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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삼성전자만 10조 이상 폭풍매수…외국인 쏠림현상에 증시 '착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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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월 외국인 전체 순매수액의 89%가 삼성전자 몫

코스피도 같은 기간 17.5% 상승하며 2600선 돌파

경기 침체 우려, 추가 긴축 가능성 등 부정적 요인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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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이 한국 증시에서 순매수 규모를 늘리고 코스피도 2600선을 넘었지만, 낙관론을 펼치기엔 이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외국인이 삼성전자 만 폭풍 순매수했기 때문이다. 경기 침체 우려와 금리 인상 가능성을 감안하면 조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5월) 4조192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1월 6조5494억원, 2월 1조596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3월에는 9175억원 순매도로 돌아섰으나, 4월 8330억원어치를 순매수한 후 5월에 '사자' 규모를 늘렸다.

다만 외국인의 순매수 상위 종목을 살펴보면 반도체, 특히 삼성전자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1월부터 이달(7일까지)까지 순매수 1위 종목은 모두 삼성전자였다. 특히 1월부터 5월까지 전체 순매수액 11조7170억원 가운데 89%인 10조4062억원이 삼성전자 몫이었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코스피의 20.08%를 차지한다. 2위 LG에너지솔루션과 3위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 비중은 각각 6.69%, 3.72% 수준에 불과하다. 외국인이나 기관이 삼성전자만 매수해도 지수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의미다. 외국인의 삼성전자 순매수에 힘입어 코스피도 연초 2225.67에서 2615.60으로 17.5%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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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는 증시가 추세적 상승세를 보이려면 투자심리가 전반적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본다. 이와 관련된 주요 변수로 경기 침체 우려와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꼽힌다. 두 변수는 아직 증시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게 중평이다. 지난주까지 시장의 가장 큰 이슈는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이었다.

세계은행(WB)은 6일(현지시간)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지난 1월 전망치보다 소폭 상향 조정한 2.1%로 예상했다. 다만 우크라이나 전쟁과 긴축 통화정책 등의 여파로 내년까지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달리 한국은행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6%에서 1.4%로 낮췄다. 수출이 둔화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성장률 전망을 소폭 하향 조정한 것이다. 경기가 둔화하면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도 위축된다. 삼성전자에 쏠린 외국인의 순매수마저 주춤할 수 있다는 의미다.

올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변수다.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금리를 동결할 전망이 우세하다. 패드 워치는 6월 금리 동결 가능성을 75%로 반영했다. 최근 Fed 인사들이 동결 시사 발언을 쏟아내서다. 금리를 동결해도 매파적 발언이 나오면 금리 인하 가능성은 작아진다. 시장은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제롬 파월 Fed 의장이 '연내 금리 인하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점은 증시에 불리한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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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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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는 경기와 금리 인하 논쟁이 격화하면서 증시는 '상고하저'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하저'가 시장이 급락하는 모습은 아니다"라며 "대형주와 경기민감 업종(IT, 자동차, 조선)에서 성장주와 방어적 업종(헬스케어, 음식료)으로 로테이션이 필요한 하반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의 채권시장도 국내 증시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통상 미국 재무부는 부채한도 협상을 마친 후 1년물 국채를 발행한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본부장은 "미 국채 1년물 발행은 긴축 기조에서 시장의 유동성을 흡수하는 요인이라 한국 증시에 불리하다"라며 "6~7월 의미 있는 수준의 증시 조정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우려했다. 이어 "조정이 나오더라도 연말부터는 경기 바닥과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감에 따른 반등 가능성이 크고, 조정이 없다면 코스피 밸류에이션 부담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나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황윤주 기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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