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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팬데믹 탓 무역 퇴조? 탈세계화론? OECD “증거 허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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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경제전망 보고서 ‘연착륙을 향한 기나긴 여정’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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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팬데믹을 전후로 전세계적으로 상품 무역거래량이 점차 퇴조하고 있다는 탈세계화론은 “실증적·경험적 증거가 허약하다”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진단했다. 지난해 전세계 공산품 교역량은 지난 10년 기간의 평균보다 0.6%포인트 더 증가했다.

9일 OECD가 ‘연착륙을 향한 기나긴 여정’(A long unwinding road)이라는 제목을 달아 최근 발표한 ‘경제전망 보고서’를 보면, ‘주요국 상호간 무역패턴의 변동’을 다룬 대목이 있다. 이를 보면, 글로벌 상품무역량(물량기준)은 2022년에 전세계 총생산(GDP)의 약 22%에 이른다. 이는 지난 10년동안(팬데믹기간 제외)의 평균보다 0.6%포인트 높다. 보고서는 “미-중 무역분쟁과 공급망 균열 같은 제약 조건 아래서도 글로벌 공산품 교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또 무역 개방도를 보여주는 글로벌 무역강도(trade intensity·거래 물량기준으로 본 GDP 대비 상품교역 비중)는 대다수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에서 증가하고 있다며 “전세계 수준에서 전반적으로 보면 국제무역은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물량 기준으로 무역강도는 오이시디 국가에서 지난 10년간 2.6%포인트 증가했는데, 이 강도는 유럽연합·일본·미국경제에서 각각 6.9%포인트, 2.5%포인트, 1.0%포인트 증가했다. 지난 10년간 상품무역 강도 지표를 보더라도 ‘글로벌 무역 하강 추세’ 주장은 그 실증적 증거가 거의 없다는 얘기다. 다만 중국경제의 경우 이 무역강도는 같은 기간에 3.5%포인트 하락했다. 보고서는 “중국의 무역 감소는 국내 자체 생산 조달이 증가하면서 수입이 감소한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주요 선진경제의 무역거래 동향을 보면 품목별 및 거래 국가별로 무역 마찰 증가에 따른 영향을 받고 있으나 전체적인 글로벌 무역체제는 최근의 무역 갈등을 점차 흡수해가고 있다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여러 제약 조건에서도) 상품, 특히 제조 공산품 무역거래는 금액기준으로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흐름”이라는 얘기다. 보고서는 이어, 다자간 글로벌 무역·투자 관계는 공급망 균열과 미-중 무역갈등으로 취약해지는 전환기에 들어서 있지만 동시에 양자간 무역에서는 국가간 연계가 더욱 강화되고 있다며, “세계 각국 무역에서 평균 관세수준은 미-중 관세보복전쟁을 빼고보면 전반적으로 지난 5년간 거의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보고서는 “여러 비관세 장벽들로 무역 비용이 높아지고 있고, 각국이 무역개방도를 줄이려하는 위험도 증가하고 있다”며, “각종 지표상 국제무역체제가 안정성을 보여주고 있지만 동시에 이 지표들은 미-중 무역갈등 같은 국가 수준 무역에서 최근에 일어나고 있는 현저한 변동을 감추게 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조계완 선임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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