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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中, 美앞마당 쿠바에 도청기지...수십억불 주고 비밀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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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美관리 인용해 보도
미군정보 수집, 선박감시할듯
장소, 공사 여부 등은 미공개
“中, 미국에 의도적 도발”

소련, 1962년 미사일배치 후
쿠바서 美中 신냉전 재촉발


매일경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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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미국 앞마당인 쿠바에 미 군사정보 수집을 위한 도청기지를 건설한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이는 미국에 대한 새로운 지정학적 도전으로 해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현지시간) 사안에 정통한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중국이 쿠바에 첨단 군사정보 수집능력을 갖춘 도청기지를 짓는 대가로 수십억 달러를 지급하기로 비밀리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자금난에 처한 쿠바를 설득했고 원칙적으로 도청기지를 건설하기로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쿠바는 미국 플로리다에서 약 100마일(160km) 떨어져 있다. 중국이 이 곳에 도청시설을 설치할 경우 미국 남동부에 위치한 미군 기지를 포함한 전역의 전자 통신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이메일, 전화, 위성 전송을 포함한 신호들의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또 주변을 오고가는 선박의 통행도 감시할 수 있게 된다.

쿠바 도청기지 건설 예정지와 실제 건설 착수 여부 등 세부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WSJ에 “사안에 대해 언급할 수는 없다”면서도 “중국이 서반구를 포함해 군사적 목적이 있을 수 있는 전 세계 인프라에 투자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이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대응 조치를 취하면서 국내와 역내, 그리고 전 세계에서 우리의 모든 안보 공약을 이행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구소련(러시아)이 냉전시대였던 1962년 쿠바에 핵 미사일을 배치하려다가 미국과 전쟁위기 직전까지 갔던 사건을 고려하면, 중국의 쿠바 도청기지 건설은 미국에 대한 강력한 도전일 수 있다. 쿠바는 사실상 60여년 만에 미·중 사이에 신냉전을 재촉발하는 격전지가 됐다.

매일경제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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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 겸 쿠바 공산당 총서기는 작년 11월 중국을 국빈방문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사회주의 진영국가들의 단결을 강조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미국도 중국 인근에서 군사정보활동을 하고 있다’면서 쿠바 도청기지 건설을 정당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싱크탱크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크레이그 싱글턴 선임 연구원은 “쿠바 내 도청 시설은 중국이 미국과 똑같이 행동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이 기지 설립은 중국의 광범위한 국방 전략이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는 신호이자, 일종의 게임 체인저”라며 “쿠바를 선택한 건 의도적인 도발”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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