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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핏자국 묻자 “하혈했어요”… 아픈 척한 정유정, 산부인과까지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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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정유정(23)이 지난 2일 오전 부산 동래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오른쪽은 범행 후 시신 일부를 캐리어에 담아 이동하는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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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정유정(23)이 검거 과정에서 캐리어와 손에 묻은 핏자국을 들키자 “하혈을 했다”는 거짓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복부 고통을 호소한 끝에 산부인과 검진까지 받았지만, 하혈 흔적이 없다는 결과가 나왔고 경찰은 현장에서 그를 체포했다.

정유정은 지난달 26일 오후 과외 중개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만난 피해자를 살해하고, 이튿날 새벽 시신 일부를 캐리어에 담아 낙동강변 풀숲에 유기했다. 당시 정유정을 태운 택시기사는 트렁크에서 캐리어를 꺼내주다 피를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이후 출동한 경찰은 정유정의 손과 캐리어에 묻은 혈흔에 대해 물었고, 정유정은 “하혈을 하고 있다”는 거짓말을 했다. 그러면서 복부 통증을 느끼는 듯 고통을 호소하기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경찰은 구급차를 불러 정유정을 병원으로 이송한 뒤 산부인과 검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하혈 흔적이 없다는 진료 결과가 나왔고 현장에서 그를 체포했다.

정유정은 첫 경찰 조사에서도 “진짜 범인은 따로 있다”며 경찰을 속이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피해자의 집에 도착했을 때 모르는 사람이 살인을 저지르고 있었다”며 “내게 피해자로 살게 해 줄 테니 시신을 유기하라고 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CCTV 확인 결과 범행 시간대 피해자 집을 드나든 사람은 정유정 외에 없었다.

결국 정유정은 경찰이 CCTV 영상과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 결과 등 증거를 제시하고 가족들의 설득이 이어지자 범행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범죄수사물이나 범죄 관련 서적 등에 몰두하다가 ‘살인을 해보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다”고 말했다. 지난 2일 검찰에 송치되는 과정에서는 “피해자 유가족들에게 정말 죄송하다. 제정신이 아니었던 것 같다”고 했다.

[문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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