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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나는 방치형 엄마"…라미란, 20살 국대 아들이 인정한 '좋은 엄마' [인터뷰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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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씨제스스튜디오 제공


[OSEN=장우영 기자] ‘라미란’이라는 이름은 이제 보증 수표다. 그가 나오는 작품은 믿고 본다는 반응이 지배적일 정도로, ‘라미란’이라는 이름이 주는 믿음은 크다. ‘믿고 보는 배우’ 라미란이 타이틀롤로 나선 ‘나쁜 엄마’ 역시 기대를 모았고, 라미란은 시청자들의 기대를 저버리거나 배신하지 않았다.

라미란은 지난 8일, 14회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 JTBC 수목드라마 ‘나쁜 엄마’(극본 배세영, 연출 심나연)에서 진영순 역으로 열연했다.

‘나쁜 엄마’는 자식을 위해 악착같이 나쁜 엄마가 될 수 밖에 없었던 진영순(라미란)과 아이가 되어버린 아들 최강호(이도현)가 잃어버린 행복을 찾아가는 감동의 힐링 코미디를 그린 작품이다. 첫 방송 시청률 3.6%(이하 닐슨코리아 기준)에서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그리더니 10회에서 두 자릿수 시청률(10.0%)를 돌파했다.

라미란은 자식을 지키기 위해 악착같이 살아온 나쁜 엄마 진영순으로 분했다. 돼지농장을 운영하며 홀로 아들을 키운 영순은 고통을 대물림하지 않기 위해 나쁜 엄마를 자처한 인물로, 라미란은 마음 아플수록 모질게, 미안하면 더욱 지독해지는 영순의 변화를 그려냈다. 어떤 장르와 역할도 자신만의 색으로 맛깔나게 소화해낸 ‘연기 달인’ 라미란의 진가가 ‘나쁜 엄마’를 통해 다시 한번 증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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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수의 드라마에서 주연으로 활약한 라미란이지만, 자신의 이름이 가장 앞에 나오는 타이틀롤은 ‘나쁜 엄마’가 처음이다. 지난 7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OSEN과 만나 이야기를 나눈 라미란은 이 점에 대해 “너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았던 부분이 ‘나쁜 엄마’에서 좋았다. 주인공이 혼자 막 끌고 가지 않았고,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도 살아 있었다. 따로 떼어놔도, 같이 붙여놔도 이야기가 되는 부분에서 내가 타이틀롤이라고 혼자 끌고 간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호흡도 편했기에 부담은 없었다. 촬영장에 놀러가는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나쁜 엄마’ 진영순은 라미란이 그동안 해왔던 연기 중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로 우여곡절이 많은 삶을 산 인물이다. 라미란은 “다사다난한 인생을 사는 역할을 맡는 게 쉽지는 않았다. 일대기처럼 영순의 서사가 펼쳐지는 것 같지만, 그 안에 다양한 엄마의 이야기가 있다. 그리고 삶을 바라보는 시각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이런 작품을 언제 해보겠느냐. 재미있고, 사랑스러운 작품을 만나는 게 쉽지 않으니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엄마라는 존재의 표현보다는 영순에 대한 이해라고 생각한다. 엄마들도 여러 엄마가 있고, 모성애도 어떻게 빚어질지 모른다. 영순이 이런 삶을 살아왔기에 내릴 수 있는 판단, 결정이라고 생각했다. 실수를 하고 용서를 빌고 관계를 맺어가면서 이야기가 생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영순의 상황이 버겁기는 했지만 버거운 만큼 감사함이 더 커지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이어 진영순의 굴곡진 삶에 대해서는 “모두가 그렇고,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주변에 이런 기구한 삶을 사는 분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데, 그걸 얼마만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문제다. 영순은 강하고 씩씩한 사람이라서 다행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 줄 수 있는 사람들이 옆에 있어서 영순의 삶은 그래도 행복하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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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미란이 진영순에 완벽하게 몰입할 수 있었던 부분에는 아들 최강호 역을 연기한 이도현의 힘이 컸다. 라미란은 이도현에 대해 “‘더 글로리’ 공개 전에 낚아챌 수 있어 다행이다”고 웃었다.

라미란은 “강호 역이 어려웠고, 완벽한 타이틀롤도 아니어서 캐스팅이 힘들었을 것 같다. ‘더 글로리’ 전에 이도현을 낚아채길 잘했다. 이도현이라는 배우의 전작을 거의 다 봤다. 이도현이 나이대, 캐릭터를 커버하는 범위가 넓어서 좋았는데, 실제로 촬영을 해보니까 훨씬 좋았다. 잘 될 수밖에 없다고 느꼈다. ‘더 글로리’가 ‘나쁜 엄마’ 촬영 중반에 공개되면서 난리가 났고, 중간에 낚아채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기에 욕심이 많은 친구인데, 왜 ‘나쁜 엄마’를 선택했냐고 물어보니 ‘지금이 아니면 못할 것 같아서 선택했다’고 하더라. 대견하고, 잘 될 수밖에 없는 친구다”고 말했다.

이어 “서로 눈을 보고 연기를 하지만, 교감을 할 수 있다는 부분은 많지 않고 나이를 떠나서 감정을 주고 받을 수 있는 배우가 많지는 않ㄷ라. 그런데 이도현은 주고 받고를 다 하더라. 그래서 너무 신이 났다. 다른 뭔가를 할 필요가 없이, 서로를 보고 있으면 연기가 저절로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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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미란의 활약 속에 ‘나쁜 엄마’는 두 자릿수 시청률을 돌파하는 등 많은 사랑을 받았다. 라미란은 시청률에 대해 “매일 확인하기는 하지만 시청률 10% 돌파는 예상하지 못했다. 7~8% 정도는 가겠지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어느 회차를 기점으로 10%를 돌파했다. 그런데 사람 욕심이 끝이 없어서 12%까지 갔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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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엄마’에서 엄마 역을 연기한 라미란은 실제로 엄마이기도 하다. 라미란의 아들 김근우는 인천체육고등학교를 졸업한 사이클 선수로, 아시아주니어선수권 대회에서 개인전 은메달, 단체전 금메달을 따기도 했다.

라미란은 “나는 방치형 엄마다. 아들이 4살 때부터 ‘너의 선택은 너의 책임’이라고 했다. 나 살기도 바빠서 간섭을 잘 하지 않는데, 아들이 알아서 잘 하고 있다. 아이에게 신경 많이 못 쓰는 걸 미안해 하는 엄마들이 많은데, 미안할 수 있지만 그렇게 미안해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웃었다.

이어 “아들이 ‘나쁜 엄마’를 보지 않았고, 식구들도 내게 큰 관심이 없다. 주변에서 이야기를 들어서 ‘나도 나쁜 엄마 봐야하나’라고 하는데, 안 볼 거 같다”며 “좋은 엄마, 나쁜 엄마라는 건 아이 입장에서 봐야 하고 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스스로 좋은 엄마라고 생각해서 좋은 엄마가 되는 건 아니다. 아들에게 물어보니 나는 좋은 엄마라고 하더라. 그래서 고맙다고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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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엄마’를 통해 라미란은 어떤 장르와 역할도 자신만의 색으로 맛깔나게 소화해낼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증명해냈다. 라미란은 “타이틀롤을 맡았다고, 조연을 맡았다고 일희일비할 것도, 부담을 가질 것도 아니다. 내 입장에서는 작품을 하고 역할을 소화하는 것일 뿐 달라질 게 없다. 그냥 열심히 하는 편이다. 이렇게 재미있는 직업이 없지 않느냐”고 웃었다.

라미란은 ‘나쁜 엄마’에 대해 “커리어에 오래 남을 작품을 10년에 하나씩은 가지게 되는 것 같다. ‘나쁜 엄마’ 역시 그럴 것 같다. 촬영하는 동안 행복했고, 방송 보면서도 행복했다.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말하며 시청자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elnino891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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