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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기밀유출' 트럼프 37개 혐의…"美 핵무기 자료 화장실에 방치"(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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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회장·침실 등에 보관…"유출 시 국가 안보 위협"

"은폐하며 수사 방해…권한없는 사람에게 공개도"

뉴스1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성관계 입막음’ 등 34개 중범죄 혐의 기소인부 절차를 위해 뉴욕 맨해튼에 있는 형사법원에 도착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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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백악관 기밀문서 유출 혐의로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소장이 공개됐다.

정부 기밀 불법 보유, 사법 방해 등 총 37개의 혐의로 기소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미국의 핵무기 관련 자료들이 샤워장과 화장실 등 보안이 취약한 곳에 보관됐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날 미국 연방 검찰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소장을 공개했다.

49쪽에 달하는 공소장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을 떠나면서 "미국 핵 프로그램, 미국과 동맹국을 향한 군사적 공격에 대한 잠재적 취약성, 적국 공격에 대한 대응 계획" 등이 담긴 기밀문서를 불법적으로 보관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검찰은 "이 문서들이 공개되면 미국의 국가 안보와, 외교 관계, 미군의 안전, 인적 자원, 민감한 정보 수집 방법의 지속적인 실행 가능성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으로 △고의적인 국방 정보 보유 혐의 31건 △사법 방해 음모 1건 △문서·기록 제출 거부 1건 △문서·기록 부정 은폐 1건 △연방 조사 도중 문서 은닉 1건 △은닉 모의 1건 △허위 진술 1건 등 37개 혐의로 기소됐다.

최측근인 월트 나우타 역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밀유출을 적극적으로 도운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검찰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1년 7월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 있는 자기 골프 클럽에서 매우 민감한 정보인 이란에 대한 미국의 "공격 계획"을 방문객들에게 공유하며 이 자료가 기밀 해제되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하는 녹취록을 증거로 제시했다.

또 2021년 9월 그가 보안 허가를 받지 않은 정치활동위원회(PAC) 직원에게 일급 기밀 군사 지도를 보여줬다고 공소장에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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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간) 백악관 기밀문서 유출 혐의로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소장이 공개됐다. 미국 핵무기 관련 자료 등 기밀문서가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화장실과 연회장 등에 감시없이 방치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마러라고 연회장에 보관된 기밀문서 사진이 담긴 공소장. 2023.06.09/ ⓒ 로이터=뉴스1 ⓒ News1 박재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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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핵무기 관련 자료와 같은 군사 기밀이 아무런 감시 없이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 연회장과 화장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침실에 1년 넘게 보관됐다는 사실도 공소장에 적혔다.

공소장에는 기밀문서가 담긴 종이상자들이 화장실에 겹겹이 쌓아올려진 모습이 나온 사진도 포함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렇게 보관된 기밀문서를 "뽑는 시늉"을 하며 "호텔 방으로 가져가서 거기에 너무 나쁜 게 있으면 뽑아내는 것이 어떻겠냐"고 말했다는 내용도 기록됐다.

관련 조사가 시작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수사를 방해하기 위해 기밀문서를 은폐하려고 시도했다고 검찰은 봤다.

공소장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나우타를 시켜 기밀문서가 담긴 상자를 옮긴 뒤 연방수사국(FBI)와 대배심이 요구한 기밀문서 중 일부만 제공하고 모두 반환했다고 거짓으로 증언하는 등 고의로 수사를 방해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검찰이 피고의 첫 법정 출석 전 공소장을 봉인해제하는 것이 드문 일이라며 검찰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이 수사를 방해하고 사건을 왜곡하고 있다고 봐 오해를 해소하는 차원에서 문서를 공개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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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간) 백악관 기밀문서 유출 혐의로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소장이 공개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정부 기밀 불법 보유, 사법 방해 등 총 37개의 혐의가 적용됐다. 2023.06.09/ ⓒ 로이터=뉴스1 ⓒ News1 박재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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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미 법무부는 전날(8일)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밀문서 유출 의혹 관련 혐의로 기소했다.

조사당국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기록물을 훼손하거나 백악관을 나오며 문서를 일부 반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그가 퇴임 전 권한을 이용해 기밀을 해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통령에게는 문서 기밀을 해제할 수 있는 권한이 있지만 이를 위해선 일정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는 13일 마이애미 연방 법원에 출석할 예정이다.

jaeha6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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