차고 있으면 어깨가 굳으므로 보조기를 푼 직후에 어깨를 올리거나 회전하는 동작이 잘 되지 않는다. 따라서 먼저 부드럽게 관절 운동 각도를 만드는 운동을 한다.

수술하지 않은 팔로 수술한 팔을 움직여주는 운동이다. 하루에 2회씩 20~30분은 해야 한다. 이렇게 3개월 정도 하면 어깨 움직임이 조금씩 부드러워지며 3~6개월 정도 후에는 수술 전과 같이 일상생활에 큰 제한 없는 상태로 어깨를 사용할 수 있다.

회전근개 파열을 예방하려면 평소 스트레칭으로 어깨를 부드럽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명서 교수는 “운동하기 전 잠깐 하는 게 아니라 관절이 충분히 이완될 때까지 해야 한다”며 “평소에도 자주 기지개를 켜는 습관을 가지면 도움이 된다”고 했다.

어깨 긴장을 풀어주는 뜨거운 찜질도 좋다. 나아가 어깨까지 담글 수 있는 탕욕이라면 더 좋다. 균형 잡힌 식습관으로 어깨 힘줄을 튼튼히 하고, 어깨 스트레칭 및 근력 운동을 꾸준히 시행해 어깨 힘줄과 근육 유연성을 기르는 게 좋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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