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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 전·현직 대통령 첫 연방 기소…'마녀 사냥' 주장 이번에도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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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기자(hjkim@pressian.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기밀 문서 반출 관련 혐의로 기소됐다고 밝혔다. 미국 전·현직 대통령이 연방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것은 처음이다.

8일(현지시각) 트럼프 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자택에 기밀 문서를 반출한 의혹 관련 혐의로 기소됐다는 통보를 받았고 관련해 오는 13일 오후 3시께 마이애미 연방법원에 출두하라는 소환장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무고하다"며 "이는 선거 개입이자 사상 가장 큰 마녀 사냥"이라고 주장했다.

미 법무부가 임명해 사건을 수사 중인 잭 스미스 특별검사 쪽이 관련 사실 확인을 거부한 가운데 미 언론들은 문제에 정통한 소식통 등을 인용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7개 혐의로 기소됐다고 보도했다. 미 CNN 방송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변호사 짐 트러스티가 트럼프 대통령이 간첩법 위반, 사법 방해, 기록물 훼손 혹은 위조, 음모, 거짓 진술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미 법무부는 관련해 언급하지 않았고 공소장도 공개되지 않았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기소 관련해 뉴스 보도를 통해 알게 됐다고 <뉴욕타임스>(NYT)에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1년 1월 퇴임 뒤 사유지로 상당 규모의 기밀 문서 반출했고 당국이 이를 찾지 못하도록 방해한 혐의까지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5월 법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모든 기밀문서를 반환하라는 소환장을 발부했지만 충실히 이행되지 않았고 결국 지난해 8월 마러라고 리조트에 대한 미 연방수사국(FBI)의 압수수색까지 이뤄졌다. 압수수색에서 1급 비밀을 포함한 다수의 기밀 문건이 확보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압수수색을 받을 경우 이 문서들을 내주지 않기 위해 일부 문건을 옮기는 연습까지 했다는 정황까지 지난달 보도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형사 기소는 지난 3월에 이어 두 번째지만 연방 차원 기소인 데다 국가 기밀에 관련된 무거운 혐의를 받고 있는 만큼 파장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직전 포르노 배우와 가진 혼외 성관계 전력이 알려지는 것을 막기 위한 입막음 돈을 지불하는 과정에서 이를 은폐하기 위해 사업 기록을 조작한 혐의로 뉴욕 맨해튼지검에 의해 형사 기소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 쪽은 이번 기소 또한 정치적 공세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대통령이 상대당의 유력 후보를 기소하는 것은 부도덕하다"며 "나와 법치를 믿는 모든 미국인들은 이 중대한 불의에 맞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함께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공화당의 유력 대선 후보 중 하나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 주지사도 소셜미디어에 기소는 "연방법 집행의 무기화"라고 비난했다.

"마녀 사냥" 주장은 지난 형사 기소 당시엔 공화당 내에서 지지층 결집 효과를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미 퀴니피악대 여론 조사를 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첫 기소 사실이 알려지기 직전인 3월 말 조사보다 5월 말 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공화당 유권자 지지율은 오히려 더 올랐다. 

3월 말엔 경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이 47%, 당내 경쟁자인 디샌티스 주지사 지지율이 33%로 조사됐지만 5월 말 조사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은 56%로 뛰고 디샌티스 주지사 지지율은 25%로 주저 앉아 격차가 2배 이상으로 벌어졌다. 이번 기소가 연방 차원이기 때문에 정치적 수사라는 주장이 더 힘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다만 혐의가 무거운 만큼 대중이 이번 사건에 대해선 달리 판단할 수도 있다. 지난달 25~30일 실시된 여론조사기관 유고브와 야후의 공동 조사에서 63%의 응답자들은 백악관에서 기밀 문서를 반출하고 이를 회수하려는 노력을 방해하는 행위가 "중범죄"에 해당한다고 답했다. 민주당 지지자 대부분(82%)이 이를 중범죄로 꼽은 데 더해 공화당 지지자 사이에서도 중범죄(42%)라는 응답이 중범죄에 해당하지 않는다(35%)는 응답보다 많았다. 

반면 포르노 배우와의 성관계 입막음을 위해 사업 기록을 조작하는 행위에 대해선 공화당 지지자 절반 이상(53%)이 중범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답했고 중범죄라는 응답은 28%에 불과했다. 민주당 지지자를 포함한 전체 응답자 중 이를 중범죄라고 답한 비율도 52%로 기밀 문서 반출 관련 혐의에 비해 규모가 작았다.

같은 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중범죄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62%의 응답자가 그가 향후 대통령직을 수행해선 안 된다고 답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밖에도 여러 건의 조사에 직면해 있다. 미 법무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21년 1월6일 미 의사당 폭동 선동 혐의를 조사 중이고 조지아주 풀턴 카운티 지방검사는 2020년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조지아 선거 결과에 개입하려 한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

프레시안

▲2021년 1월12일 미국 텍사스주 알라모의 미국-멕시코 국경장벽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고함을 지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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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기자(hjkim@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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