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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연회비 3만원에 10배 혜택” 신세계가 터뜨린 멤버십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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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유니버스’ 통합 유료 멤버십 출범… “국민 플랫폼 만들것”

조선일보

신세계그룹이 8일 '신세계 유니버스'라는 통합 유료 멤버십을 출범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발표 행사에 참석한 (왼쪽부터) 이인영 SSG닷컴 공동대표, 강희석 이마트 대표 겸 SSG 대표이사 사장, 전항일 지마켓 대표의 모습. 이들은 "5년 안에 유료 멤버십 고객 1000만명, 파트너 회사 100만곳을 넘어서겠다"고 했다. /신세계그룹


“우리나라에서만 1년에 스타벅스 커피는 4억잔이 팔립니다. SSG닷컴은 6500만건 주문을 받습니다. 이마트는 2억5000만건, 신세계백화점은 9000만건의 영수증을 발행합니다. 신세계면세점엔 250만명이 오고, 지마켓 판매자는 10만명 정도입니다. 이들 각각이 받을 혜택을 하나로 묶어, 한꺼번에 할인받는 국민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8일 오전 서울 역삼동 코엑스 B2홀. 강희석 이마트 대표이사 겸 SSG닷컴 대표이사 사장이 무대에 서서 이같이 말했다. 신세계그룹은 이날 ‘신세계 유니버스 페스티벌’을 열고, ‘신세계 유니버스’라는 통합 유료 멤버십을 출범한다고 밝혔다. 1년에 연회비 3만원을 내면 가입비에 상응하는 3만원의 캐시백을 돌려주고, 이마트와 SSG닷컴, G마켓과 신세계백화점 등 신세계그룹의 주요 계열사 어디서나 온·오프라인 상시 5% 할인을 해준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강희석 대표는 “캐시백과 각종 할인 쿠폰을 다같이 묶으면 연간 200만원 이상의 혜택을 소비자에게 돌려주는 셈”이라면서 “가입비의 10배 이상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멤버십 연합체를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신세계그룹이 이렇게까지 ‘국민 멤버십’을 강조한 것은 최근 들어 이커머스 업체들이 유료 멤버십 회원을 늘려가며 빠르게 덩치를 불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 유통시장(외식·OTT·여행까지 포함)에서 매출 점유율은 신세계·이마트가 5.1%, 쿠팡 4.4%, 롯데쇼핑 2.5%였다. 특히 쿠팡이 최근 유료 멤버십 회원을 1100만명까지 늘리자, 신세계그룹 입장에선 이에 대항하기 위한 멤버십 확장이 절실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네이버·CJ 등도 이에 맞서 전열을 가다듬는 분위기다. 유통업체의 ‘멤버십’ 전쟁이 본격 시작되고 있다.

조선일보

그래픽=백형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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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백형선


◇“하루 1000만명 이용하는 국민 플랫폼 만들겠다”

신세계그룹은 이날 소비자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소위 ‘디지컬(디지털+피지컬) 리테일’ 시대에 맞춰, 세분화된 쇼핑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멀티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 주력했다고 했다.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주요 6개 온·오프라인 계열사를 이용하는 고객을 모두 합치면 하루에만 1000만명에 달한다. 신세계는 이들을 하나로 묶는 ‘국민 멤버십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포인트 활용은 자유자재로 넘나들도록 했다. 가령 스타벅스에서 음료를 사면 1000원당 1포인트씩 적립해준다. 백화점에서 옷을 입어 보고, W콘셉트 같은 온라인몰에서 스타벅스에서 모은 포인트로 제품을 사면, 배송은 SSG닷컴으로 받거나 이마트에서 픽업할 수 있다. 강희석 대표는 “대한항공, KT 같은 외부 업체와 멤버십 공유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충성 고객 잡아라... 유통업체 멤버십 전쟁

유통업체들이 멤버십 고객 확보에 열을 올리는 것은 ‘록인(Lock-in·묶어 두기) 효과’ 때문이다. 멤버십 회원의 방문 횟수와 1인당 구매 단가는 비회원보다 월등히 높다.

신세계에 앞서 다른 온·오프라인 유통 업체들도 멤버십 제도를 만들고, 회원을 늘리기 위해 각종 이벤트와 혜택을 확대해가고 있다. 쿠팡은 이날 “쿠팡플레이에서 오는 9일부터 영화 ‘존윅4′를 공개할 예정이고, 7월엔 영국 프리미어 리그 맨체스터시티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한국에 초청해 회원만을 위한 경기를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는 한 달 이용료 3000원을 받는 ‘엘페이 프리미엄’을 선보이고 온·오프라인 채널에서 결제 금액의 5%를 포인트로 추가로 적립해주고 있다. 지난달엔 가입비의 절반을 돌려주는 페이백 이벤트도 벌였다. 누적 회원 수 800만명에 이르는 네이버 플러스는 지난달 말부터 회원이 네이버 여행 상품을 구매할 경우 최대 5%를 네이버페이 포인트로 적립해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신세계그룹이 온라인 쇼핑부터 마트·백화점·면세점·요식업체까지 결합한 덩치 큰 통합 멤버십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다른 오프라인과 이커머스 업체들도 멤버십 서비스를 새롭게 가다듬을 수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

[송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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