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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이슈 세계 금리 흐름

“또 속았네” 2조 사들였는데…6월 금리인상 고개들자 투자자들 피본 이 종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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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장기채 금리 무섭게 오르네요. 금리 고점이라고 생각하고 장기채 분할 매수했는데 끝이 안 보입니다”(미국주식 투자자 송모씨, 32세)

금리 인상 종결 기대를 안고 미국 장기채 대거 매수에 나선 국내 투자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이달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재점화되면서다. 앞서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이후 긴축 종료 기대가 커졌지만, 예상외로 견고한 미국 고용시장과 호주중앙은행(RBA)의 금리인상이 연준의 오는 13일(현지시각) 금리 인상 가능성을 올려잡고 있다.

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미국 주식 투자자들의 최근 1달간(지난달 8일~지난 5일) 순매수 1위 종목은 ‘디렉시온 데일리 20년 이상 국고채 3배(이하 TMF)’이다. 해당 ETF는 올 들어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주식 순매수 상위 3위권 내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 기간 투자자들은 TMF를 2억2125만 달러(2878억 원) 규모 사들였다. 해당 ETF의 순매수 금액이 2조 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TMF는 만기가 20년이 넘는 미국 국채로 구성된 기초지수의 일일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금리가 하락할수록 높은 매매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대표적 장기채다.

투자자들이 다섯번째로 많이 사들인 종목도 ‘아이셰어즈 20년 이상 국고채 바이라이트 ETF(TLTW)’로 장기채다. 이 기간 투자자들은 TLTW를 5173만 달러(673억376만 원) 어치 순매수했다. 해당 ETF는 커버티콜 전략을 구사해 1위인 디렉시온보다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순매수10위도 ‘아이셰어즈 20년 이상 국고채 ETF(TLT, 2247만 달러)’로 장기채가 차지했다.

장기채 투자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이 정점에 달했다는 기대에서다. 특히 잔존 만기가 10년 이상 긴 장기채는 단기채에 비해 금리 하락 시 더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 채권 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금리 인상기에 장기채를 낮은 가격에 매입해두면 금리 인하가 시작됐을 때 높은 차익을 실현할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투자자들의 예상과 달리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멈출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잃고 있다는 것이다. 전날(현지시각) 호주중앙은행(RBA)은 5월에 이어 2연속 기준금리 인상에 나섰다. 앞서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달 비농업부문 고용자수도 시장 전망치(18만 명)와 직전달(29만4000명)을 모두 웃도는 33만9000명을 기록하면서 금리 인상 경계감이 높아졌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지난 3월 고용자수는 실리콘밸리뱅크(SVB) 파산으로 미국 경기침체 우려가 높아지면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SVB 파산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점차 축소되고 있다”며 “최근 미국 국채 금리는 연준의 추가 인상 우려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견고한 고용지표는 시장금리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여기에 유럽은행(ECB)과 영란은행(BOE)도 각각 15일과 22일에 25bp 추가 인상이 유력해지면서 연준 홀로 긴축 중단에 돌입하기도 어려워진 상황이다. 6월 FOMC에서 미국 연준이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경우 한국은행도 고심이 깊어진다. 앞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호주은행도 홀드(동결)하겠다고 해서 안 올릴 줄 알았는데 지난달 (금리를) 올렸다. 한국이 절대로 못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아달라”고 했다.

이에 금리 인하 기대감을 끌어안고 장기채 매수에 뛰어든 투자자들도 차익보다 손실만 떠안고 있다. TMF의 주가는 최근 한달간 4.51% 하락했고, TMF와 TLF도 각각 1.07%, 1.30% 내렸다. 금리 정점과 인상이라는 온탕과 냉탕 사이를 오가면서 금리 변동성만 커지는 것이다. 모승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미국채 흐름은 1월 하락, 2월 상승, 3월 하락, 4월 상승”이라며 “단기차익을 노리기에는 애매하고 연말까지 장기로 보유한다는 생각으로 매수를 추천한다”고 했다.

[이투데이/정회인 기자 (hihello@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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