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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졸업사진과 달라"…안경 벗기고 화장 '정유정 포샵놀이'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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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래 여성을 살해한 정유정의 얼굴 사진을 포토샵 등을 통해 수정하는 놀이가 네티즌 사이에서 성행하고 있다. 안경을 벗은 모습, 화장한 모습 등으로 변환시켜 공유하는 방식이다. 이와 관련해 피의자의 현재 모습을 가감 없이 머그샷을 통해 공개해야 한다는 여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머그샷은 구금 과정에서 피의자의 정면과 측면의 모습을 찍은 사진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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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정의 증명사진을 변환하는 놀이가 성행하고 있다. 사진 인터넷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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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정유정 살 빼고 화장했을 때 사진’,‘정유정 안경 벗겨 왔다’라는 등의 제목으로 정유정의 얼굴을 포토샵으로 수정한 사진들이 확산했다.

경찰이 공개한 정유정의 증명사진을 사진 수정 프로그램에 넣고 안경을 벗거나 화장한 모습, 이가 보이게 활짝 웃고 있는 모습, 가발을 쓴 모습 등으로 바꾼 것이다. 실제 정유정의 증명사진은 안경을 쓰고 무표정한 모습이다.

경찰은 신상 공개가 결정된 후 정유정의 증명사진을 공개했는데, 고등학교 졸업사진과 비교되며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유정의 실제 모습에 대한 대중의 궁금증이 이른바 ‘정유정 포샵 놀이’의 배경으로 분석되고 있다. 변환된 사진에는 “안경 벗기고 뽀샵(포토샵)하니까 예쁘네” 등의 언급이 붙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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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부산경찰청이 신상정보 공개심의위원회를 거쳐 공개한 정유정(23세)의 사진. 정유정은 온라인 과외 앱으로 만난 20대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됐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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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자의 신상 정보를 일반 대중이 제대로 알기 위해선 ‘머그샷’을 공개해야 한다는 여론도 일고 있다. 정유정은 지난 2일 검찰 송치될 당시 모자를 눌러 쓰고 마스크를 눈 밑까지 올려 써 얼굴을 알아볼 수 없어 신상 공개 실효성 논란이 인 바 있다.

금정경찰서는 경찰 내부 지침에 피의자 호송·송치 시 마스크나 모자 등으로 얼굴을 가리는 행위를 사실상 경찰관이 제지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어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2019년 말부터 신상공개가 결정된 피의자가 검찰에 송치될 때 얼굴을 공개하고, 사진도 함께 배포하고 있다. 머그샷을 찍어 공개하고, 거부하면 피의자 신분증 증명사진을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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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과외 앱을 통해 처음 만난 또래 여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정유정(23)이 2일 오전 부산 동래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정유정은 지난달 26일 중고로 구입한 교복 차림으로 부산 금정구 소재 피해자의 집을 찾아가 자신이 중학생이라고 거짓말을 한 뒤 잠시 대화를 나누다 흉기로 살해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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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악범의 이름과 얼굴 등을 공개함으로써 유사 범행을 예방하고 재범 위험성을 낮추는 등 공공의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도입됐다.

그러나 피의자의 동의가 없을 경우 통상 신분증 사진을 신상 공개 사진으로 삼고 있다. 이 사진이 실제 모습과는 다른 경우가 대부분이라 실효성 논란이 반복되고 있다.

또 코로나19 이후에는 피의자 호송이나 송치 시 마스크 등으로 얼굴을 완전히 얼굴을 가리는 문제가 계속 제기되고 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에서 법사위 간사를 맡고 있는 정점식 의원은 “최근 4년간 신상공개가 결정된 31명 중 머그샷이 공개된 건 2021년 12월 서울 송파 일가족 살해 사건의 범인 이석준 한 명뿐”이라고 밝혔다.

정 의원은 “현재 국회에는 여론의 요구를 반영한 법안이 약 7건 발의돼 있다”며 “여야가 이에 대해 공감대 형성되고 있는 만큼 이 문제를 조속히 논의해 알 권리를 실효적으로 보장할 방안 마련에 최선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처럼 신상 공개 결정 후 피의자 얼굴 공개에 소극적인 나라도 없다”며 “호송 시에 얼굴을 가리지 못하게 하거나 머그샷 자체를 적극적으로 공개하는 방안을 제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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