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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아시아 최초로 스타트업 구글에 매각한 ‘창업의 神’ [남돈남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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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석 비팩토리 대표 인터뷰
카이스트 출신 해커
창업만 6번 ‘창업 신’


매일경제

노정석 비팩토리 대표 . <사진=매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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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힘든 때요? 매일 힘들어요. 창업하면 끝나지 않는 고통이 시작됩니다. 기업이 생존하고 성장해야 하기 때문에 항상 긴장해야 하고 마음 편히 쉴 날도 없어요. ‘왜 또 창업했을까’ 후회할 때도 있지만,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무엇인가를 만들어내는 것이 즐거워서 또 창업하고 또 창업했습니다.”

화장품 개발·판매 기업 ‘비팩토리(B FACTORY)’의 노정석 대표는 우리나라 벤처·스타트업계에 유명 인사로 꼽힌다. 특히 정보기술(IT) 분야에 종사하거나 관심이 많은 젊은 창업가들이 멘토로 삼고 싶어 하는 성공한 벤처 기업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천재 개발자로 불린다.

그는 카이스트에서 경영공학을 전공한 공학자로, 19세 때 실력 있는 해커로 유명했다. 그는 21세였던 1997년 보안 서비스 제공업체 ‘인젠’을 설립하며 창업가로 변신해 지금까지 총 6번 창업했으며, 대부분 성공했다.

기업 한 곳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고, 기업 두 곳을 외국계 기업에 매각해 청년 시절에 이미 큰돈을 벌었다. 매각 기업 중 한 곳은 2005년 설립한 블로그 서비스업체 ‘태터앤컴퍼니’로, 노 대표는 2008년 이 회사를 구글에 매각했다. 태터앤컴퍼니는 아시아 스타트업 중 구글이 최초로 인수한 스타트업이다.

노 대표는 이후에도 여러 번 회사를 창업하며 연쇄 창업가의 길을 걸어왔다. 오래 전에 경제적인 자유를 얻었기에 취미활동이나 하면서 편히 살 수도 있지만, 그는 2020년 또 새로운 분야 개척에 나섰다. 이번에는 화장품 사업이었다.

“엄청나게 혁신적으로 진화한 적이 없는 산업이면서 우리나라 기업이 뛰어들기에 유리한 분야, 소프트웨어 기술 적용이 덜 된 곳, 사람들이 더 젊어지고 아름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분야에 도전해보고 싶었어요. 그렇게 찾은 분야가 화장품 산업이었습니다. 인공지능(AI), 스마트공장, 획기적인 화장품 원료를 토대로 세상에 없던 화장품을 내놓고, 여기서 더 나아가 종합 뷰티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결심하고 화장품 사업을 시작했어요.”

비팩토리의 브랜드명은 ‘킵(KYYB)’이다. 사람들을 젊고 아름답게 만들어주겠다(Keep You Young & Beautiful)는 의미를 담았다. 제품은 △하이알차저 온리(5나노차저) △유시파이 앰풀 위드 하이알차저(5나노앰플 당호박오일) △하이알차저 위드 호호바 오일(5나노앰플 호호바 오일) 등 3가지이다. 전부 기초 화장품으로,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은 하이알차저 온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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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비팩토리의 제품인 하이알차저 온리, 유시파이 앰풀 위드 하이알차저, 하이알차저 위드 호호바 오일. <사진 제공=비팩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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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수록 피부가 처지고 꺼지는 것은 피부에서 히알루론산이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히알루론산은 콜라겐, 엘라스틴과 함께 피부 진피층을 구성하는 주요 성분 중 하나인데, 피부에 히알루론산 양이 줄어들면 피부 탄력이 떨어지고 주름이 잘 생깁니다. 히알루론산은 고분자, 저분자 히알루론산으로 나뉘며, 피부에 고분자 히알루론산이 많으면 젊은 피부, 저분자 히알루론산이 많으면 노화한 피부로, 피부에 고분자 히알루론산을 잘 공급해줘야 합니다. 문제는 고분자 히알루론산의 입자 크기가 모공과 땀샘 크기보다 커서 피부 각질층 등으로 구성된 표피층을 뚫고 진피층까지 도달하는 게 매우 어렵다는데 있습니다.”

노 대표는 이 문제를 카이스트 김철환 박사와 개발한 ‘모아시스 기술’을 적용해 해결했다. 모아시스 기술은 분자의 본래 성질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입자 크기만 아주 작게 만들어서(나노화) 피부 깊숙한 곳까지 침투 가능하도록 만든 기술이다.

“일반 고분자 히알루론산 입자의 크기는 2000~3000nm(나노미터)인데, 각질층의 틈새가 40나노미터입니다. 고분자 히알루론산이 각질층을 뚫고 진피층까지 도달할 수 없는 구조이죠. 고분자 히알루론산, 정제수, 극소량의 방부제만으로 구성된 ‘하이알차저 온리(5나노차저)’는 고분자 히알루론산인데, 모아시스 기술을 통해 입자 크기를 5나노미터로 줄여 피부 깊숙한 곳까지 도달 가능합니다.”

이러한 기술이 적용된 ‘킵’ 화장품을 사용해본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킵 제품이 뛰어나다고 홍보해주면서 일본, 중국 등에 소량씩 수출되고 있다. 비팩토리는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아 시그나이트파트너스, 스톤브릿지벤처스 등 벤처캐피털로부터 총 40억원을 투자받았다.

비팩토리는 지방 세포막을 망가뜨리게 해서 지방 세포를 죽이는 크림 개발도 끝내고 올해 하반기 출시를 앞두고 있다. 제품에 자신이 있기 때문에 온라인은 자사몰 중심으로 판매하고 있으며, 내년 상반기 오프라인 매장을 내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저는 공학도였습니다. 인공지능, 나노기술 등 여러 기술을 통해 인류를 더 젊고 아름답게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어서 화장품 사업을 시작했어요. 비팩토리가 화장품 회사로 출발했지만, 사업 영역을 바이오 분야까지 넓힐 것입니다.”

신수현 기자

* 남돈남산은 많이 팔린 제품 등을 소개하고 많이 팔리게 된 배경, 해당 기업의 경영 전략 등을 담는 연재 코너입니다. 아래 기자페이지의 ‘+구독’을 누르시면 놓치지 않고 기사를 읽으실 수 있습니다.



* 유튜브 ‘매경5F’에서 노정석 대표의 인터뷰 영상 2개를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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