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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며느리 감시하려 몰래 '홈캠' 설치…시어머니 1·2심 다 무죄,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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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리를 감시하기 위해 집 안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하고 대화를 엿들은 혐의로 기소된 시어머니가 1·2심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대화를 엿들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봤다.

중앙일보



9일 광주고등법원 제주제1형사부(재판장 이재신 부장판사)는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무죄를 받은 시어머니 A씨에 대한 검찰의 항소를 기각했다.

A씨는 지난해 6월 20~24일 제주시 자택 내 서재에 있던 옷 바구니 안에 가정용 폐쇄회로(CC)TV를 설치했다, 흔히 ‘홈캠’으로 불리는 제품이다. A씨는 홈캠과 연동된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휴대전화로 며느리 B씨와 아들 간 대화를 엿들은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통신비밀보호법상 누구든지 공개되지 않은 다른 사람 간의 대화를 녹음하거나 청취해서는 안 된다. 그런데도 A씨는 며느리 B씨를 감시하려고 홈캠을 몰래 설치했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A씨가 아들 부부의 대화를 엿들었다는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 휴대전화에 피해자와 아들을 녹화한 영상이 발견되지 않은 점, 피고인이 홈캠과 연동된 앱을 통해 피해자와 자신의 아들이 말없이 TV 보는 모습을 봤다고 진술한 점, 피해자 B씨가 경찰 고소 당시 홈캠 설치를 문제 삼았을 뿐 대화를 들었는지는 문제 삼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홈캠을 이용해 피해자의 대화를 엿들었다는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부장판사도 기각 사유로 “검찰 증거들만으로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행위를 인정하기 어렵다”라고 판시했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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