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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금리인상 안 끝났다" 쐐기 박은 한은…"부동산 당분간 하락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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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머니투데이

(서울=뉴스1) = 이상형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신용정책보고서(2023년 6월)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2023.6.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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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상당 기간 통화 긴축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전기요금 등 물가 상방 요인이 적잖은 상황에서 현재 기준금리(3.50%) 수준을 유지하면서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또 원화 가치가 유독 다른 통화 대비 힘을 쓰지 못한 요인으로 우리나라의 무역수지 악화를 꼽았다. 최근 고금리·전세시장 불안에 따라 주택시장은 당분간 부진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분석했다.


"韓 근원물가 둔화 더뎌…성장세도 부진 흐름"

한은은 8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2023년 6월)'에서 "물가상승률이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도 높은 만큼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긴축기조를 상당 기간 이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상형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기자설명회에서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상당 기간 목표(전년동월 대비 2.0%) 수준을 웃돌 것으로 예상하고 물가 전망이나 미 연준(연방준비제도·Fed) 통화정책 관련 불확실성이 있기 때문에 금리인상 사이클이 완전히 끝났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통화 긴축을 유지하는 이유로 근원물가 상승률의 둔화 속도가 더딘 점을 들었다. 그 요인으로 △에너지 가격 상승 등 누적된 비용 상승의 2차 파급 △양호한 소비회복 흐름 △고용상황 등을 꼽았다.

전기료·도시가스 요금 인상이 주된 요인이다. 한은은 "전기료·도시가스 요금 등이 점진적으로 인상됨에 따라 향후 근원물가에 추가적 상승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물가 변수로 △중국 경제활동 재개(리오프닝) △우크라이나 전쟁 전개 양상 등을 지목했다.

한은은 또 "국내경제는 민간 소비 회복 흐름에도 불구하고 대(對)중국·정보·통신(IT) 부문을 중심으로 수출 부진이 지속되면서 성장세 둔화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경제의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 수출은 글로벌 수요둔화 등에 따른 단가 하락과 물량 감소가 동반되면서 큰 폭의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주요 전망기관들은 하반기 중 반도체 경기가 반등할 것으로 전망하지만 과거에 비해 높은 재고 수준, 고금리 지속에 따른 내구재 소비제약 가능성 등으로 회복 시점의 불확실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머니투데이

(서울=뉴스1) = 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이은석 동향분석팀장(왼쪽부터), 방홍기 정책기획부장, 이상형 부총재보, 홍경식 통화정책국장, 김병국 정책협력팀장이 참석한 가운데 통화신용정책보고서(2023년 6월) 설명회가 열리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2023.6.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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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 쇼크에 환율 뛰었다…원화 가치, 타 통화 대비 2배 ↓"

무역수지 악화는 환율 상승을 주도한 요인으로 지목됐다. 한은은 2월 기준 환율 상승의 상당 부분(40%)이 무역수지 충격에 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분석 모형에 포함되지 않은 미국 중앙은행의 긴축 강화 예상도 환율을 높이는 요인이었다고 분석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이후 올 초까지 미 달러화가 강세, 약세를 오가는 과정에서 원화의 환율 변화율은 다른 통화의 평균치를 상당 폭 웃돌았다. 특히 지난 2월 원화 환율 절하율이 여타 통화 평균치를 두 배 이상 상회하면서 34개국 중 가장 높은 절하율을 기록했다.

이에 한은이 환율 변화율 확대의 배경을 파악하고자 충격-반응 분석했다. 결과적으로 내외 금리차와 무역수지 충격은 환율을 올리는 방향,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환율을 내리는 방향으로 영향을 미쳤다. 특히 무역수지 충격은 1개월의 시차를 두고 환율에 영향을 줬다.

사정은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다. 올해 초 무역수지가 크게 악화됐던 태국, 남아공, 아르헨티나, 러시아 등도 2월 미 달러화 강세 국면에서 통화가치가 큰 폭 절하했다.


한은 "고금리·역전세난…주택시장 부진, 당분간 하락세"

당분간 주택시장은 하락세를 걸을 것으로 분석됐다. 고금리에 전세시장 불안까지 겹치며 부진한 흐름을 이어 간다는 전망이다. 특히 전세가가 2년 전과 비교해 상당폭의 하락 수준을 보이며 역전세난(전셋값 하락으로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현상) 우려가 크다.

한은에 따르면 잔존 전세 계약 중 역전세 위험가구 비중은 같은 기간 25.9%(51만7000가구)에서 52.4%(102만6000가구)로 늘었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도 부진 흐름이 지속되면서 비은행금융기관의 부동산 관련 대출 연체율이 큰 폭으로 상승하는 등 부실 위험이 높아진 상황이다.

특히 상업용 부동산은 특성상 비은행권 대출 의존도가 높다. 한은에 따르면 비은행권 금융사의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관련 위험노출액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대출 91조2000억원, 채무보증 24조3000억원 등 총 115조6000억원으로 2017년 말보다 2.6배 늘었다.

한은은 "비은행금융기관의 PF대출의 상당 부분이 상업·업무용 및 아파트 제외 주거용 부동산 개발에 활용되면서 관련 시장 부진이 연체 규모 증가로 이어지는 모습"이라며"코로나19(COVID-19) 이후 큰 폭으로 증가한 자영업자 대출의 상당 부분이 상업용부동산을 담보로 하고 있어 향후 부동산시장 부진이 여타 부문으로 확대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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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마치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5.2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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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유재희 기자 ryu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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