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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몸값 무거워질텐데…현대LNG해운 인수전 뛰어든 HMM, 우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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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황 부진한 컨선 외 매출 기대…적정가 인수는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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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HMM은 현대LNG해운 지분 100% 매각을 추진하는 본입찰 참여를 결정하고 지난 2일 오후 본입찰 제안서를 제출했다. 사진은 HMM의 컨테이너선. /H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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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박경현 기자] HMM이 현대LNG해운 인수전에 뛰어든 가운데 딜 완수를 놓고 기대와 불안이 엇갈리고 있다. 향후 HMM의 사업 다각화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반면 몸값이 커지게 되는 점은 매물로 나와있는 HMM에게 매각 면에서 불리한 조건이 될 수 있어서다.

◆ 사업 확장 간절한데…현대LNG해운 인수에 따라오는 빛과 그림자

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HMM은 현대LNG해운 지분 100% 매각을 추진하는 본입찰 참여를 결정하고 지난 2일 오후 본입찰 제안서를 제출했다. 매각가는 3000억 원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HMM은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 현대LNG해운 인수를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LNG해운의 모태인 현대상선(현 HMM) LNG전용사업부는 지난 2014년 구조조정 과정에서 IMM컨소시엄에 넘겨졌다.

당시 현대상선이 2029년까지 LNG 사업을 하지 않는다는 조항이 계약에 포함되며 HMM은 사업구조가 단순화된 상태다. 이에 현재 컨테이너선에 높은 매출 의존도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HMM매출 중 컨테이너선 사업 부문 비중은 84.15%에 달한다.

HMM이 이번 인수를 통해 경업금지 문제 해결에 성공하면 업황 부진에 접어든 컨테이너선 외에도 LNG선을 통한 수익을 꾀할 수 있게 된다.

반면, 이번 딜이 성사될 경우 HMM이 인수합병(M&A) 시장 내 매물로 나와있는 측면에선 불리한 요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지난 4월부터 HMM 최대주주인 KDB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는 자문단을 통해 매각 절차를 논의 중이다. HMM 매각 규모는 최대 10조 원가량으로 알려졌다.

HMM이 현대LNG해운을 품게 될 경우 HMM의 매각 작업이 더뎌질 수 있다는 예상이 따르고 있다. 현재 HMM의 몸값도 비싸다는 평가가 나오기에 덩치가 커질 경우 원매자가 HMM에 갖는 인수 부담이 가중되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HMM을 원하는 후보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앞서 포스코홀딩스, 현대차그룹 등이 유력한 인수자로 꼽혔으나 이들 회사는 HMM 인수에 뜻이 없음을 밝힌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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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M컨소시엄은 5000억 원 이상을 매각가로 제시하고 있어 HMM이 원하는 가격으로의 협상이 쉽지 않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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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후 매각절차도 고려해야…'적정가 인수'가 관건

향후 HMM의 매각작업을 위해서라도 HMM이 현대LNG해운을 '적정가격'에 사 오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HMM의 당기손익인식금융자산 등 현금여력이 15조 원대에 달하지만, 현대LNG해운을 비싼 가격에 사 오게 되면 HMM 인수후보자들이 느낄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

현재까지는 HMM이 원하는 3000억 원대 가격으로의 협상이 쉽지 않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IMM컨소시엄은 지난 2014년 현대상선의 LNG전용사업부 인수 당시 비용 등을 고려해 5000억 원 이상을 매각가로 제시하고 있다.

다만 지난 2021년 인수전 당시에도 IMM 측이 요구한 5000억 원대의 인수가를 감당하겠다는 원매자가 없었던 데다, 최근 국적 선사를 외국계 선사인 해외 기업에 매각하면 안 된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어 조심스러운 인수 성공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도 HMM 새 주인 찾기에 긍정적이라는 판단과 에너지 안보 이슈 등을 고려해 인수전 참여를 막판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IMM 측이 현대LNG해운 투자에 사용한 로즈골드펀드 2호의 만기가 도래하고 있어 협상이 극적 타결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매각이 늦춰질 경우 성과보수가 낮아질 가능성이 있어서다.

HMM으로선 이번 인수전의 성패가 향후 실적과 기업가치 등에 영향을 끼칠 수 있어 적정가격에 인수를 성공해 낼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업계는 하반기에도 HMM의 실적 개선 여력이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류제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 대비 HMM의 하반기 실적 개선 모멘텀은 제한적일 전망이다"며 "2분기 영업이익으로 전년 대비 89% 하락한 3270억 원을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벌크선 실적 호조는 당분간 이어지더라도, 컨테이너 운임 정상화 과정에서 실적 감익은 불가피하다"며 "높은 발주 잔량(선복량 대비 29%)으로 당분간 구조적 공급 과잉이 이어지는 것은 리스크"라고 설명했다.

pk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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