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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인터뷰] '닥터 차정숙' 민우혁 "쏟아지는 러브콜…로이가 뜨긴 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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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배우 민우혁. 사진=이음컴퍼니


배우 민우혁(39)이 JTBC 드라마 '닥터 차정숙'의 로이킴 역으로 전성기를 맞았다.

민우혁은 최근 종영한 '닥터 차정숙'을 통해 처음으로 드라마 주연을 맡았다. 자신의 인생을 찾아가는 차정숙 역의 엄정화, 귀여운 '하남자' 서인호 역의 김병철과 함께 '닥터 차정숙' 신드롬을 이끌었다. 캐스팅을 위해 만난 김대진 감독이 등장하자마자 로이킴 같다고 느꼈다는 민우혁은 판타지를 모두 모아놓은 완벽한 남자 로이킴으로 여심을 흔들었다.

-이 정도의 인기를 상상했나.

"상상도 못 했다. 경험해보지 못 했던 일이다. 이렇게까지 분위가 좋았던 작품이 없었다. '차정숙'이 이렇게 될 거라곤 상상도 못 했다. 처음에 시청률 5%가 됐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는데, (엄)정화 누나가 '그래도 7%는 넘어야지' 그랬었다. 말도 안 된다. 지금은.(웃음) 주변에서 정말 난리가 났다. 축하한다고 메시지도 많이 받았다."

-시청률 추이를 보며 배우들끼리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초반에 걱정도 많이 했다. 정화 누나는 타이틀롤이기 때문에 자기가 연기를 부족하게 했다면서, '너희가 나 때문에 피해를 봤다'고 그러더라. 근데 드라마가 잘되고 나니까 '난 잘 될 줄 알았다'고 하는 거다. 하하하. 촬영장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다. 요즘 자극적이고 폭력적이고 그런 작품이 잘 되다 보니까, 상대적으로 우리 작품은 자극적이지 않게 코미디 요소로 풀어서 밋밋하지 않을까 걱정한 것 같다."

-어떻게 작품에 참여하게 됐나.

"처음 대본을 받고 그냥 막 넘길 정도로 재미있게 봤다. '이 드라마가 잘 되겠다'가 아니라 '잘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다. 정숙의 성장 드라마인데, 성장할 수밖에 없는 장치가 있었다. 많은 에피소드가 있는데, 시청자분들은 공감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 있겠다고 생각했다. 많은 분에게 위로가 되는 드라마였으면 했다. 바람대로 많은 분에게 사랑을 받았다."

-이 드라마에서 어떤 부분이 공감됐나.

"나도 남편이지 않나. 서인호 입장이다. 우리나라에서 육아로 인해 경력이 단절된 주부들의 마음을 다시 한번 살펴볼 기회가 됐다. 그리고 남편의 역할에 대해서 생각했다. 가족을 위해 헌신한다고 생각하고 사는데, 막상 밖에서는 열심히 하는데 집에서는 좀 쉬고 싶은 거다. 내가 서인호와 과연 다를 게 무엇일까.(웃음) 그래서 주부들이 공감하는 드라마인 것 같다. '나에게도 동화 속 왕자 같은 로이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시는 것 같다. 그 로이여서 행복했다."

-이제는 가족을 위해 헌신하게 됐나.

"나 역시 이 작품을 보면서 가족의 의미에 대해 찾을 수밖에 없었다. 로이를연기하다 보니, 가족의 의미에 대해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은 가족이 최고인 것 같다."

-로이가 정숙을 좋아한다는 감정이 설득력을 얻기 위해 어떻게 노력했나.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외적인 모습에 대해서는 설득력이 없을 수도 있겠으나, 정숙에겐 가정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이 있다. 나(로이)는 부모에게 사랑받지 못했는데, 자식을 위해 저렇게까지 하는 모습을 본 거다. 로이에게 가족으로 채워지지 않는 결핍을 정숙에게 받는다. 그렇게까지 했음에도 가족들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모습에 대한 동정심으로 마음을 빼앗길 수도 있을 거라 생각한다. 어떻게 해서든 정숙 편을 들려고 하고, 정숙 일에 다 개입한다. 내가 만약 로이라도 차정숙에게 분명히 사랑의 감정이든, 동정의 감정이든, 모성이든 내 심장을 자극할 만한 요소가 충분하다."

-로이 역을 맡게 된 이유는.

"감독님과 첫 미팅 때, 내가 들어오자마자 그 느낌(로이가 들어오는 것 같은)을 받으셨다고 한다. 서인호와 완전히 대비되는, 머리숱도 많고 치아도 고르고, 그런 (로이의) 모습들이 대본에 나와 있다. '이 사람이다'라고 생각하셨다고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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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민우혁. 사진=이음컴퍼니




-애드리브가 들어간 장면이 있나.

"옥상에서 차정숙이 떨어졌을 때, 로이가빙구미를보여주는 장면이 있다. 대본상에서 '정숙이 안전하단 걸 확인하고, 인호와 눈 마주치고, 정숙에게 달려간다'가 대본의 끝이었다. 리허설하는데, 병철이 형이 내 얼굴을 만지면서 '너무 다행이야. 너무 다행이야'라고 하는 거다. 웃음이 터져서 '어떡하지' 했다. 감독님이 그냥 한번 껴안으라고 하더라. 그때부터 로이가빙구가됐다.(웃음) 봉사활동 뽀뽀 장면도 원래 대본에 없었다. 간 보는 타이밍에 이 형이 딱 들어오는 거다. 하하하. 조금만 더 가면 뽀뽀를 할 것 같았는데, '여기서 뽀뽀를 하면 어떨까요'라고 했다. 결국 뽀뽀를 세 번 했다.(웃음)"

-매체 주연은 처음인데.

"연기 가치관이 조금 달라졌다. 뮤지컬을 하고 있지만, 뮤지컬은 정해진 약속이 많다. 대사 타이밍, 조명, 음악 등 맞춘 타이밍이 있다. 꽤 많은 시간 배우들과 호흡하게 된다. 그런 것에 익숙해져 있다가, 매체를 하다 보면 자기 연기를 하기 바쁘다. '내 것만 열심히 해야지. 틀리지 말아야지'다. 이번 작품에서는 선배님들이 질문을 엄청 했다. '로이는 어때?' 항상 물어봐 주셨다. 그러다 보니까 나도 지금 로이의 감정에 대해 충분히 이야기하고 리허설을 맞췄다. 내가 생각한 연기를 하는 게 아니라 호흡을 하고 있더라."

-엄정화, 김병철은 어떤 사람인가.

"좋은 배우이기 전에 좋은 사람이다. 현장에서도 늘 챙겨주고, 내 감정을 체크해주고. 이 사람들이 왜 이 위치에서 오랫동안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지 너무 알겠더라. 그래서 그 현장이 항상 그리웠다. 그 안에 제가 있는 게 따뜻했다."

-엄정화와 호흡은 어땠나.

"(엄정화는 내가) 고등학교 때 슈퍼스타였다. 뮤지컬 배우로서 어느 정도 좋은 역할을 맡기 시작할 때, 작품 홍보를 위해 예능에 나간 게 '불후의 명곡'이다. 그때 전설이 엄정화다. 당시에도 나에겐 정말 신 같은 존재처럼 보이는 거다. 그 프로그램으로 굉장히 많은 사랑을 받아서 민우혁이란 이름 알렸는데, 그때 처음 시작을 함께했던 전설이 이 드라마를 한단다. 근데 키다리 아저씨 역할인 거다. 그래서 '이 작품 무조건 하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다. 정말 영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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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민우혁. 사진=이음컴퍼니




-아내(그룹 LPG 출신 이세미)는 질투하지 않았나.

"아내 질투 없었다. 방송 보면서 '나도 로이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웃음) '내가 로이잖아' 하니까, '너는 내 남편이잖아'라고 하더라. 하하하."

-'닥터 차정숙'은 어떤 작품으로 남을까.

"'내가 앞으로 어떤 배우가 돼야겠다'고 생각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 좋은 배우도 중요하지만, 그 전에 좋은 사람이 돼야겠다는 걸 정말 많이 느꼈다."

-결말은 만족하나.

"로이로서만 봤을 땐 아쉬운 부분이 있다. 정숙과 잘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서사를 만든 건 아니지만. 로이의 새로운 인생을 찾아가는 결말이다."

-'닥터 차정숙' 이후 작품 러브콜이 늘었나.

"상상도 못 할 정도로 러브콜이 늘었다. 많은 이들이 연락을 준다. 최근에 화보도 많이 찍고 있다.(웃음) '로이가 뜨긴 떴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어떤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다. 행복이든 치유, 희망이든,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작품을 좋아한다."

박정선 엔터뉴스팀 기자 park.jungsu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박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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