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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수내역 사고 CCTV 영상' 유출자 색출?…"책임 묻겠다"는 코레일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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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 영상 언론에 제공한 소방 당국에 항의

시민들 "반성과 대책 마련은 뒷전" 비난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지난 8일 수인분당선 수내역에서 발생한 에스컬레이터 역주행 사고 장면이 담긴 CCTV 영상이 외부 유출된 경위를 조사하고 필요시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해 시민들의 비판이 일고 있다.

이번 사고는 출근 시간대인 8일 오전 8시 20분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지하철 수인분당선 수내역 2번 출구에 설치된 상행 에스컬레이터가 지하 1층에서 지상 1층으로 올라가다 갑자기 멈춘 뒤 몇 초간 거꾸로 역주행해 일어났다. 사고고 에스컬레이터에 탄 시민들이 밀려 넘어지면서 14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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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 수내역 에스컬레이터 역주행, 구조 나선 시민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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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사고 장면이 담긴 CCTV 영상은 이날 오후 언론에 보도됐다. 이 CCTV 장면을 사용한 보도 화면에는 '경기소방재난본부 제공'이라는 자막이 달렸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있던 사람들이 갑자기 균형을 잃고 줄줄이 넘어져 순식간에 겹겹이 쌓인 모습이 아찔하고, 충격적이라 크게 화제가 됐다.

당시 현장에 출동한 소방재난본부 구급대원들이 사고 상황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역무실 내 CCTV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당일 코레일은 CCTV 영상을 언론에 제공한 소방 당국에 여러 차례 항의 전화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코레일이 관리하는 CCTV 영상을 현장에 출동했던 경기소방재난본부 관계자가 무단으로 재촬영했으며, 코레일의 동의를 받지 않고 언론에 제공했다는 이유에서다.

사고 이튿날인 이날 코레일은 CCTV 영상 유출과 관련, 철도안전법 및 개인정보보호법 등 위반 사안으로 보인다며 유출 경위 조사에 착수했다.

사고 직후 코레일은 공식 사과문을 내고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지만, 이면에서는 CCTV 영상 유출 경위를 조사, 유출자를 색출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시민들의 분노가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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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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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은 “사고 대책은 세우지 않고 쓸모없는 일에 힘 빼고 있다” “반성과 책임 의식은 없고 은폐에 급급한 모습에 더 화가 난다” “사고가 난 건 코레일 책임인데 애먼 사람에게 화풀이한다”, “영상을 봤기 때문에 얼마나 위험한 순간인지 알 수 있었다”는 지적이 줄을 이었다.

법조계에서는 영상 유출과 관련 “소방 당국에 법적 책임을 묻기 어려울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공민의 알권리 차원인데다 공개된 영상이 흐려 사고 피해자들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코레일은 이번 논란과 관련해 "사고 원인 조사가 급선무이며 현재는 재발방지 대책마련에 집중하고 있다"며 "영상유출에 대해서는 추후 경위를 파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 단계에서 법적 조치를 검토한 바 없다"며 "이번 사고와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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