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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1291만명 치른 중국 대입시험… 채점은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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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알지식 Q]

조선일보

중국의 대학 입학시험인 가오카오(高考)가 시작된 7일 후베이성 우한의 한 학교 밖에서 학부모들이 기다리고 있다./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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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일 사흘간 치러진 올해 중국 대학 입학 시험인 가오카오는 역대 최다인 1291만명이 응시했다. 중국판 대학수학능력평가시험(수능)인 가오카오는 작문 시험도 본다. 그런데 이 많은 시험지를 어떻게 채점하고 기준은 무엇일까.

가오카오 시험지는 객관식은 전산 판독기로, 주관식은 3년 이상 경력의 50세 미만 고등학교 교사와 박사 과정생이 채점한다. 시험지는 중국 교육부 교육고시원이 일괄 수거해 채점장인 각 성(省)·직할시(市)의 주요 대학 컴퓨터실로 보낸다. 베이징의 경우 베이징대·칭화대 등 단 6곳의 대학에서만 채점한다. 채점장에서 전산 판독기 작동은 중국 공안(경찰)이 감독한다.

주관식 답안은 모두 스캔을 한 다음, 각 채점관이 인터넷에 연결된 컴퓨터로 서너 문제씩 맡아 채점한다. 두 명이 같은 문제를 채점하고, 점수 차이가 나면 제3자가 다시 채점한다. 가오카오 채점에 소요되는 시간은 8~10일이다. 올해 베이징에서 선발한 채점관은 1300명이고, 대부분의 성(省)은 3000명 이상 고용한다.

총점의 8%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은 작문은 채점 기준이 다소 주관적이다. 주제 의식, 내용, 언어, 문체 4가지 기준으로 평가하는데 워낙 응시자가 많다 보니 한 건 채점에 30초~1분 정도 걸린다. 채점에 앞서 각 채점장의 채점관들이 회의를 통해 ‘이상적인 답안’을 확정해 기준으로 삼는다. 중요하게 보는 것이 ‘건강한 사상’이다. 글에서 드러나는 ‘사상’이 건강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곧바로 하위 등급으로 추락한다.

가오카오 작문 시험은 정치색이 점점 강해지고 있고, 채점 과정에서도 ‘정치적으로 바른 사상’을 점점 높게 평가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2017년까지만 해도 두보의 시와 루쉰의 소설 등을 독창적으로 해석하고 새 글을 쓰라는 문제가 나왔다. 올해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어록을 분석해 쓰도록 했다. 현 중국 체제를 비판하는 글은 썼다면 최하 등급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 시진핑이 장기 집권 체제를 굳힌 가운데 대입 시험도 사상 교육에 활용되고 있는 셈이다.

채점 결과 작문 만점자가 나오면 비공식적으로 다른 지역 채점관들이 재평가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만점이 나오는 경우는 극히 드물고, 작문 시험 만점 받은 학생은 ‘장원 급제’ 대우를 받으며 스타가 되기도 한다.

[베이징=이벌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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