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9 (금)

싱하이밍에 판 깔아준 野후폭풍…“삼전도 굴욕 떠올라”

댓글 4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이재명 면전서 노골적 발언한 中대사
민주당, 유튜브로 30분간 생중계에
與 “짝짜꿍하고 백댄서 자처해”
野 내부서도 ‘자충수’ 지적 많아

이재명 “경제, 안보 얘기도 했다”


매일경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국회에서 이동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의 관저로 초청받아 싱 대사의 위협에 가까운 발언을 듣고 온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 후폭풍이 상당하다. 민주당이 싱 대사 의도대로 판을 깔아주고, 야당 대표가 우리 정부에 대한 일국의 대사의 훈시를 듣고 온 ‘자해외교’를 한 게 아니냐는 비판까지 나왔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9일 논평에서 “대한민국의 제1야당 대표가 한중 관계 악화 우려의 책임을 일방적으로 한국에 돌리는 싱하이밍 대사 발언에 침묵하는 것은 물론, 일장 훈시만 듣고 있었던 것을 과연 국민께서 어떻게 보았을까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이런 부끄러운 장면들을 민주당은 당 공식 유튜브를 통해 30분간 생중계까지 했으니 민주당이 대놓고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중국의 주장을 그대로 전달할 기회를 제공한 셈”이라고 공격했다.

특히 강 수석대변인은 “겁박에 가까운 말을 내뱉고 국가안보에 훈수까지 두는 외교적 결례를 범했다며”며 “이 대표와 싱 대사 회동 장면은 마치 청나라 앞에 굴복했던 삼전도의 굴욕마저 떠올리게 할 정도였다”고 맹비난했다.

김기현 대표도 이 대표를 겨냥해 “싱 대사가 준비한 원고를 꺼내 들고 작심한 듯 우리 대한민국 정부 비판하는데도 짝짜꿍하고 백댄서를 자처했다”고 질타했다.

여당은 이 대표가 중국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에 대한 공조를 논의한 데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마디로 터무니없다. 중국 원전은 우리 해역과 맞닿아 있고, 후쿠시마 배출량의 50배에 이른다”며 “민주당은 중국에 대책을 요구해야 한다. 중국 대사를 끌어들여 쇼 벌이는 것은 정략적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공식 유튜브로 싱 대사의 발언을 여과 없이 생중계하면서 제1야당이 중국의 메신저 역할을 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유튜브 생중계는 민주당 측의 요구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이 대표를 향해 “중국대사가 대표님 앞에서 우리 대통령과 정부를 15분 동안이나 작심하면서 비판할 때 기분 좋았나”라며 “저 같으면 당장 중단하라고 호통을 쳤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재선 의원은 “야당 대표를 초청해놓고 그런 발언을 일삼은 중국대사가 문제 아니겠느냐”면서도 “이재명 대표가 최근 발생한 악재들을 돌파하기 위해 마음이 급했던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런 비판이 커지면서 최근 이래경 혁신위원장의 낙마에 이어 이재명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회의론이 다시 커질 우려도 있다. 당 혁신기구 위원장 인선이 천안함 논란으로 비화하는 등 오히려 겹악재만 쌓이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싱 대사가 한국을 작심 비판하는데 왜 아무 말 안 했느냐는 비판이 있다’는 물음에 “뭐 경제 문제나 안보 문제나 할 얘기는 충분히 했다”고 답했다. 이어 “(싱 대사가) 단체여행에 대해 좀 형평성 차원에서, 조기 해제 조치를 해달라는 것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던 게 조금 특이했긴 했다”고 덧붙였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