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왕비 참석 시상식 개최…연합뉴스, 韓언론 중 유일 초청받아
결선 동반진출 정인호·권경민도 기쁨 만끽…예전부터 친한 선후배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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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엘리자베스 콩쿠르 시상식 참석한 김태한 |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아직도 얼떨떨해요. 근데 제가 잘해서라기보다는 레퍼토리 전력이 좋았고, 운이 좋았던 거라고 생각해요. 이제부터가 시작이죠."
아시아권 남성 성악가 최초로 세계적 권위의 퀸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하루아침에 클래식계의 '라이징 스타'가 된 바리톤 김태한(22)은 겸손했다.
김태한은 6일(현지시간) 벨기에 워털루에 있는 음악 고등교육기관인 '퀸엘리자베스 뮤직샤펠'에서 열린 공식 시상식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자만하거나 서두르지 않고 더 열심히 하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이날 행사는 지난 4일 새벽 콩쿠르 최종 순위 발표 뒤 개최된 공식 시상식이다.
주최 측은 매년 대회가 끝난 뒤 벨기에 마틸드 왕비를 비롯해 왕실 관계자, 각국 대사, 벨기에 연방정부 관계자 등 소수만 초청해 시상식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는 이날 한국 언론 중에서는 유일하게 초청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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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마틸드 왕비와 기념사진 촬영하는 김태한 |
이날 결선 때보다 더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던 김태한은 상을 받은 뒤 연합뉴스와 만나 "상을 받을 때 인사하는 방법을 뒤에서 알려주셨는데, 제가 첫 순서라 너무 떨렸다"며 웃었다.
김태한은 오는 13일 브뤼셀에서 열리는 퀸 엘리자베스 폐막 공연을 통해 '우승자'로서 첫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그는 결선 때 했던 코른골트의 오페라 아리아 '나의 갈망이여, 나의 망상이여'를 다시 한번 부를 예정이다. 결선 당시 그는 완벽에 가까운 독일어 발음과 '정석에 가까운' 발성을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현지 일정을 모두 소화한 뒤 이달 20일께 귀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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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빛낸 '한국 성악가 3인방' |
이날 열린 시상식은 결선 진출자 12명이 모두 참석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성악 부문 세계 3대 콩쿠르 중 하나인 데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최종 12인에 든 것 자체를 축하하기 위한 자리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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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쿠르 우승' 상장 보여주는 김태한 |
이에 김태한 외에 5위로 입상한 베이스 정인호(31)와 바리톤 권경민(다니엘 권·30)까지 '한국 성악가 3인방'에 관심이 집중됐다.
정인호는 "솔직히 1차(본선)부터 붙을 것이라곤 기대를 하지 않았다"면서 "사실 나이가 있어 이번이 콩쿠르는 거의 마지막 기회였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는 "제가 '아∼'하고 발성만 해도 '아 이건 정인호구나'라고 할 정도로 저만의 색깔을 내는 성악가가 되고 싶다"면서 "쉴 틈 없이 오페라 무대에 서는 게 진정한 꿈"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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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마틸드 왕비와 기념사진 촬영하는 '콩쿠르 최종 12인' |
내달 결혼을 앞뒀다는 권경민도 6위 이내에는 들지 못했지만, '예비 신부'에게 의미 있는 선물을 주게 됐다.
그는 이전에도 다른 대회에서 1위 등 좋은 성적을 낸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큰 무대에서 성적을 낸 것은 거의 처음이라며 "유명한 성악가보다 무대에 계속 설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특히 '늦깎이' 혹은 슬럼프를 겪는 후배들을 향해서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계속 도전하면 언젠가 빛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벨기에 왕가가 주관하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는 폴란드의 쇼팽 피아노 콩쿠르, 러시아의 차이콥스키 콩쿠르와 함께 세계 3대 음악 경연대회로 꼽힌다.
대회는 매년 피아노·첼로·성악·바이올린 부문 순으로 돌아가며 개최되며, 지난 4일 발표된 성악 부문 최종 결과 김태한이 1위를 차지하며 아시아권 남성 성악가 최초로 우승했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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